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느낌 - 삶의 쉼표를 찍고 싶을 때
최보원 글, 최용빈 사진 / 낭만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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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쯤, 태국여행기를 통해 본 태국은 참 매력적인 곳이였다. 맛있는 먹을거리와 과일들이 가득하고, 여러가지 쇼핑할 곳 많고, 구경하고 놀곳도 많은데다 비싸지 않은 물가까지 그야말로 여행하기엔 금상첨화인 곳이였다. 햇볕이 내리쬐는 덥고 시끌벅적하고 익숙치 않은 말들과 풍기는 분위기가 참 이색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던 곳. 이번에는 그런 태국의 여러 곳 중에서도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방콕을 보여주는 책 <방콕느낌>을 만났다.


작가님은 몇년 동안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다른 사람들이 지겹지도 않느냐고 할 만큼 여러번 방콕을 방문했다고 한다. 많이 가보고, 많이 보고, 많이 느껴본 만큼 조금은 색다른 방콕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됐다. 얼마나 방콕이 좋았으면 많이 왔다갔다 했을까 싶었는데, 책을 보다 보니 정말로 방콕엔 좋은 곳들이 넘쳐났다.  

섹션별로 쇼핑, 음식, 호텔등이 딱딱 나누어져 있지는 않고 느낌에 따라 흘러가는듯 그때그때 소개를 해준다. (뒷 부분에 간략하게 부분별로 나누어서도 소개되어 있으니 찾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 분위기가 좋고 맛있는 음식들을 파는 음식점부터, 시크하고 태국적인 멋을 자랑하는 예쁜 옷가게들, 피곤을 풀어줄 스파와 맛사지샵, 밤에 즐길 수 있는 클럽,편안한 잠자리를 책임질 호텔까지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책에서는 가격대비 괜찮은 호텔과 리조트를 참 많이 소개해 주는데, 하나같이 분위기도 좋고 어찌나 예쁜지 방콕에 가면 꼭 머물러 보고 싶은 곳이 한 둘이 아니었다.


중간중간 태국 요리 관한 것, 호텔고르기 노하우, 마사지숍을 고를 때 기억할 것들등의 소소한 팁들도 함께 나와 있었다. 마지막에는 지역별로 책에서 나온 곳들을 다 표시해 놓은 지도도 나와있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태국어들도 나와있어서 태국에 여행을 간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방콕만해도 이렇게 좋은 곳들이 많으니 정말 여행자들의 눈과 귀와 입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곳이다. 나도 얼른 예쁜 호텔에 짐을 풀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쇼핑을 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방콕을 한껏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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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3 - 금융 하이 프런티어 화폐전쟁 3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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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화폐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생산을 위해서도 소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수단이다. 노동이나 경제성장이나 여러 방법을 통한 화폐 축적으로 부를 가진자는 필연적으로 권력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한 개인이나 커다란 나라이나 다를 것이 없다. 돈을 가지고 권력을 가진 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개인이나 나라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현재 뿐만 아니라 화폐와 권력은 이전의 역사속 사건들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기도 했다.

