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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위크 - One wee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길면 2년, 빠르면 언제고 죽을, 암 4기에 걸린 젊은 남자가 여행을 떠난다.
결혼을 앞둔 평범한 남자가 죽음 앞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치료를 뒤로 미루고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길 위로 떠난다.
여태까지의 삶보다 더 소중했던 일주일을 위하여...

영화는 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요란하지 않고 잔잔하고 담담하게 그려 나간다
어린 시절 코를 후비며 공상하기를 즐겨 했던 벤, 코치의 지적을 받으며 공상하기를 그친다.
노래를 잘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선생님에 의해 꺽이게 된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우연하게, 또는 타인에 의해 악의적으로 닥치게 된다.
대개의 아이들은 그 순간부터 발전할 수 있는 기회나 의지가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컵에 키스할 때의 벤의 표정...
열심히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이 자신을 위해 힘을 주기를 바라는 벤의 간절한 마음이 저리게 느껴진다.

젊은 날의 사랑과 열정, 약속도 죽음 앞에서는 얼마나 무의미한가.
그래도 죽는 날을 안다는 것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
몸치인 벤은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져 실신한 후에 깨어나 살아 있다는 것이 기뻐서 막춤을 춘다.
이 장면이 두고 두고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막춤은 왜 슬플까?
영화 '블랙' 에서도 미셸과 티처의 막춤 장면이 나온다.
그때도 참 슬펐는데... 아마도 인간의 가장 진솔한 감정이 표현되는 행동이어서일까.
산에서 만난 여자에게 벤이 하는 말 "일주일 밖에 생이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것인가?"
여자는 지금처럼 살 것이다고 말한다.
준비할 하루라도 남아 있다는 것이 더 나을까, 아님 우연의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나을까?
나의 삶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나는 무엇을 할것인가.
아마도 나는 지금 이자리에서 이순간에 열중하고 더욱 더 많이 사랑할 것 같다.

길위에서 사람들과 만나 마음을 교류하고 그인연으로 사람들의 삶에도 변화가 따른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어떤 길도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이뤄진다.
살아 있는 한..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화면에 가득 담고 기가 막힌 음악들을 따라 가노라면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죽기 전에 캐나다에 꼭 한번 여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뭉클뭉클 솟아난다.
벤이 타는 오토바이를 타고 길위를 가다 보면 사람도, 자연도, 나의 어린 시절과도, 젊은 시절과도
조우하게 된다.
영상과 11곡의 아름다운 음악들의 완벽한 조화는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ost를 구해야겠다.
캠벨 스코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레이션을 맡아 차분하고 진지한 음성으로 등장인물들과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가는데 보는 내내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가 생각난다.
벤이 서핑 중에 환영으로 본 고래가 그럼프였을까?
우리는 누구나 마음에 꿈을 안고 살아간다. 살아 있는 동안...
"힘쓰고 찾아가고 추구하고 버티어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