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구경꾼 그래 책이야 48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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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미가 돌아왔다.

뽀글머리에 당당하고 밝은 모습으로보미는 2년 전 여름에 부모님의 일 때문에 프랑스로 갔다가 4학년이 된 어느날 강모네의 앞에 나타났다너무도 밝고 씩씩한 보미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긍정적인 성격에 힘이 약한 친구의 편이 되어줄 줄 아는 아이이다프랑스에서 살다 와서 아이들의 관심을 한눈에 받게 된 보미를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었다서희는 처음부터 보미를 삐딱하게 보면서 트집을 잡기 위해 애썼다서희는 보미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과장하여 헛소문을 퍼뜨렸다단짝인 모네가 보미와 친해질까봐 먼저 거리를 두고모네에게 보미의 험담을 하였을 것이다친구들은 명철이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보미를 보고 둘을 놀렸다나 강모네는 그런 서희의 마음을 알면서도 서희가 보미에게 나쁘게 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었다친구들이 명철이와 보미를 괴롭혀서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도 모네는 선뜻 먼저 그것이 잘못 되었다고 바로잡아주지 않았다.

아이들의 표정이 세심하게 나타나 있는 그림이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털털한 개구쟁이 같기도 한 뽀글머리 보미긴 머리에 세침떼기 같은 서희회장답게 모범생 같은 나 '모네'. 이야기 속에서 묘사된 모네와 서희보미의 모습 그대로 그림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서 더 실감나게 읽었다.

우리 아이들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조금 과장된 면은 있지만 반마다 모네보미서희가 있을 것이다사람은 누구나 나쁜 소문에 솔깃해서 잘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그것이 당연히 사실이라 생각하고 소문을 퍼뜨리기 바쁘다마음이 예쁘고 착한 친구를 존중하고 칭찬하기보다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요즘은 착하게 굴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쉽고센척해야 나를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입바른 소리하면 공공의 적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비겁한 구경꾼은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그래서 방관자라는 표현도 쓰며 불의를 보면 용기 있게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고 말한다아이들은 편지 덕분에 서로 마음을 열게 된다보미와 명필이모네와 서희순신이가 참 어른스럽다.

책을 읽고 가짜 뉴스를 듣게 되면 그것이 사실인지내가 한 말이 친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해보자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작가의 말에서 이 동화가 '확증적 편향'에 대해 쓴 것이라고 보았다확증적 편향이라는 말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뜻이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인간관계에서 확증적 편향으로 편견을 가지고 사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였던 것이 있었다. "이 사람은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갖고 보면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나쁘게 보일 것이다서희가 바라본 보미의 모습처럼 말이다친구가 없이도 재미있는 것이 가득한 요즘배울 것도 많아 바쁘게 사는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한창 친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2~4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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