화폐전쟁은 이런 화폐에 촛점을 두고 역사적 사건들을 서술한다. <화폐전쟁>이 미국의 화폐역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분석한 책이라면 <화폐전쟁2>는 유럽 금융의 변화과정을 회고한 책이고, 이번의 <화폐전쟁 3>는 무대를 아시아로 옮겨 아시아지역의 100여년 동안에 걸친 화폐 변화와 국가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의 근대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영국의 아편무역은 금본위제를 시행하기 위해 중국의 은본위제에 치명적 일격을 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고, 아편전쟁은 금본위제와 은본위제 사이에 벌어진 전략적 대결이었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성공하고 중국의 양무운동이 실패한 근본원인도 정권을 튼튼히 하는 선결조건인 화폐통일이 이루어 지지 않아서였다. 소비에트 화폐는 대중을 위해 봉사하고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발행한 화폐인 반면, 장제스의 화폐는 4대 가족의 이익을 도모하고 외국자본의 개입으로 발행한 화폐였기 때문에 그의 정권과 화폐는 사람들에게 버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외에 여러가지 사건들만 보아도 아시아 중심 지역에서 발발한 전쟁과 권력의 흥망성쇠는 거의 대부분 세계적으로 전개된 금전 의지의 분출과 국제자본의 움직임과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힘의 대결이 아니라 화폐와 금융의 대결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주권국가의 영역인 영토, 영해, 외에 머지않아 금융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영역이 포함될 것이고 국가 이익을 외부로부터 지켜주는 제2의 국방인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장악하는 자가 결국 화폐전쟁의 승리자가 된다는 말에서, 화폐와 금융이 과거에서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경제서적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역사적 사실들과 함께 화폐와 금융부분을 서술하고 있어 지루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중국의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을 알고, 기본적인 금융과 관련된 용어나 상황들을 잘 알고 있으면 더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경제나 역사에 해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오롯이 내용들을 다 이해한것이 아닌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알아두면 정말 좋을 역사적 이야기들과 정보들이 많아서 참 좋았다. 이참에 경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봐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다음에 나올 <화폐전쟁 4>에서는 전후의 한국경제, 특히 60년대 이후 한국의 고석성장을 다루려고 한다니 더욱 더 기대가 되고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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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예보
차인표 지음 / 해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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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예인들이 쓴 책을 많이 읽어보았다. 그들의 노하우를 잘 담아낸 뷰티책, 사진에세이, 여행에세이, 재테크책, 환경에 관한 책까지...하지만 종종 나오는 소설책은 한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들려주면 된다. 하지만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를 창작해 내는 것이고 인물, 사건,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전개되어야 하며 그 안에 감동이나 어떤 메세지를 담아내야 한다. 누구나 소설은 쓸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소설은 그만큼 쓰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차인표씨가 그것도 벌써 2번째 소설을 냈다. 그가 써내려간 <오늘예보>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전직 웨이터 출신 나고단은 아내는 수영강사와 바람이 나 도망가 버리고, 야침하게 스테이크 집을 냈지만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아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별로 살고 싶지 않은 그는 어느 날 생을 마감할 결심을 하게 된다. 이보출은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지만 쫄딱 망하고, 돈을 갚지 못해 쫓기는 신세다. 아들 태평이와 함께 살 방한칸 마련하기 위해 오늘도 힘들게 보조출연자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박대수는 조직에서 떼인돈을 받아내던 조폭이었지만 뒤늦게 딸 봉봉이를 얻고 일을 그만두었다. 그런데 딸 봉봉이는 골수이형성 증후군이라느 병을 앓고있고, 박대수는 골수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안타깝고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세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자의 아픔 하나씩은 마음속에 품고 사는 그들에겐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으리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고 내일을 향해 간다. 자칫 우울해 지고 무거워 질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렇게 무겁지 만은 않게 적절한 위트를 섞어서 전개한다. 가끔은 웃음이 나게, 가끔은 마음이 아프게도 하면서..어쩌면 우리 주위에도 있을지 모르는 사람들의 삶이고 이야기라 더 공감하고, 마음에 와 닿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 사람은 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들 사이에는 모두 연결고리가 있다. 시간이 흘러 놀라운 인연으로 만나기도 하고,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기도 한다. 난 각각의 인물들이 다른 사람의 삶과 교차되거나 이어지는 구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결말이 더 마음에 들었다. 햇볕이 쨍 하고 비치는 그들의 아름다운 미래와 만날 수 있어서 보면서도 참 흐뭇했다. 살아간다는 건 그런게 아닐까? 때론 좋은날도 있고 나쁜날도 있고, 절망만 있는 것 같다가도 조그만 희망을 발견하고 행복해 지기도 한다.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언젠간 자신만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고단, 이보출, 박대수처럼 말이다.

작가는 글이 사람을 안아줄 순 없지만 안아주고픈 마음을 전할 수 있기에 끝까지 글을 썼다고 한다. 250페이지를 쓰기위해 2만 5000천 페이지를 썼다는 그 열정과 따뜻한 마음이, 또 위로가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를 제대로 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첫번째 책인 <잘가요, 언덕>도 참 읽고 싶어졌고, 더불어 그의 다음 책도 너무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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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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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한 가정집 침대 아래에서 깊이 12m, 지름 80cm의 싱크홀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2007년에는 깊이 150m의 싱크홀이 발생해 몇 채의 집과 트럭이 땅속으로 사라지고 3명이 사망했고, 2010년에는 깊이 30m, 지름 20m의 싱크홀이 발생해 3층짜리 건물을 삼키기도 했다고 한다. 싱크홀이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긴 움푹 패인 웅덩이를 말한다. 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거나 지나친 양수(揚水)로 지하수의 수면이 내려가는 경우 동굴이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깔때기 모양 혹은 원통 모양을 이룬다. 생각해 보면 참 무서운 재앙, 싱크홀. 이번 소설은 이런 싱크홀을 소재로 하고 있다.

