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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가치를 바꾸고 시대를 개척하는 일은 고독한 작업이다.
고집스럽고 강인하며 야심으로 빛나는 그녀는 언제나 고독해 보인다.
그녀가 택하는 블랙의 단순한 옷들처럼...
때로는 웃고 있는데도 슬프고 외로워 보인다.
영화에서 오두리토투의 흡연 장면이 자주 나온다.
작업하는 중이나 깊은 생각에 빠질 때면 담배를 피운다.
역시나 코코의 사진을 보면 검정 드레스에 모자, 담배를 물고 있다.
오두리토투는 샤넬의 분위기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오두리토투에게 빠졌고 샤넬에게 빠졌다.
아쉬운 점도 있다.
돈이 많은 별장, 보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출발했던 그녀의 모습은
보기에 유쾌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아 아닌 고아로 자랐고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예 차단되었을지 모른다.
재능과 열정이 끓어 올랐던 그녀가 홀로 일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허락되지 않은 시대이니 그녀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싶다.
연인이 바닷가를 거니는 장면을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클로즈업 시킨 코코의 얼굴이많은 것을 담고 있어 애잔하다.
엔딩씬이 인상적이다.
자신의 작품들을 내려 보내고 계단에 앉아 지나간 날들을 회상한다.
깊고 외롭고 쓸쓸한 얼굴, 눈동자...
그녀에게 보내는 박수소리에 삶에 성공한 자의 환한 미소를 띠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한 그 시대의 유일한 여성, 영혼을 흔드는 사랑도 했고
재능에 맞는 일을 하여 성공하고 그 이름을 얻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일에 관한 한 그녀는 진정한 프로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시도하고, 생각한다.
거기에 기존의 것을 무너 뜨리는 기발함과 창의성, 반항적인 기질까지 더해졌다.
여자를 코르셋과 꽉 조인 허리로부터 해방시키고 실용성을 살려 주머니를 만들고
재킷을 디자인한 그녀는 기존의 관습, 제도에 저항하고 탈피하는 방식이 가히
혁명적이다.
화려하고 쓸데없는 장식이 많은 기존의 유행에서 벗어나 실용적이고 세련된
우아함을 창조한다.
역시 누구나 '예스'하는 동안 '노'를 외치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계의 거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그녀는 '패션은 가도 스타일은 남는다'는
말을 남긴다.
그녀는 갔지만 그녀의 패션과 스타일은 아직까지 절대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1971년 어느 일요일, 자신이 일을 쉬는 일요일을 싫어 했는데, 일요일에 죽는다.
죽기 직전까지도 일을 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프랑스 해변, 발장의 대저택,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코코의 의상,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음악, 화면 가득 퍼지는 멋진 풍경들이 모두 어우러져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같다.
코코 사넬... 멋있다. 그리고 진정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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