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프로젝트
박세라 지음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7월
품절


런던의 거리를 거닐고 다닌다는 것은 누구나의 로망이 아닐까? 우선 나의 경우에는 그러하다. 한가로이 런던의 곳곳을 누비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다. <런던 프로젝트>는 '보그 걸', '페이퍼'의 에디터 출신인 박세라씨가 저술한 책이다. 그녀가 한 번도 모험하지 않은 자신을 꾸짖기 위해, '진짜' 행복을 고민하기 위해, 젊은 날을 '멋지게' 낭비하기 위해, 그렇게 비우고 또 채운 런던 프로젝트 다이어리인 <런던 프로젝트>!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만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런던행을 택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내가 가장 런던에서 가고싶은 곳은 바로바로 런던의 서점들이다. 런던의 서럼들은 단순히 수적으로 많은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훌륭하며 그 성격에 있어서도 특별하다. 세계에서 가장 서점이 발달한 도시가 런던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정말 런던의 서점들은 크고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인 곳 같다. 와~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고싶은 곳이 바로 런던의 서점이 아닐까? 나도 그 곳에 가서 마음껏 읽고 싶은 책을 뒤적꺼리면서 읽고 싶다! 한글로 된 책이 없어서 영어를 해석하는데 애를 먹겠지만 말이다,ㅎㅎ

여느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달리 긴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저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활자가 많이있는 여행에세이를 읽어보는 것은 나로서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총 15주의 런던에서의 삶을 기록한 그녀의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더욱 진솔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또하나 특이한 점은, '이 주의 낭비 결산'이라는 부분을 만들어서 사진과 함께 본인이 지출한 것을 기입한 것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나중에 런던을 여행할 일이 생긴다면 그녀의 이런 설명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즈음 '스타일'이라는 잡지사 이야기를 다루고있는 드라마가 한창 방영중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패션과 화보지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던 중 <런던 프로젝트>의 저자가 그 계통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되었고 그래서 더욱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다소 지루할수도 있는 런던행 이야기를 저자는 솔직하고 위트있게 전개해나간다. 나는 런던을 여행하고 싶은, 런던을 여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 <런던 프로젝트>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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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교사 도전기 - 아이들이 꿈꾸는 희망 교육 Social Shift Series 6
웬디 콥 지음, 최유강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지난 학기, 교육사회학 시간에 교수님께서 미국은 지역마다의 교육 격차가 심각하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교육 정책 또한 다르게 적용되어야하며, 미국은 지역자치단체가 각 지역을 관할하도록 하는 것이 유용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주셨다. <열혈교사 도전기>는 미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역간의 심각한 교육 격차에 대해 걱정하던 프린스턴 4학년생 웬디 콥의 TFA 설립 과정과 그간의 경험, 성과 등을 다루고 있다. 평범한 한 대학교 졸업예정자가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간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웬디 콥 그녀는 지금까지 TFA를 잘 운영해오고 있다. 첫 해에 500명의 교사를 모집하던 것에서 이제는 4100명 모집에 3만 5천여명의 대학생이 지원하는 실정이다.

 

'Teach For America' 즉, TFA를 이만큼 발전시킬 때까지 웬디의 노력은 대단했다. 또한 그녀가 TFA를 발전시키면서 만났던 수많은 동료들과 TFA교사들, 후원자들은 그녀를 도와주었다. 한 사람의 도전이 이제는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운동으로 퍼져나갔다. 미국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지역격차 없는, 평등한 교육기회의 보장을 목표로 TFA가 발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보면 그간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난것이다. 웬디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대학 졸업예정자는 열정과 패기가 넘쳐서 TFA의 교사가 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예일, 하버드, 프린스턴 등 명성이 대단한 학교들의 졸업생들이 저소득 지역의 아이들의 학업 성취 향상을 위해서 2년동안 봉사하는 TFA 활동! 만약 내가 그 대학들의 졸업예정자였다면, 나는 선뜻 TFA의 교사로 도전을 했을까? 확신할 수 없지만 아마 못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알아주는 대학의 졸업생이, 미래가 불확실한 비영리단체에 들어가서 낙후된 지역에서 2년동안이나 봉사를 해야한다는 것... 이는 정말 대단한 마음가짐을 가지고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인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약 2만여명의 교사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를 했다. 이 사실만으로도 미루어보건데 이런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미국의 교육 격차는 언젠가는 해소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지원자들을 심사할 때 12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살펴봤다. ... 이렇게 해서 마련된 기준은 꾸준함, 헌신, 성실함, 융통성, 의사소통능력, 열정, 민감함, 자립심, 적극성, 조직 내에서 타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 자기평가능력, 학생들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 지적능력 등의 12가지 항목이었다. (본문 59쪽)

