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의 에세이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도 나처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일대일로 술을 함께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술을 잘하든 못하든 남자든 여자든 어리든 나이 들었든 술잔을 함께 기울여 보지 않은 사람과는 친해질 수가 없는 사람이 나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과 만나서 서로의 주흥을 즐길 수 있었던 시간들은 점차 축소되어 갔다.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키우기 바쁜 또래 지인들과의 만남은 점차 그 인터벌이 띄엄띄엄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젠 시간이 또 더 흘러서 지인들의 아이들도 지들 나름대로 뛰어 놀 수 있게 되어 시간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이젠 그네들의 관심은 건강, 골프 등으로 옮겨져 술을 잘 하지 않게들 되어 버렸다. 이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못내 아쉬운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때 그 언젠가부터 집에 혼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언제나 330밀리 두 병을 사와 TV를 보면서 아니면 음악을 들으며 마시고 샤워하고 잠드는 것이 즐거운 취미가 되었다. 다른 술들은 혼자서 즐길 수가 없다. 소주는 딱 한 번 혼자서 마셔봤다. 혼자 즐길 수 있는 술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거의 독이었다. 와인은 한 번 따면 다 마셔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는데 양으로는 혼자 마셔도 될 듯 싶어도 실제 마셔보면 혼자 반 병 이상 마시는 것은 무리다. 위스키나 브랜디는 기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고량주는 중국음식이 없으면 곤란하고, 사케도 일본식 주점이 아니면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베스트는 맥주. 깔끔하면서도 쌉싸름하고 풍미도 느껴지는 그것이 그래서 내 베스트 프렌드인 것이다.  

처음으로 좋아했던 맥주는 버드와이저, 그 다음이 하이네켄인데 이게 내 베스트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사히 수퍼드라이도 많이 즐기게 됐다. 호프집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는 체코나 독일식 맥주를 많이 즐기게 되는데, 편의점에서는 그쪽 맥주가 잘 구비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  

엊저녁에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 셋 말고, 호프집이나 음식점에서나 마셔본 필스너 우르켈과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를 구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들렀는데, 이런없다. 다른 건 다 있던데 어쩜 이 두 가지만 쏙 빠져있는지.. 큰 맘 먹고 갔는데 정말 허탈..  

혼자인 사람들. 강아지를 친구로 둔 사람들도 있고 친구들을 무지막지 불러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게는 맥주가 든든한 친구다. 아 시원하게 한 병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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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토리 2011-06-29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산토리 신세게에서 파나여? 병맥보다 생맥에 맛을 들여 요즘은 논현동 이자카야 도쿄에서 그나마 젤 싼거같아서 생맥 1만원주구 먹으러 자주가는데.. 산토리두 하이네켄처럼 드래프트5리터 같은거 마트에서 팔았음 좋겠어여. 생맥드셔보세여. 정말 맛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