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짜로 끝난 문학동네 이벤트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었다. 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중 관심 있던 작품은 이미 다 구입해서. 구입하지 않은 책들은 여전히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서 앞으로 펴낸다면 주저없이 구입할 의사가 있는 책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다. 번역되어 나오기를 학수고대 했건만 깜깜 무소식인 작품들에 대해서 문학동네가 '문학동네'니 만큼 선도적으로 좀 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전하기 위해서다. 최근에 그토록 고대하던 <<한밤의 아이들>>과 <<달려라, 토끼>>를 내주었기 때문에 기대가 더욱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1. Alan Hollinghurst, The Line of Beauty : 2004년도 부커상 수상작이다. 상당히 시간이 흘렀음에도 번역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게이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한국에선 장사가 안될것 같아서인가. 아니면 무슨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 게이들간의 섹스장면이 좀 과한가.. 세계문학전집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컬렉션 아닐까. 민음사와 펭귄과 열린책들과의 차별성을 돋보이게 할 만한 컬렉션 아닐까.  

2. John Irving, A Prayer for Owen Meany : 존 어빙의 책은 꽤 많이 번역되어 있고, 나도 사이더하우스나 일년 동안의 과부는 갖고 있다. 다만 아직 읽진 않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존 어빙의 소설이라면 이 작품부터 읽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언젠가 쿤데라가 지인에게 곰브로비치의 소설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더니 포르노그라피아나 페르디두르케가 아닌 다른 작품을 골라 읽어 안타까워하자 그 지인이 말하길 곰브로비치에게 할당된 시간은 다 썼다라는 의미의 말을 했다던데... 이 작품은 그네 나라에서 존 어빙의 대표작으로 지칭되는 책이니만큼 나도 이 작품부터 시작해 보고 싶다. 그래서 쿤데라 지인의 안타까움을 비켜갔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3. Thomas Pynchon, Gravity’s Rainbow : 오래전 절판된 작품들 빼고, 현재 민음사에서 <<제49호 품목의 경매>>만 나와 있는 토머스 핀천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이 문학동네 컬렉션에 든다면 꽤 멋지지 않을까.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 첫 손가락 또는 둘째 손가락 정도 꼽는 책.  

4. Saul Bellow, Herzog : 그래도 노벨상을 받은 작가다. 민음사의 <<오늘을 잡아라>>는 너무 약하지 않나? 이 작품이 그의 대표작이라던데.. 역시 궁금.  

5. James Joyce, Ulysses : 같은 번역자의 작품이 범우사와 생각의나무에서 나와 있다. 그런데 왠지 범우사의 책엔 손이 안가고 생각의나무에서 나온 율리시즈는 딱 보는 순간 '장서가'를 위한 책이지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독자를 위한 책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내 준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 세계문학전집 첫번째 책을 톨스토이로 한 것은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100번째 책으로 이 작품을 내놓는 것은 어떨까. 분량으로 봐서는 한 4권 정도로 분권되어 나온다면 적당할 것 같은데.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면 150번째 작품으로라도...  

볼라뇨의 Savage Detectives와 반스의 2011년 부커상 수상작 The Sense of an Ending은 열린책들에서 내줄 것 같으니 됐고, Howard Jacobson의 The Finkler Question이나 Tom McCarthy의 C도 왠지 다른 출판사에서 내줄 것 같아서 뺐다.  

5권이다. 많지 않다. 걔중 몇권이라도 좀 생각해 보시길.. 혹 내놓을려고 준비 중이라면 하루라도 서둘렀으면 하고 바래본다. 문학동네에서 내놓을 계획이 없다면 다른 출판사 직원들을 만날때 얘기라도 좀 해줬음 좋겠다. 내 취향은 아주 평범한데, 나 같은 사람이 원할 정도라면 어느정도 시장성은 있는 것 아니겠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2011-10-26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은 작품들은 이미 다 사버려서 문학동네 이벤트에 관심없었던 1인입니다 -_-;;

dreamout 2011-10-26 22:4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네. 저와 같은 분들이 꽤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