 

나의 지금 생물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교 2학년 학생이다. 나의 지금 목표는 대학 졸업 후 한번에 임용고시에 합격하는 것이다. 아직 너무나 많이 부족한 나... 하지만 향후 2~3년안에 변화할 내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웬디 콥과 그녀의 주변인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에비하면 나의 열정은 새발에 피인 것 같다. 나는 어려운 일이지만 목표가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우리사회의 교육문제에 발을 힘껏 내딛은 많은 사람들의 예를 이 책을 통해서 보고 배웠다. "One day, all children in this nation will have the opportunity to attain an excellent education" TFA의 비전 선언문에 쓰여있는 이 문구처럼 언젠가는 미국 사회 그리고 나아가서 모든 인류에게 좋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 주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날을 위해서 작지만 지금부터 나는 열심히 공부하여 내 실력을 쌓고, 내 주변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선생님 그리고 학교, 교육인것 같다. 아이들에게 질적으로 우수한 지식을 가르쳐주고, 아이들과 진실한 마음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필요하다. TFA의 정신과 열정을 본받아서 우리나라의 교육에서도 작지만 큰 변화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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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가니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간단하면서도 상징적인 이 단어를 제목으로 한 소설 <도가니>.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공지영씨의 작품으로는 <즐거운 나의 집>을 읽었다. 그 책은 작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반수필적인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했기 때문에, 나는 <도가니> 또한 내가 감격하고 즐거워할만한 이야기가 펼쳐질것이라고 은연중에 단정을 짓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진실을 결코 개들에게 던져줄 수 없습니다!"

 

