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빔 벤더스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거칠고 마른 가장자리 같은 사진들
관광객의 눈이 아니고
방관자의 눈도 아니며
모험가의 눈은 더욱 아니고
흥행가의 눈도 아닌

루이넨루스트(Ruinenlust)라는 독일어를 알랭 드 보통에게 배웠는데
폐허에서의 기쁨이라는 뜻이다.
‘그들 자신의 성취의 덧없음을 떠올리며 정신을 차리고 구원을 얻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오만하고 퇴폐적인 느낌이다.

빔 벤더스 감독의 사진들은 그렇다면 루이넨루스트가 아니다.

폐허에 속해있는 사람이 느끼는 폐허에 대한 진정성
이 사진들에서 내가 느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관광객, 방관자, 모험가, 흥행가.
이런 제삼자의 시선이 아닌,
이미 거기에 속해 있는 사람이 겪는 거기. 그 삶. 단 한 번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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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ja2 2011-08-0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면서 왜 나는 이 사진과 글들에서 진실하다 느낄까, 문장으로 풀기 힘들었습니다. "폐허에 속해 있는 사람이 느끼는 폐허에 대한 진정성"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