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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읽기 편했다. 자객(또는 킬러)의 이야기인데, 이런 건 내게 아주 익숙하다. 무협소설을 백 권 단위로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뻔한 코드다. 개들의 도서관이나 푸주, 설계자.. 이런 것들 조차도 기존의 무협소설. 그 중에서 ‘살수(殺手)’ 이야기 구조에서 비슷한 것을 여러 번 접해 봤던 것이다. 심지어 사팔뜨기 사서조차 대충 그 역할을 미리 알 수 있었으니까.. 뭐..
2.
그래서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른 데로 돌려졌다. 이 소설에선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첫 번째 씬에 나오는 장군의 개 ‘산타’, 장군의 할아버지가 만난 고래, 킬러조직의 대빵 이름인 너구리, 독서대와 스탠드라는 이름의 고양이들, 곰돌이 푸 인형과 달마티안 강아지 인형, 북극곰..
그 중 제일은 장군의 할아버지가 만난 고래다. 좀 지루하게 진행되던 게 이 부분에서 숨통이 트여졌다. 래생(주인공)의 앞날에 대한 복선의 기능을 하고 있는데, 복선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그 동화적 분위기 자체가 작품에 어떤 빛 같은 것을 던져주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면 좀 유치한 장면이 될 듯 싶지만, 소설의 맥락에선 중요하다. 다만 좀 노골적인 게 그랬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