도가니. 이는 진정으로 감격할만한 일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소위 귀머거리인 장애아이들이 생활하는 자애학교와 자애원의 파렴치한 행동들을 고발하는 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 줄거리였다. 순간 나는 작가에게 속았다는 어떤 배신감을 느꼈다. 가만히 있는 작가에게 이런 불평을 하는 것은 좀 어이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랬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식 이하의 이야기가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 옭고 그름에 대한 기준,,, 이 모든것이 다 혼란스러웠다. 아니, 아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이것들은 내가 마음속에 꾹꾹 눌러담아왔던 불편한 진실들이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아. 세상은 살만해. 세상은 아름다워.' 이렇게 스스로 위안을 삼아왔던 지난날들이 다시금 떠올랐다. 나는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시기 때문에 별아별 사람들을 보고 자랐다. 자만심에 넘쳐나 다른 이들을 무시하는 사람, 사소한 것에 괜히 트집을 잡고 남 탓을 하는 사람, 술먹고 괜한 사람에게 난동부리는 사람, 영악한 머리로 사기치는 사람 등등... 정말정말 인간말종들이 우리주위에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 그래서 내가 조금은 또래들보다 생각도 더 많이하고, 앞서 걱정하고, 쉽게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 <도가니>의 이야기와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 그리고 내 안에서 요동치는 이 모든 감정과 혼란들을 나는 지금 견디기 힘들다. 아... 책을 읽고 이렇게나 우울했던 적이 또 있을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자살했을 때에도, <가시고기>에서 주인공 아빠가 죽었을 때에도, 이렇게까지는 심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렇게 직접적으로 문제들이 내 피부로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성폭력, 공무원 비리, 위계질서사회의 비리 이 모든것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고보면 나는 지금까지 참 순탄하게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보지 못했기에 그럴수도 있지만,,, 앞으로 내가 살아갈 시간들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시간들보다 더 고되고 더 외롭고 더 힘들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이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제발 사건이 잘 마무리 되어서 내가 희망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나는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도가니> 안에서 나의 이런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선 그랬다. 그 안에서 아이들이 이제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고 살게 되었다는 점이 그나마 조금은 긍정적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하지만, 끝없이 절망속으로 빠져가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나는 점점더 우울해졌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 내가 이 세상에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내가 있음으로 인해서 주위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먹고 싸고 자는 모든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죽으면 나는, 내 영혼은 어떻게 될까. 내가 죽어서도 이 세상은 잘 돌아갈까.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일컫는 사춘기를 막 지나서, 어른도 아닌 청소년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 끼어있는 20살의 나. 고대부터, 아니 기원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고민했을 나의 모든 고민들은 이 세상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 막연함을 두려워해서 종교를 만들고 신에 의존했겠지. 헌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더욱 종교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 나는 종교, 특히 기독교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나님을 믿으면 무조건 천국에 간다고, 하나님이 바라는 것을 다 이뤄주실 거라고, 그런 달콤한 말들로 사람들을 교화하는 사람들. 그중에는 정말 독실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기독교인 전체를 두고 내가 이런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 주변의 할머니 제사 때 교회에 가야한다고 제사를 빠지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타 종교인들을 비판하는 목사,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기독교인들을 많이 봐왔다. 특히 이 책의 무진 영광제일교회의 교인들을 보니 나의 그런 기독교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욱 커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자신은 온갖 나쁜짓을 다 하며 타인에게 상처를 남기면서, 본인은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그래도 하나님이 원하는 모든 일을 이뤄주실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 한심하고 뻔뻔하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는 하나의 거대한 사이비에 갇혀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오, 주여! 할렐루야!'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소름이 돋는다. 아! 내가 숨쉬는 이 공간이 모두 미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구나. 미친소가 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바로 미친 사람들에 의해서 병이 일어나는 것이다. 아! 나도 벌써 감염이 되지는 않았겠지? 아니, 설마, 내 뇌에도 구멍이 뽕뽕 뚫려서 내 생각이 이리도 마비되어 있는 것인가? 아! 정말 무섭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판을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더 깊은 절망의 기운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고, 매미가 줄기차게 울어대는 지금 이 시각. 여름이 다 가기전에 마지막 힘을 다해서 온갖 발악을 다 하는 저 매미들의 존재 가치는 무엇이며 그들을 어떤 고통을 견디어내고 있을까? 혹, 지상에서의 단 몇일을 위해서 안간힘을 써서 울어대는 저 매미들보다 내가 더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나는 오늘도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대답을 듣기위해, 나의 존재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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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빛천사 2011-06-25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의 존재감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ㅛ 바로 그렇습니다. 의식이 깨어있는 자체가 존재 목적이 되니까요 세상에 많은 사람들 중에는 존재 목적을 상실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태반입니자. 인간답게,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로 말입니다.
세상에는 빛과 어둠으로 양면이 존재합니다만 더더욱이 어두움이 더 강하게 지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둠쪽으로 ...
근원적으로 기독교는 빛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빛이니까요
교회는 어둠에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 이라는 빛가운데로 나와 어둠을 몰아내는 작업을 하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천차만별이 것입니다. 심지어 목사 역시 교인들 역시 양의 탈을 쓴 이리로서 어둠을 완전히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개개인 목사나 교인을 니난할 수있으나 기독교 자체를 욕하는 것 자체는 당신도 그 목사와 그 성도와 다를바가 없는 존재목적을 상실한 병든사람에 불과합니다.
세상에는 그들과 정 반대의 정말로 위대한 당신이 보시기에도 아름다운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쁜 것을 보고 절망하며 사는 것보다 좋은 것을 보고 소망으로 살아가는 것이 존재감이 훨씬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의 삶의 존재가치와 목적이 분명히 있습니다.
 
생각 - 이어령 창조학교 Creative Thinking Academy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잡다하게 쌓인 상식과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생각으로 날아라! 창조의 무한공간으로 솟구쳐 날아오르는 13가지 생각의 제트엔진!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있는 인물인 이어령씨가 지은 이 책 <생각>은 우리의 창의적인 사고를 도와주는 책이다. 13가지 생각의 열쇠로 창조적으로 생각하라고 우리에게 일러주는 저자는 하나의 열쇠에서부터 열세번째의 마지막 열쇠까지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정신의 필요성, 우리 고유의 문화의 창조적인 면들, 그 문화속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점, 뽀빠이와 낙타에 대한 잘못된 이해, 미키마우스와 피카츄와 마우스의 이 세 마리 쥐의 이야기 등등... 기존에 내가 잘 몰랐던 우화나 지식들을 알아가면서 읽는 재미, 그리고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금 재확인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였다.

 

어떤 사람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 본토의 일부이다

만일 흙 한 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나가면,

유럽은 그만큼 줄어든다

한 곶이 씻겨 나가도 마찬가지고,

그대의 친구나 그대의 영토가 씻겨 나가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줄어들게 한다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말라

그것은 그대를 위하여 울린다

- 존 던, <천국으로 가는 시> 중에서

 

