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이야기 5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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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와 형제의 결혼식 장면, 카르르크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져 가는 아미르. 달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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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ing a long period of two hundred and twenty years, from the establishment of this artful system to the death of Commodus, the dangers inherent to a military government were, in a great measure, suspended. The soldiers were seldom roused to that fatal sense of their own strength, and of the weakness of the civil authority, which was, before and afterwards, productive of such dreadful calamities.


- 국내 번역본

이 교묘한 체제가 확립된 후부터 콤모두스 황제가 사망할 때까지 22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군사정부에 내재한 위험은 억제되고 있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막강한 힘이나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는 치명적인 재앙을 몰고 왔던 민간 정부의 허약성에 대해 자각하지 못했다.


- 번역문 수정

이 교묘한 체제가 확립된 후부터 콤모두스가 사망할 때까지 22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군사정부에 내재한 위험은 상당히 유보되고 있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막강한 힘이나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는 치명적인 재앙을 몰고 왔던 시민적 권위의 허약성에 대해 자각하지 못했다.


국내 번역본은 'in a great measure는 번역하지 않았다. suspend는 '억제하다'로 번역하면, 로마 정부에 내재한 위험이 터지는 것을 누군가 적극적으로 억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후 단락을 보면 그저 콤모두스 사망 이전까지는 군대의 폭력적인 개입이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 뒤따라오고 있다. 그러므로 suspend는 유보되다, 유예되다 정도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 애초에 suspend의 사전적 의미 중에는 '억제하다'는 없기도 하다.

Civil Authority는 '시민적 권위'라고 했는데, civil의 뜻 중에 '(군대, 종교와 대비하여) 민간의'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역자들처럼 '민간의 권위'라고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그렇지만 authority를 권위가 아닌 정부로 번역한 것은 오역이다.



These words seem to have been the constitutional language.

- 국내 번역본

이 구절은 로마법에서 용어를 빌려 온 것이다. (81p 기번의 주석 18)


이 주석이 들어간 원문은 다음과 같다.

"황제는 원로원의 권위와 병사들의 동의에 의해서 선출되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충성 서약을 존중했다." (The emperor was elected by the authority of the senate and the consent of the soldiers. The legions respected their oath of fidelity.)


원문 내용과 꽤 달라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꽤 걸렸다. 위키백과를 조사하며, 역자들의 개념 이해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constitutional language'가 무엇을 말하는지부터 생각해보자. constitutio(영어로 constitution)은 황제에 의한 법률 제정을 가리키는 말로, 로마법에 규정되어 있다. 역자들은 이 개념을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번역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단 내 해석이 맞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constitution이라는 단어는 헌법, 헌정, 체제 등의 의미가 있다. <국가>로 옮겨지는 플라톤의 Politeia(정확한 번역어는 체제)를 영어로 옮기면 Constitution이다. '체제'라는 뜻에 주목한다면, constitutional language'는 체제의 언어가 될 텐데, 나는 이것이 공화정 체제의 언어를 기번이 지칭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로마의 황제는 원로원의 결의와 민회의 선포를 통해서 즉위할 수 있었다. 이는 공화정기 로마에서 집정관이 선출될 때 관행을 아우구스투스가 가져온 것이다. 황제는 원로원의 권위와 병사의 동의에 의해 선출된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역자들의 번역은 지나친 의역이며, 나는 "이 구절은 공화정 체제의 언어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로 수정하겠다.


- 국역본

티투스 황제의 온화한 통치 하에서 로마는 일시적이나마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애정 어린 기억 덕분에 동생인 도미티아누스 황제는 15년간이나 보호받을 수 있었다.


- 번역 수정

티투스의 온화한 관리 하에서 로마는 일시적이나마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고, 티투스에 대한 애정 어린 기억 덕분에 동생인 도미티아누스의 악덕은 15년간 보호받을 수 있었다.


