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박철은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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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의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가 떠올랐다. 일본인들은 천성적으로 정리의 천재들인 듯. 가라타니 고진도 칸트를 누구보다 깔끔하게 정리했던 것을 기억한다. 들뢰즈의 푸코론 정리를 통해 들뢰즈의 정치적 가능성을 엿보게 한 5장「욕망과 권력」은 어려웠지만 다른 챕터들은 들뢰즈를 이해하는 좋은 밑받침이 됐다. 우치다 타츠루의 책과 묶어서 다시 읽어봐야지.

 

 

 

 

들뢰즈에게 프루스트의 작품에서 그려진 경험이 중요했던 것은 그것이 사유의 새로운 상을 제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해독 방식이 습득되어야만 하는 기호란 우연적 만남의 대상이다. 기호와는 만나려고 생각하면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호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에 대해 강한 작용을 행한다. 마들렌은 `나`에게 비의지적-무의식적인 상기를 강요한다. 그것은 일종의 `폭력`,`강제`이다. 이 폭력 내지 강제의 작용에 의해서 비로소 사람은 사유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진리에 도달한다. 앞의 인용이 말하려고 하는 바는 그러한 것이다. 사람은 적극적 의지(`...를 하자`)에 의해 진리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진리는 항상 어쩔 수 없이 사유하게 됨의 결과로서 획득된다. 사람은 사유하는 것은 아니다. 사유하게끔 된다. 사고는 강제의 압력에 의해서만 개시되는 것이고, 그것을 강제하는 기호는 항상 우연적 만남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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