머리가 멍하고 삶에 회의가 느껴지고 따분하고 재미가 없는 일상을 느끼는 지금의 나. 살아온 인생보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훨씬 더 많이 남았는데, 왜이렇게 자꾸 나약해지는 것일까? <생각>이라는 이 책에서 이어령씨는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열 세가지의 열쇠를 우리의 손에 쥐어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직접적으로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하여 실천해야하는지 그 해답을 아직 얻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이론과 실제는 같지 않다. 그러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나머지 더 거대한 숙제를 우리 독자들에게 남기고 있는 이 책이 내 마음에 왈칵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다. 나는 지금 갈증에 목말라있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것 말고, 내 머리가 번뜩 뜨일만한 그 무언가를 원한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생각,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구원의 손길이 되는 책일지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그런 책이 될 수 있다. 나에게는 이 책이 후자의 경우에 속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전자의 경우에 해당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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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관람차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붉은 얼굴과 팔뚝에, 손바닥에는 불꽃이 일고, 왕새우가 그려져있는 티셔츠를 입은 전형적인 양아치의 뒷모습과 그 앞의 대관람차가 겉표지에 그려져있는 이 책 <악몽의 관람차>. 목차를 보니 이야기는 '서장. 일주일 전', '제1장. 대관람차', '제2장. 각자의 회상', '제3장. 남은 시간 45분', '제4장. 탈출', '종장. 일주일 뒤'로 구성되어 있었다.

 

니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다이지로의 모습이 그려지는 서장에서 나는 단순히 양아치가 여자에게 관심이 있어서 작업을 거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점점 내용을 읽어가면서,,, 이는 단순히 호감을 나타내는 데이트 신청이 아니라, 몇년에 걸쳐 계획된 복수극의 한 단락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관람차 17호의 단란한 가족, 관람차 18호의 다이지로와 니나, 관람차 19호의 전설의 소매치기범인 긴지와 그의 제자 하쓰히코, 관람차 20호의 이별해결사...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서 흘러가는 이 책은, 정말 긴장감 그 자체였다. 단순히 돈을 갈취하기 위한 범죄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관람차 17호에 타고있는 한 가정의 엄마인 아사코가 전직 살인 청부업자라는 점, 아사코와 긴지와 다이지로가 서로 주도면밀한 계획하에 대관람차에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점... 이 모든것이 물 흐르듯이 이야기되고 그제서야 나는 하나하나의 상황이 다 이해되었다.

 

책의 앞부분만 읽는다면, 왜 다이지로가 대관람차에 타고있는 백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고통과 불안을 주면서, 니나를 인질로 삼아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것인지 잘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다이지로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실상 가장 나쁜 사람,,, 이 모든 사건 사고의 첫 시발점이 된 사람은 니나의 아버지인 니시나 마코토였다! 성형외과 의사인 그가 마취 실수로 죽인 한 여자로 인해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그 죽은 여자의 남편이 다이지로와 나오이치로와 그들의 엄마가 타고있는 차에 가짜 총을 소지한채 탑승하였고, 그로인해 경찰에게 총을 맞은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고, 그들의 아빠는 엄마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트럭 운전수 일을 하다가 졸음운전으로인해 교통사고가 나서 결국은 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다. 다이지로와 나오이치로는 그들의 원수인 마코토를 죽이기 위해서 그들만의 계획을 세우다가 긴지를 만나고, 또 긴지를 통해서 아사코를 만난다. 그 둘의 기술을 전수받으면서 계획을 세우고 있던 도중, 마에다라는 마약밀수에 관련되어있는 사람이 이들의 계획을 알아채고 위협을 가하려하자 아사코는 그를 수도로 찌른다. 아! 이 때 마에다를 완전히 죽였어야 했는데...! 아사코에 의해 오른쪽 눈이 실명된 마에다,,, 그는 죽지 않고 대관람차가 정지하는 일이 벌어진 그 사건 당일날까지 이들을 쫓아왔고, 하쓰히코를 시켜서 긴지를 죽이려 하였다. 결국 아사코, 긴지, 다이지로의 계획대로 대관람차의 사건은 잘 일단락된다. 하지만 자신을 쫓아온 마에다와 함께 차에 설치된 폭탄으로 죽음을 택하는 다이지로. 아마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것을 예상했으리라. 자신의 형인 나오이치로가 마에다가 설치한 폭탄으로 인해 죽은 것처럼, 그 또한 같은 방법으로 마에다를 죽이고 모든 복수를 끝마친 채 나오이치로의 곁으로 가는 것. 여기까지 읽고나서도 나는 약간 찜찜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의 발단이 된 마코토가 살아있기 때문... 결국 다이지로에 의해서 6억 엔의 빚을 지게된 마코토는, 환자인척 찾아온 아사코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다이지로와 그의 가족의 모든 복수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내가 이렇게 빨리 책 한권을 다 읽은 적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악몽의 관람차>는 그만큼 내용이 흥미진진하면서, 재미와 희열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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