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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강신주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은 자본주의 시대, 아니 그보다는 소비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태도를 몇몇 철학자들의 논리에 기대어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저자가 소비주의 시대의 대표 아이콘으로 다루고 있는 ‘아케이드’의 구조를 이 작품이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4개의 큰 주제. 하나의 주제별로 문학가와 철학가를 한 조로 엮어놨는데 여기서 문학가는 얼굴마담으로서 기능하고 있고 철학가는 뒷돈을 대는 주인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글 중간중간에 끼어 있는 그림과 사진들은 마치 아케이드에 속해 있는 점포들의 쇼윈도처럼 손님들을 호객하고 있다. 그 쇼윈도 안에는 얼굴마담인 이상, 보들레르, 유하 등이 섹시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적을 비판하다가 그 적을 닮게 된 꼴인데, 저자가 그걸 생각 안 했을 리는 없을 테고..
기막힌 아이러니. 나도 내가 싫어하는 그들의 전략을 받아들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