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수박, 콩국수.
여름이면 제일 먼저 생각나고 즐기는 것들.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작년에 이 세 가지를 거의 즐기지 못했다.
마음에 붙어서 떼어내지지 않는 것들 굳이 뗄려 하지 말고, 올해는 그저 먹고 마시느라 시간 다 보냈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즐기리라. 다짐했다.
강북에는 유명한 냉면집들이 많다. 사무실과 그리 멀지 않은 곳들에 위치해 있어서..평일에 들른 건 아니고,, 주말마다 시간내서 한 번 몇 군데를 쭉 돌아댕겨 봤는데, 생각난 김에 예전에 맛 봤던 곳까지 한 번에.. 맛 감상.
우래옥(을지로4가역)
: 여긴 서울에 올라온 후 최소 일 년에 한 번은 갔다. 가장 정통적이라고 할까. 냉면 육수도 면도 그런 느낌. 고향과 가까워서 꽤 들렀던 평택 고박사냉면과도 비슷한 스펙트럼의 맛. 사각거리는 배를 무채식으로 썰어 넣어 단맛이 은은하니 좋다.
평양면옥(동대문역사문화역)
: 아주 깔끔한 맛. 특히 육수가 깔끔해서 진한 냉면육수가 별로인 사람들은 여길 가서 먹으면 될듯. 우래옥 냉면육수를 보다 여기 육수를 보면 거의 투명하다 느낄 정도다. 오이를 둥그렇게 썰어 넣어서 그런지 보기에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을지면옥(을지로3가역)
: 앞의 두 집과는 면이 특히 다르다. 가늘고 질기다. 가늘고 긴 면발 때문인지 양도 더 많아 보인다. 아니 실제로도 더 양이 많은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린 것도 특징인데, 필동면옥도 넣는데..그 보다 더 많이 넣는 듯.
필동면옥(충무로역)
: 여기 냉면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조금은 촌스러운 순박한 시골처녀. 맑은 냉면육수에 고춧가루와 파가 주근깨처럼 뿌려져 보기에도 그랬고 면에서 나는 향이 파릇파릇한 것도 그랬고.
을밀대(공덕역 또는 대흥역)
: 면이 매끈하고 차갑다. 다른 평양식 냉면집 면발이 시원한 느낌이라면 여긴 단연코 차가운 쪽이다. 육수도 가장 차게 나오는 것 같다. 더운 여름날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시원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볼 것 같은 곳.
봉피양(강남역)
: 여긴 좀 실망. 육수는 더 할 나위 없었는데 이상하게 내가 간 날만 그랬는지 면발이 좀 부실하다는 느낌이었다. 우래옥에서 나온 요리사라던데.. 확실히 우래옥과 거의 비슷한 품세. 다음에 다시 한 번 가서 봐야겠다. 그 날만 그랬던 건지 아니면 늘 그런건지.
해주냉면(신천역)
: 여긴 비빔냉면이 유명하다. 맵기로 유명하다는데 처음 먹을 땐 모르다가 슬슬 매운기가.. 무엇보다 여긴 가격이 정말 저렴.. 서울에서는 한 번도 못 본 가격. 3,500원. 만 이천원이었던가 만 천원이었던가 하는 우래옥과 봉피양에 비하면 정말..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로 인산인해. 다른 냉면집들이 어르신들 위주라면 여긴 뭐.. 그렇다고 분식집 분위기라고 말하긴 좀 곤란하고.
경성냉면(삼성역 코엑스몰 안)
: 회냉면과 비빔냉면, 물냉면 모두 있는 곳. 특이하게 낙지냉면도 있는데 이건 못 먹어 봤다. 삼성역에 근무했을 때 냉면이 땡기면 가던 곳. 아주 가는 면발. 물냉면보다는 회냉면, 비빔냉면이 좋다. 명동에 명동함흥면옥이라고 회냉면, 비빔냉면, 물냉면 모두 하는 곳이 있는데.. 좀 많이 실망. 경성냉면의 회냉면이 내겐 훨씬 낫다.
이 중에 가까운 시일내 또 가보고 싶은 곳은? 일단 필동면옥. 여긴 다시 한 번 가서 맛을 확인해 보고 싶다. 그냥 그때의 내 기분이 좋아서 맛있게 느껴졌던건지 아니었던지. 하여간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사무실과도 제일 가까워서 지하철역 한 정거장이면 되니까.
오장동쪽을 아직 못 가봤네. 오늘 정말 덥던데.. 조만간 그쪽도 함 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