원문에서 빠진 부분을 바로 잡았다. 그리고 영어에서는 '그'he, '그녀'she, 그것it 등의 대명사를 많이 사용하는데, 한국어로 옮길 때 지칭대상을 명확히 해주지 않으면 번역투스러워진다. 그래서 반드시 대명사를 고수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he나 it의 대상을 풀어서 쓰는 게 한국어로 읽을 때는 자연스럽다.


- 국역본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 전체에 질서와 평화를 전파했다. 그의 시대는 역사에 거의 자료를 남기지 않은 시대로 손꼽히는데, 사실 역사란 인간의 범죄와 우행과 불행의 기록에 다름 아닌 것이고 보면, 이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영예라 하겠다. 사생활에서의 그는 선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 천성이 소박해서 허영이나 위선을 몰랐다. 그는 지위에서 비롯되는 편의나 악의 없는 쾌락들은 적당히 누릴 줄도 알았고, 자비로운 마음과 유쾌하면서도 차분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 번역문 수정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 전체에 질서와 평화를 전파했다. 그의 시대는 역사에 거의 자료를 남기지 않은 시대로 손꼽히는데, 사실 역사란 인간의 범죄와 우행과 불행의 기록에 다름 아닌 것이고 보면, 이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영예라 하겠다. 사생활에서의 그는 선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 천성이 소박해서 허영이나 위선을 몰랐다. 그는 재산에서 비롯되는 편의나 지위(society)에서 오는 악의 없는 쾌락들은 적당히 누릴 줄도 알았고, 자비로운 마음과 유쾌하면서도 차분한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빠진 부분도 채워서 번역을 수정했다. 그리고 번역할 때 character(성격), temper(기질), humour(체질, 체액) disposition(성향), tendency(경향) 등은 단어를 구분해서 써야 한다.




- 국역본

소란한 병영에서 기록한 그의 <명상록>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는 현자의 겸손이나 황제의 권위와는 다소 동떨어진 방식으로 공개 철학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의 삶 자체가 제논의 교훈에 대한 고귀한 해설이었다.


*각주 28: 게르마니아 2차 원정에 앞서 그는 3일 동안 로마 시민들에게 철학 강연을 했다. 그리스와 아시아의 도시들에서도 이미 대중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이건 어떻게 고쳐야할지 모르겠다.. 



- 국역본

음험하고 냉혹했던 티베리우스, 미친 칼리굴라, 허약했던 클라우디우스, 방탕하고 잔인했던 네로, 짐승 같았던 비텔리우스, 소심하고 비인간적인 도미티아누스는 영원한 수치로 역사에 남았다.


- 번역문 수정

음험하고 냉혹한 티베리우스, 광포한 칼리굴라, 유약한 클라우디우스, 방탕하고 잔인한 네로, 짐승 같은 비텔리우스, 소심하고 비인간적인 도미티아누스는 영원한 수치로서 비난받았다.


    -국역본

    로마 제국은 전 세계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제국이 한 사람의 수중에 있다면 그 사람의 적들에게는 전 세계가 황량한 감옥이 되는 셈이었다. 전제 정치의 노예들은 로마와 원로원에서 화려한 금빛 쇠사슬을 끌고 다니든 세리푸스 섬의 불모의 바위나 얼어붙은 도나우 강변에서 추방의 삶을 살든, 결국에는 똑같이 철망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번역문 수정

    로마 제국은 전 세계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제국이 한 사람의 수중에 있다면 그 사람의 적들에게는 전 세계가 삼엄하고 황량한 감옥이 되는 셈이었다. 제국적 전제 정치의 노예들은 로마와 원로원에서 화려한 금빛 쇠사슬을 끌고 다니든 세리푸스 섬의 불모의 바위나 얼어붙은 도나우 강변에서 추방의 삶을 살든, 결국에는 똑같이 철망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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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안토니누스 가 황제들 시대의 로마 제국의 정치 체제



