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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갇힌 사람들 - 불안과 강박을 치유하는 몸의 심리학
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평점 :
몸에 관한 한 현대사회는 점점 프랜차이즈화 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유명인들의 몇몇 신체 부위들을 카피해 자기의 얼굴과 몸의 지형을 바꾸는 것은 거의 자연스러운 일이 된 듯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폄하하고픈 마음은 없다.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열등감 같은 것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나라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다만 생각해 볼 것은 투자 대비 수익율 이랄까 그런 것이다.
간만에 삼청동에 다녀왔다. 그 한가운데 카페베네와 빠리바게트 같은 프랜차이즈들이 이미 들어섰음을 본 순간, 이 거리가 이제 정점에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봉천동 같은 곳이야 프랜차이즈 점포의 깔끔함과 표준화된 맛/멋들이 경쟁우위 요소일 테지만 유행을 선도하는 거리들에 들어서는 프랜차이즈는 뭐랄까 이제 막 상하기 시작한 고기를 보는 느낌을 준다.
몸의 프랜차이즈화가 시작될 때부터 예상된/예정된 우려는 그러니 이런 것. 유행을 끄는 프랜차이즈가 그 유행이 다 했을 때 재빨리 간판을 갈아 껴야 하듯 우리의 몸에게도 그런 과부하 된 충격을 줘야 한다는데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아주 오래오래 갈 유행을 내 몸에 새겨 넣는 것일 테지만 어디 그게 또 그렇게 쉬운가. 확실히 다이어트에 목을 매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오래갈 유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저자는 우리의 몸이 전장화(戰場化) 되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며, 자기 몸을 당연한 것이자 즐거운 것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에게 당부한 말이고 수지 오바크의 주장의 핵심은 몸에 대한 사람들의 이런 강박을 그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 제도적으로 정교하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뭐 이런 거겠지. 마치 담배에 여러 명목의 세금을 붙이듯 칼로리가 높은 음식물들에 대해서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든가 그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