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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꿈맛 - 꿈을 안고 떠난 도쿄에서의 365일 청춘일기
허안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평점 :
지금까지 도쿄에 대한 여행에세이를 참 많이 읽어왔던 것 같다. 똑같은 장소라 하더라도, 익숙한 지명이라 하더라도 책을 읽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 드는 곳~ 아마 가는 사람마다 보는 것, 듣는 것, 관심있는 것,느끼는 것이 달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도쿄라는 장소의 이야기는 매번 궁금해 진다. 그렇게 매번 도쿄 여행기만 읽어왔었는데, 이번에 읽은 <도쿄는 꿈맛>은 익숙한 도쿄여행기가 아니라 바로 도쿄 유학기를 담은 책이였다. 1여년 동안 도쿄에서 살면서 본 도쿄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여행기보다 아마 조금 더 깊숙한 도쿄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탈출구가 필요해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다는 이유를 달아, 휴학을 하고 유학자금을 모아서 도쿄로 날아간 그녀의 이야기는 달콤도쿄, 시큼도쿄, 씁쓸도쿄, 짧짤도쿄의 4파트도 나누어져 있었다. 그 속에는 그런 맛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들과 함께 도쿄에서 가 본 좋은 곳들, 가볼만한 곳들도 함께 나와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외국인 등록, 우체국 통장 만들기, 아르바이트 구하기, 병원에 가는 일, 등 도쿄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팁들 뿐만 아니라 부록으로 집구하기, 일본 생활상담, 현지 긴급 연락처, 도쿄축제, 일본의 공휴일등이 간략하게 나와있어서 일본으로 유학갈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그녀의 도쿄 생활은 정말 다사다난 했다. 개성만점 어학원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몇 번의 아르바이트 면접, 처음 구했던 힘든 아르바이트에 눈물을 펑펑 흘리고, 좋은 친구들 때문에 웃기도 하고, 한국을 비하하는 말에 애국심이 불타오르는 열혈 한국인이 되기도 하고, 향수병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웃고, 우는 생생한 표정들이 살아있는 이야기들이 마치 한 사람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가 바로 작가가 손수 그린 에피소드 만화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색깔도 많이 들어가 있지 않은 슥슥 그린듯한 만화와 일러스트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보면서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났다. 글로 쓴 에피소드들도 재미있지만 이 만화들이 정말 재미있어서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분명히 꿈을 향해 가는 그 길이 씁쓸하고, 짧짤하고, 시큼하더라도 그녀에겐 이 도쿄에서의 생활이 달콤한 꿈을 빛내 줄 추억이자, 경험이 되겠지...나도 낯선 어느곳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친구를 만들고 성장하는데 크나큰 거름이 될 추억도 한아름 만들고 싶어졌다. 힘들기도 했었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일들도 가득한 도쿄의 유학 이야기를 살짯 엿봄과 동시에 그리고 그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던 알지 못했던 작은 일본 문화들도 함께 알게 되어서 참 좋았고, 언젠가 나도 불쑥 떠나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어 괜히 몸과 마음이 들썩였던 <도쿄는 꿈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