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만 레이 등 미국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들 8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일상 속의 오브제. 라는 주제로 휘트니미술관의 소장 작품들 중 일부를 만날 수 있는 기회여서 보러 갔다. 주말이어서 사람들 많았고..

별로 할 말이 없는데, 앤디 워홀 류의 현대 미술은 사람을 별로 할 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품에 딸린 해석들은 멋있기 그지 없지만 어쨌든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초 이상은 아깝다. 틀림없이 그 작품들이 나왔을 때는 신선하고 시대의 조류를 바꾸는 작품들이었겠지만 지금은 새롭지도 신기하지도 어메이징 하지도 않다. 하긴 그런 반응들을 원한 것도 아니었을테지만. 그래도 마리솔의 『여인과 강아지』는 좋았다. 깔끔하고 사뭇 유머스럽다.

팝아트와 다다 중심의 전시가 3개 관에서 있었고 마지막 1개 관은 특별전으로 미국미술의 시작. 이라는 섹션였는데, 몇 작품 안돼도 여기 전시된 작품들이 맘에 든다. 조지아 오키프와 에드워드 호퍼 작품 각 하나. 특히 에드워드 호퍼의 『해질녘의 철로』는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이상하게도 이 작품을 보는데 추사의 세한도가 떠올랐다. 하나는 강렬한 석양을 배경으로 어두운 철로와 초소처럼 생긴 관제실(?) 그리고 전봇대처럼 생긴 기둥(전봇대라기 보다는 기찻길에 서 있는 화살표 막대로 된 신호등처럼 보인다)을 그렸고, 하나는 빈 공간에 소나무 몇 그루, 집 한 채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이다. 둘이 사뭇 잘 어울린다. 멋있는 쓸쓸함 이랄까.  
50대 후반의 김정희와 40대 후반의 에드워드 호퍼가 그려낸 삶의 풍경은 세상을 알아버린 사내들의 외로움.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자작한 감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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