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술사 1 디 아더스 The Others 6
제프리 무어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제프리 무어 작품의 특징은 어떤 특정 분야의 지식을 많이 알수록 읽기가 즐거워 진다는 점이다. <<아무 일도 없었고, 모든 일이 있었던>>에서 셰익스피어였다면, 이 소설에서는 의학/화학과 詩(영미/프랑스 시)에 대한 지식이 소설의 낱말들을 서로 접착시킨다.

그런 쪽에 별 배경지식이 없던 나는 그러나, 그래도 즐겁게 읽었다. 많이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던져지는 지식 뭉텅이에서 한 둘 얻어듣는 재미도 나름 적지 않다.

이 소설의 구조는 단순하지가 않다. 5명의 주인공들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다층적이다. 다섯의 주요 인물들과 그 인물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친 과거의 인물들. 그리고 현재의 그들이 서로 알고 지내게 된 고리 역할을 한 신경의학자 보르타 박사. 그리고 유령작가라고 말하는 이 작품을 쓴 이(돈키호테나 하얀 성처럼 이 소설도 저자가 따로 존재하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은 단일 화자의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등장 인물과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에게서 떨어져 나온 기억의 편린들이 서로 얽혀 있다. 아니 혼합되어 있기도 화합되어 있기도 하다. 기억을 단지 ‘기억’하기만 하는 노엘, 그가 용질이라면 용매는 페시미스트인 노르발, 낙천주의자인 장 자크 옐, 촉매제는 사미라. 라고 억지 붙여도 될 듯도 하다.

스텔라. 50대 초반에 알츠하이머를 앓는 여자. 스텔라 부런. 노엘의 어머니. 그녀.
나는 의식적으로 그녀가 겪는 혼란을 외면 한다.

노엘. 뭐든 다 기억하는 공감각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던 사람, 아버지. 아버지의 자살.
멍청한 천재지만, 그는 곧다.

노르발. 관능적 육체를 지닌 완벽한 남자. 섹스에 미치고 약에 물든. 하아. 그러나..
낭만적 서사에 늘 기대고 있는 나 같은 이에겐 노르발의 과거는, 그 억지스러움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견디기 어려운 것.

사미라. 노엘의 짝사랑. 사랑했던 이와의 안 좋은 헤어짐. 그리고.. 또 아픈 기억.  


아프고 안 좋은 기억 모두가 납 일리는 없지만, 사랑이 황금이라는 데는 반론이 없겠지.
소설은 그러니까… 결합의 신비를 보여 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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