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첫날. 광화문역 근처.
세종문화회관 뒷편 kb카드 건물 지하, 평안도 만두집은 좋아하는 식당이다. 만두국을 든든하게 먹고 나온후 바로 지상에 있는 공원 벤치에서 짧게 독서를 했다.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런 이야기'
소설을 읽기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요즘 평일 저녁엔 주로 고주망태라서 진도가 늦었다. 하긴.. 그런 사정이 아니어도 이 소설은 빨리 읽어치울 책은 아니다. 야외 벤치에서 책을 읽어본지가 하도 오래여서 그런지 좋았다. 다만, 반팔을 입고 나간게 미스. 추워서 바로 커피숍으로 직행.
둘째날, 홍대/합정 근처.
책을 읽기 위해 나갔는데, 책만 사서 바로 들어왔다. 와우북 페스티벌은 일부러 찾아 간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몇년째 계속 보고 있다. 할인행사를 일부만 하고 독서토론이랄지 저자 인터뷰랄지 하는게 과반수 이상인 그런 행사는... 하기 힘들겠지. 이번엔 제법 신선한 시도도 있었지만, 여전히 북페스티벌 자체는 실망이다. 두께 때문에 사다 놓으면 부담만 될 것 같아 안 샀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반값에 샀다. 사긴 샀는데, 반칙한거 같아. 만든 사람들한테 미안한 마음.
셋째날, 경복궁/광화문 근처.
'이런 이야기' 일독. 진지하다. 단단하게 아름답다.
소설을 다 읽은 다음에 경복궁역에서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적선동 일대 산책. 예매해 두었던 팻 메스니 내한공연을 봤다. 휴식없이 2시간 40여분을 논스톱으로 달렸다. 지루함 전혀. 팻 메스니의 골수 팬들만 모인것 마냥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음악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성악/기악곡에 대한 내 취향은 점점 더 기악곡 쪽으로 기우는데.. 그건 TV에서 본, 산속에 들어가 혼자 산다던 어느 아주머니의 말씀마냥.. 성악곡이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들기 때문인지도...
다음주는 징검다리 휴일을 사용할 수 있는 한 주지만, 나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건 토요일에 건강검진이 잡혀 있기 때문에.. 휴일 쓰기가 아까워서.. 독서에 집중하자. 지금은 '이런 이야기'만큼 매혹적인 소설을 더 만나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