    The obvious denition of a monarchy seems to be that of a state, in which a single person, by whatsoever name he may be distinguished, is intrusted with the execution of the laws, the management of the revenue, and the command of the army. But unless public liberty is protected by intrepid and vigilant guardians, the authority of so formidable a magistrate will soon degenerate into despotism. The inuence of the clergy, in an age of superstition, might be usefully employed to assert the rights of mankind; but so intimate is the connexion between the throne and the altar, that the banner of the church has very seldom been seen on the side of the people. A martial nobility and stubborn commons, possessed of arms, tenacious of property, and collected into constitutional assemblies, form the only balance capable of preserving a free constitution against enterprises of an aspiring prince.

    - 국내 번역문

    군주정이란 그것이 무엇이라고 불리든 한 사람에게 법률 집행과 세입 관리와 군대 통솔권이 모두 위임되어 있는 국가의 정치 체제를 의미한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를 가진 감시인들이 시민적 자유를 빈틈없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토록 막강한 권력을 지닌 행정관을 곧 독재자로 전락하고 만다. 미신적인 시대에는 성직자의 영향력을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용하게 이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권력자와 성직자는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성직자들이 일반 국민의 편에 서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용감한 귀족과 완고한 평민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자신의 재산을 굳건히 지키면서 입헌 의회를 소집하는 것만이 야심 많은 군주의 계획에 대항해서 자유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견제 방법이었다. (65p)

    - 번역문 수정

    군주정의 명확한 정의는, 그것이 무엇이라고 불리든 세입 관리와 군대 통솔권이 모두 위임되어 있는 국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를 가진 감시인들이 공적 자유(or 대중의 자유?)를 빈틈없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토록 막강한 권위를 지닌 행정관은 곧 전제정으로 전락하고 만다. 미신적인 시대에는 성직자의 영향력을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용하게 이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권좌와 제단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성직자들이 인민의 편에 서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용감한 귀족과 완고한 평민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자신의 재산을 굳건히 지키면서 입헌 의회를 소집하는 것만이 야심 많은 군주의 계획에 대항해서 자유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견제 방법이었다.


    1. 국내 번역본은 obvious definition으로 시작되는 부분은 번역하지 않았다.

    2. public liberty에서 public을 시민으로 번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civic, citizen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굳이 public을 시민으로 옮길 이유는 없어 보인다. 혹 18세기 후반에 public이 시민이라는 의미로 쓰였을 수도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일 수 있다.

    3. authority를 권력으로 옮겼는데, 정확히는 권위다. 권력(power)와 권위는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는 개념어다. authority를 권력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은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나온다. "정치권력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권위와 강제되는 준수를 결합한다.(Political authority, then, combines authority proper with forced compliance.)"(데이비드 밀러, <정치철학>)

    4. 그리고 despotism도 독재자(dictator)가 아니라 전제군주 또는 전제정으로 옮겨야 정확한 번역이다. 나는 특히 정치사상 텍스트에서 despotism은 전제정 혹은 전제군주정, tyrant는 폭군 혹은 참주, tyranny는 학정, 폭정, 참주정, 독재는 dictatorship으로 고정해서 구분한다. 그런데 역자들은 이 한국어 단어들을 혼용해서 쓰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참고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의 원제도 Tyranny of Merit이다. 직역하면, '능력의 폭정'

    5. throne과 altar를 번역자들은 권력자와 성직자로 옮겼는데, 의미상 통할지는 모르지만 기번이 clergy라는 단어를 쓰는 와중에 altar나 throne과 같은 비유적 표현을 살리지 않고 번역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뜻만 통하게 하는 것이 번역의 다가 아닐텐데 말이다.















    Before an assembly thus modelled and prepared, Augustus pronounced a studied oration, which displayed his patriotism, and disguised his ambition.

