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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평점 :
불편한 소설이다. 읽기에도 리뷰를 쓰기에도. 새엄마와 섹스를 나누는 어린 의붓아들 이라는 설정 자체가 그렇고, 침실에 들어가기 전 세심하게 자기 몸(귀, 코..)을 세정하는 아빠 리고베르토 씨의 리추얼과 의붓아들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루크레시아 부인의 속마음을 엿볼 수 밖에 없는 나(독자)의 위치가 그렇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흥분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모든 고급(?) 소설들이 그렇듯 이 소설 또한 ‘그 얘기’만이 소설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 스스로 찔린다. 라는 기분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행위 자체의 포르노성을 배제한 섹스의 전과 후에 집중한 묘사와 상상/환상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면서 흥분감을 지연시키기도 하는 중간중간 배치된 그림(서양명화)과 그림의 이야기, 그리고 인칭 변화의 교묘함(조명 받는 인물의 계속적인 교체) 때문이다.
한편으론 터부시되는 행위(의붓아들과의 성행위)를 순수함(에로티시즘 그 자체)으로 승화시킨 듯한 작품의 뛰어남에 반하긴 했지만, 마무리 부분에서 드러나는 의붓아들의 악마성이라는 설정 자체가 주는 뻔함은 아~ 그럴 줄 알았어 라는 탄식을 뱉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