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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 조선왕조 - 한 권으로 끝내는 조선왕조 퍼펙트 지식사전
이준구.강호성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원스톱 조선왕조는 비하인드 역사책 같은 느낌이라서 목차만 봐도 읽고 싶어진다. "이방원은 왜 정도전을 그렇게 죽였을까?" 대개는 이방원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정도전을 죽였다라고만 말하기 때문에 역사책이 지루하고 재미없다. 역사적 사실만 알려주기 때문이다. 왜 한 번도 이런 질문을 던져 보지 못했을까? 이책은 이방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좀더 의미있게 역사적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방원은 정도전과 정몽주를 죽이고, 왕자의 난을 일으킨 인물로 500년이 넘는 조선왕조의 시작 시기에 중요한 영향력을 주었다. 한 나라가 멸망하고, 새로운 나라가 시작되는 시기는 엄청난 혼돈의 시대이다. '원스톱 조선왕조'는 조선이 시작되던 시기부터 마지막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그동안 알던 역사와 다른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서장에서는 조선왕조 500년을 기획하고 설계한 정도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1장은 형제 전쟁, 2장은 장자 승계의 비극, 3장은 복수 쿠데타, 4장은 독살 의혹, 5장은 왕권과 굴욕, 6장은 북벌의 꿈, 7장은 치맛바람 세도정치, 8장은 옹조의 황혼, 그리고 에필로그 굿바이 조선까지 조선왕조 500년을 한 권으로 흐름을 잡아서 모두 다루고 있다. 장마다 Talk about 코너가 있는데 왕, 왕비, 궁녀, 궁중 생활, 의생활, 궁궐, 조선의 정치사회 키워드, 조선왕조 국가기관을 소개한다. 나처럼 공부로만 역사를 배운 사람들이 읽으면 역사의 새로운 의미에 눈을 뜰 것이고, 역사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역사를 좀더 의미있는 교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정도전은 서자 출신으로 권문세족들의 질시를 받으며 젊은 시절 9년을 유배와 방랑으로 흘려 보냈다고 한다. 중앙관리로 겨우 진출한 아버지와 서얼 출신의 노비였던 어머니. 하지만 고려의 대학자 이색의 아버지가 아버지의 친구였기에 정도전은 이색의 문하에서 정몽주와 함께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이것이 그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어떤 선생님의 밑에서 배움의 길을 걷느냐가 위대한 사람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도전은 관리로 있으면서 벼슬아치들의 부패, 백성들의 생활고를 목격하였고 그런 이유로 개혁의지를 갖게 되었다. 부패한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정도전은 이성계와 함께 나라의 기틀을 만들었지만 태조의 아들 이방원과의 권력 다툼으로 조선 개국 7년 뒤 목숨을 잃게 된다. 두 차례의 왕자의 난을 거쳐 이방원은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된다.
여러 가지 역사 관련 지식도 많이 담겨 있다. 세종 때부터 왕족의 본명에는 어려운 한자를 써서 동성동명이 나와도 왕의 이름을 함부로 쓰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고 한다. 왕의 생전에는 전하로 불리고, 왕이 죽은 후에 시호에 붙이는 것이 조나 종이다. 왕조의 시조는 태조, 그 이후는 종을 붙이는데 특별히 공을 크게 세운 왕은 조를 붙인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폭군과 암군으로 폐위되어서 '군'이라는 왕자의 호를 붙였다.
왕비의 간택 과정이 어떠한지, 왕과 왕비의 결혼식이 어떤 과정으로 치루어지고, 출산은 어떻게 되는지 궁중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알려주어서 그동안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지식도 알게 되었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방대한 분량의 역사를 한 권에 담아 놓아서 생략된 부분이 많이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과 표면적으로만 알던 역사적 사실의 원인이 되는 부분,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어주어서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그들이 무엇을 위해 권력을 얻고자 하였고, 어떠한 가치관으로 정치를 하였는지, 그 끝이 어떠하였는지를 보면서 지금 정치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개인의 생각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