    - 국내 번역문

    아우구스투스는 이렇게 재정비된 원로원 앞에서 미리 준비한 연설을 행했는데, 그것은 야심은 교묘하게 감추면서 애국심만을 강조한 연설이었다. (67p)

    - 번역문 수정

    아우구스투스는 이렇게 재정비된 원로원 앞에서 미리 준비한 연설을 행했는데, 그것은 애국심은 강조하면서 야심은 감춘 연설이었다.


    '교묘하게'나 '애국심만을'은 원문에는 나오지 않는 표현이다. 역자들이 과장한 것이다.



    Imperator (from which we have derived emperor) signied under the republic no more than general, and was emphatically bestowed by the soldiers, when on the field of battle they proclaimed their victorious leader worthy of that title. When the Roman emperors assumed it in that sense, they placed it after their name, and marked how often they had taken it.

    -국내 번역문

    임페라토르에서 황제(emperor)라는 단어가 파생되었다. 그러나 공화정 체제에서 임페라토르는 단순히 군대의 대장을 일컫는 용어였으며,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눈부신 승리를 거둔 지도자에게 애정을 담아 바치던 칭호였다. 로마인들이 이런 의미에서 임페라토르라는 칭호를 사용할 때는 이름 뒤에 그 칭호를 붙였고 칭호를 받은 횟수도 기록했다. (68p 기번의 주석 3번)

    - 번역문 수정

    임페라토르(이 단어에서 황제emperor라는 단어가 파생되었다)는 공화정 체제에서 단순히 군대의 대장을 일컫는 용어였으며,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눈부신 승리를 거둔 지도자에게 애정을 담아 바치던 칭호였다. 로마 황제들이 이런 의미에서 임페라토르라는 칭호를 사용할 때는 이름 뒤에 그 칭호를 붙였고 칭호를 받은 횟수도 기록했다.




    In the consideration of the Imperial government, we have frequently mentioned the artful founder, under his well-known title of Augustus, which was not however conferred upon him till the edifice was almost completed.

    - 국내 번역문

    로마의 정부에 대해서 고찰할 때 우리는 흔히 아우구스투스라는 유명한 칭호를 가진 황제가 로마 제정을 확립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는 사실 체제가 거의 완성된 후에 부여되었다. (77p)

    - 번역문 수정

    제국 정부에 대해서 고찰할 때 우리는 흔히 아우구스투스라는 유명한 칭호를 가진 교묘한 창시자를 언급하는데, 사실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는 체제가 거의 완성된 후에 부여되었다.

    출처 입력

    1. imperial government를 로마의 정부로 번역했는데, 이는 imperial=로마라는 역자들의 생각이 개입된 것이며 imperial 단어 뜻 그대로 '제국'으로 옮겨야 한다.

    2. artful founder를 황제로 번역한 것은 오역을 넘어 단어를 아예 바꾼 수준이다. 그래서 이 문장의 앞부분은 전반적으로 작문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원문의 흔적이 많이 사라졌다.


    It was a motive of self-preservation, not a principle of liberty, that animated the conspirators against Caligula, Nero, and Domitian. They attacked the person of the tyrant, without aiming their blow at the authority of the emperor.

    There appears, indeed, one memorable occasion, in which the senate, after seventy years of patience, made an ineectual attempt to reassume its long-forgotten rights.

    - 국내 번역본

    킬리굴라, 네로, 도미티아누스 황제에 대한 음모를 꾸민 자들의 동기는 자유의 수호가 아니라 자기 보존이었다. 그들은 황제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 아니라 폭군 개인을 공격한 것이었다.

    사실 원로원이 70년간 인내한 끝에 오래전에 잊힌 권리를 되찾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특별한 사건이 단 한 번 있었던 것 같다. (80p)

    - 번역문 수정

    칼리굴라, 네로, 도미티아누스 황제에 대한 음모를 꾸민 자들의 동기는 자기 보존이었지 자유의 원리가 아니었다. 그들은 황제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고서 폭군 개인을 공격한 것이었다.

