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헌터
이반 로딕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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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꽂이에 컬러가 필요하다. 그게 내가 나랑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트리트 패션 화보집을 구입한 이유다. 쿠켄이나 바&다이닝 같은 요리/음식 월간지를 때때로 사 보는 것도 다 컬러 때문이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사는 이유도 아주 근본적으로는 컬러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물론 컬러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패턴도 있다. 즉 컬러&패턴. 이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이 책을 산 것이다.  

e북이 딱 하나 마음에 안 드는 이유도 책이라는 물건에서 거의 유일하게 컬러를 드러내는 표지 조차 흑백으로 처리한다는 점일 만큼 시각적 짜릿함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컬러 킨들이 나오기 전 까진 그래서 관심이 없다.  

이반 로딕의 패션 사진은 확실히 사토리얼리스트의 스콧 슈만의 패션 사진과 취향이 다르구나 싶었다. 스콧 슈만은 정장이 많고 나이든 모델들이 많았던 반면 이반 로딕은 빈티지 풍의 옷들을 입은 모델들이 더 눈에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사진 자체만 보면, 이반 로딕은 모델의 머리 윗부분이 사진의 가장자리와 거의 맞붙을 정도로 꽉 차게 찍은 사진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스콧 슈만의 사진이 전신을 가장자리와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찍은 것과 대조적이다. 아마 이것이 이 두 사진가가 찍은 패션들이 사람들에게 허용하는 거리감의 정도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람들은 옷과 액세서리, 구두 등을 통해 다른 사람과 자기 사이에 두고 싶은 거리감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패션사진들이 증명하고 있다.  

사토리얼리스트의 표지를 장식했던 멋진 모델이 페이스헌터에도 등장한다. 은근 반갑네. 페이스헌터의 표지 모델도 멋지지만, 사토리얼리스트 표지 모델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진다. 요것도 개인 취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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