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자기 말을 해보려고 몸부림 치는 자
해야 할 무엇보다 하고 싶은 무엇을 찾는 데 더 집중하는 자,
보다 가볍고 담백하게, 심플하게 그 몸부림을 쳐 보고 싶다.
복잡한 문장이 복잡한 마음을 내비치는 날.
어떻게 덜 제약받는 존재가 될 것인가? 가 아니라
우리 역량을 약화시키는 제약은 어떤 것이며
역량을 증대시키는 제약은 어떤 것인가? 라는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
자신을 바꾸려 하지 말고 환경을 바꿔라.
스스로에게 짜증 낼 필요가 없다. 의무가 아닌 욕망에 보다 충실하고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가지씩 바꿔보는 것.
거대한 것은 잠시 제쳐두고 다시 가까운 것들에 눈길을 돌릴 시간.
개인이 다룰 수 있는 맞춤한 양(量)인 두 팔 안에 머무르는…
‘아름’이란 자연을 알려는 태도를 넘어 하나가 되려는 태도.
내가 잴 수 있는 정도, 내가 담을 수 있는 정도,
내가 다룰 수 있는 정도,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정도.
그게 아름다움.
견고성(solidity)이 아닌 다공성(porosity)이 우리의 세계관을 결정한다.
20세기 이전의 세계는 견고한 것이 공간 안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세계를 유동하는 패턴, 다공성의 점막, 혼합물의 구성으로 인식한다. 마이크로파가 우리의 몸과 고밀도의 석조 벽을 관통하고, 아이디어는 공공의 영역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작업실에서 상점으로, 하나의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이동한다. 정보든 물질이든, 개념과 정서를 봉쇄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미술작품을 본다는 것은 미술 장르만 본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매체는 다른 모든 매체에 영향을 미친다.
메신저 화면에 내가 보낸 메시지가 노랗게 떠있다. 보낸 시간은 오후 2:59.
오후 3:17.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다.
멜랑콜리한 18분. 갤러리 플라토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야한 인형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극히 평범해 지나치기 쉬운 것들 속에 미래의 기회가 있다.
특이한 것에 눈이 가기 마련이지만, 통찰이 필요한 지점은 평범해서 지나치기 쉬운 것들 사이에 있을 것이라는 말.
즉각적인 판단을 앞세우지 말라는 소리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