    사실 원로원이 70년간 인내한 끝에 오래전에 잊힌 권리를 되찾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기억할 만한 사건이 단 한 번 있었던 것 같다.

    1. 'principle of liberty'를 '자유의 수호'로 옮긴 것은 지나친 의역이다. '자유의 원리'쯤으로 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기번은 'A가 이 아니라 B이다' 구문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 구문은 단순히 A보다는 B에 가깝다라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A를 폐기하는 적극적인 수사이다. 강조하는 것은 당연히 B이므로, 번역할 때도 기계적으로 ~가 아니라 ~이다로 하기보다는 'B였지, A는 아니었다'는 식으로 원문의 순서도 맞추면서 자동적으로 B를 강조하는 문장 구조를 택해야 한다. 이 부분은 선생님께 배운 내 개인적인 번역 원칙이다.

    2. 두 번째 문장에서 역자들은 'without'의 의미를 살리지 못한 번역을 했다.

    3. memorable을 '특별한'이 아니라 단어의 원의를 살려 '기억할 만한'으로 직역했다.

    글이 길어져서 뒷부분은 다른 글로 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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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번역본(<로마제국 쇠망사> 1, 윤수민, 김희용 옮김, 민음사)과 원문(John Bury ed, Random House, 1995) 비교



    2장 안토니누스가 황제들 시대의 로마 제국의 통일과 내부적 번영 예술 사람들

    *art가 반드시 '예술'이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2장에서는 예술 얘기가 안 나온다. art의 어원은 헬라스어 techne로, 예술보다는 기술에 더 가까운 말이다. 이런 의미를 살린다면 art는 여기서 예술보다는 '기예'가 더 적절한 역어이며, 실제로도 이 시기 텍스트에서 art가 나왔다면 표준적으로 그렇게 많이 옮긴다.

    The love of letters, almost inseparable from peace and refinement, was fashionable among the subjects of Hadrian and the Antonines, who were themselves men of learning and curiosity. It was diffused over the whole extent of their empire; the most northern tribes of Britons had acquired a taste for rhetoric.

    - 국내 번역본

    학문을 사랑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와 두 안토니누스 황제 시대에는 평화 시의 세련된 취미와 떼어놓을 수 없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문학은 전 제국으로 확산되어 브리타니아 최북단에 사는 부족들도 수사학을 알았다. (62p)

    -번역 수정

    평화 및 세련과 떼어 놓을 수 없는 문예에 대한 사랑이, 학습과 호기심에 열정적이었던 하드리아누스와 두 안토니누스 시대에 신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문예는 전 제국으로 확산되어 브리타니아 최북단에 사는 부족들도 수사학에 대한 취향을 익혔다.

    letters는 학문보다는 일반적으로 문예로 옮긴다. 참고로 '편지공화국'으로 알려진 republic of letters도 '문예공화국'이 더 정확한 번역어다. 문인들이 편지로 소통했으니 아주 틀린 번역은 아니기는 하다.

    '국민'이라는 번역어는 19세기 이전 텍스트에는 쓰일 수 없는 단어다. subject도 여러 의미가 있지만, 피지배민을 의미할 때는 신민(臣民)이라는 단어로 옮겨야 한다.

    '평화 시의 세련된 취미'라는 것은 원문을 지나치게 의역한 것 같다. '학문을 사랑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와'라는 문장은 반대로 원문 단어 일부를 누락한 번역이다.

    인용문의 마지막 문장도 'taste for rhetoric'도 'taste'를 번역하지 않았다. 번역은 단어 하나 빼지 않고 남김 없이 옮겨야 한다. 특히 기번과 같은 문장가라면 접속사 하나도 유의해야 한다.

    The sublime Longinus, who in somewhat a later period, and in the court of a Syrian queen, preserved the spirit of ancient Athens, observes and laments this degeneracy of his contemporaries, which debased their sentiments, enervated their courage, and depressed their talents.

    - 국내 번역본

    좀 더 후세에 롱기누스는 시리아 여왕의 궁전에서 고대 아테네의 정신을 이어갔다. 그는 정서를 타락시키고 용기를 쇠하게 하고 재능을 억압하는 동시대인들의 퇴보를 목격하고 한탄했다.

    - 번역 수정

    좀 더 후세에 숭고한 롱기누스는 시리아 여왕의 궁전에서 고대 아테네의 정신을 이어갔으며, 정서를 타락시키고 용기를 쇠하게 하며 재능을 억압하는 동시대인들의 퇴보를 목격하고 한탄했다.

    번역할 때는 가급적 하나의 문장으로 되어 있으면 번역문도 하나의 문장으로 옮기는 것이 올바르다.

    그리고 국내 번역본은 원문에 있는 'sublime'이라는 단어를 빠뜨린 채 번역했다.(롱기누스는 <숭고에 관하여>On the Sublime라는 책을 저술했다)


    국내 완역본은 전체적으로 번역이 매끄럽지만, 가끔 잘못된 역어 선택(대표적으로 people을 전부 '국민'으로 번역하는 등)이나 단어 누락, 의역, 오역 등이 눈에 띈다.

    그래서 방학 동안에 <로마제국 쇠망사> 1권을 통독하는데, 원문과 비교해서 국내 번역본 일부를 고쳐서 올려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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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애독하는 뉴스레터인 '서울외계인'의 오늘자 레터를 읽었는데, 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같은 책을 번역한 것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한국어판에는 생략, 누락된 내용이 많았습니다.

    저자가 역사학 석학인데 책을 이런 식으로 썼다는 게 좀 이상하긴 했어요. 참고, 인용한 책을 표시하는 각주나 미주가 하나도 없고, 내용은 조금 진지한 에세이 같았으니 말이에요. 그러나 영어판은 서문 중간 정도까지만해도 주가 60개를 넘었어요. 이 많은 걸 모두 무시하고 전혀 번역하지 않은 거죠.

    그리고, 영어판은 352페이지이고, 한국어판은 328페이지에요. 언어 특성상 한국어판이 영어판보다 페이지 수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 참으로 요상합니다. 마법이라도 부렸는지. 미주 페이지가 빠졌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옮긴이의 말이 책 맨 앞에 배치된 것도 이상했고, 그 내용은 책을 읽고 쓴 게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변죽을 울리는, 핵심과 별 상관 없는 말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책은 <낭만적 은둔의 역사>. 출판사는 더퀘스트, 번역자는 공경희.

    내가 무슨 책이 나와도 절대로 안 사는 출판사, 번역자, 저자 리스트가 있는데, 오늘 오랜만에 새롭게 리스트를 갱신했다.


    나도 이 책을 사려고 했는데, 돈 아꼈다.

    집에 있는 저들의 책을 다 버려야겠다.

    심지어 그중에는 내가 읽으려고 사놓은 C.S.루이스의 소설도 있어서 더 충격이다.

    다음은 같은 번역자가 번역한 민음사 <호밀밭의 파수꾼>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대한 코멘트.

    https://blog.naver.com/asnever/220173717219?

    https://blog.naver.com/asnever/220138551705?


    안타깝게도, 이 평가를 보니 저 역자에게 번역의 질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나는 일부 오역이나 번역체 투성이의 번역일지라도, 그 노고를 알기에 공개적으로 이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똑같은 지적(문장 누락, 맥락을 무시한 오역 등)이 들어오는데도 고치지 않는 역자라면, 이후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실상을 알려야 한다. (그나마 민음사는 새 번역자를 구해 <호밀밭의 파수꾼> 개정판을 내기라도 했다)


    출판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 저런 무책임한 짓을 한 번역자와 출판사다. 다른 책에는 성실하게 임했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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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27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7 2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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