등산가인 혁은 산에서 영준을 잃고, 산을 오르지도 않고 지하 단칸방에 틀어박혀 생활하고 있다. 아내와 딸과 떨어져 살며 간간히 딸 안나를 만나는 날들. 그리고 돈만 쫓으며 살아가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동호는 운명으로 엮인 민주를 만나게 되면서 행복하기만 하다. 높이 256m,지상 123층 지하 7층의 거대한 시저스 타워가 개관하던 날, 시끌벅쩍한 이벤트가 이어지고 수 많은 사람들이 시저스타워에서 분주하다. 그러던 중 밤 12시를 알리는 카운트 다운과 함께 시저스타워는 그대로 싱크홀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혁의 아내와 딸 안나, 민주도 건물과 함께 땅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시저스 타워가 세워지기 일주일 전 혁과 아내와 안나의 이야기와 민주와 동호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등의 이이야기부터, 시저스 타워가 싱크홀로 사라져 버린 후 7일간의 싱크홀에서의 사투와 구조등의 이야기를 차례대로 담고 있다. 싱크홀에 갇힌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힘들어 보였고, 처참했다. 이미 다친 사람들과 시체들이 즐비한 암흑속에서 의지할 것이라고는 핸드폰 불빛 하나, 그 마저도 꺼질까 안절부절. 날이 갈수록 허기지고 목도 마르고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날들이 계속 되며, 누군가는 혼자 살기위해 함께있던 사람을 배신하기도 한다.나 먼저 살고 보자는 이기적인 마음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살기 위해선 우선 나부터라는 생각이 위험속에서는 더 팽배해 진다. 누구나 자신의 생명이 더 소중하므로...어쩔 수 없는 선택. 그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먼저 택한다는 것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이들이 더 존경받는 것이겠지만.

지반이 붕괴될까 구조작업이 더뎌지고 위층부터 조금씩 내려가니 혁은 지하에 있을 아내와 안나가 걱정돼 팀을 꾸려 직접 싱크홀로 내려가 구조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처참한 상황들을 보며 생존자들을 구해내게 된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고, 구조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던 사람도 있었고, 끝에선 마음이 좀 먹먹해 지기도 했다. 재난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피가 마르고 힘들겠지만 밖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존을 바라며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아픔도 그 못지 않게 크다는 걸 잘 느낄 수 있었다. 혁이 그랬고 동호가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테니까 말이다.

앞부분은 일상적인 연애나 가족소설, 뒷 부분은 싱크홀 속 거대한 건물에 갇힌 인물들의 상황이나 감정들이 잘 묘사되어 긴장감이 물씬 풍기는 재난 소설의 두가지 느낌을 준다. 가족애뿐만 아니라 연인들의 사랑, 아픔, 눈물, 감동까지 모든 요소들이 잘 담겨있는 소설이었다. 싱크홀속의 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펼쳐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지만...싱크홀, 지진, 쓰나미 등 여러가지 자연재해는 세계곳곳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소설로만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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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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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영국과 프랑스같은 여느 유럽국가들에 비해정보도 관심도 부족한, 광고에서 본 자일리톨과 휘바휘바, 총체적으로 잘 모르는 곳이라 신비스러운 곳. 내 머리속의 핀란드는 이정도로 나열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나도 참 핀란드에 대해서 무지하구나... 그래서 오히려 익숙하지 않아 궁금해 지는 색다른 느낌의 핀란드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제목의 핀란드 하나만 보고 무작정 읽고 싶었던 책, 나를 핀란드 속으로 쏙 이끌어 줄것 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동해안의 시골마을에서 닭을 키우며 지내는 매일의 일상이 계속 반복되던 나날, 문득 그런 삶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한다. 어느곳으로 갈까 고민끝에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출발, 불가리아,루마니아,폴란드 그리고 발트해 해안의 3개국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거쳐 마지막 종착역 핀란드까지. 덕분에 터키에서부터 핀란드까지 많은 나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거의 다 잘 모르는 나라들이라 더 재미있었고 더 흥미로웠다. 

어느 숙소가 시설이 좋고 몇시에 문을 여는지, 예쁜 카페가 어디에 있는지, 맛있는 음식점과 대표적인 음식은 무엇인지, 쇼핑하기 좋은 곳은 어디인지등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보다는 여행을 하며 겪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들과 생각들이 주를 이룬다. 여행서치고는 사진이 조금 적은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재미있고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글들로 그득그득 채워주기 때문에 오히려 적은게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카파도키아에서 삼계탕을 끓여먹고, 새벽 2시에 다다른 브라쇼브의 기차역에서 만난 집시들이 두려워 예정에도 없던 기차를 타기도 하고, 즐거운 동행자 줄리안을 만나 함께 여행하기도 하고, 쿠라르프 기차역에서 사진기를 도둑맞아 잠시동안 사진기 없이 여행을 하기도 했다. 우지의 으스스한 느낌의 호텔에서 오싹한 상상을, 핀란드의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고성에서 오페라 한편을, 렌트카의 속도위반 벌금을 내지 않고 돌아와서 혹시나 올지도 모를 이메일이나 편지를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이야기들과 나라들 중에서도 단연 가장 좋았던 곳은 핀란드였다. 내가 제일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핀란드를 알고 매력을 한껏 느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1.5배가 넘지만 총인구는 500만명 정도라 고요한 곳, 호수와 사우나 그리고 오두막이 많은 곳, 백야가 있는 곳, 과묵하고 무뚝뚝하고 수줍은 핀들이 많지만 젊은이들은 참 친절한 곳, 유기농 채소들이 그득한 곳..나는 이렇게 핀란드를 보고나서 꼭 핀란드에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깨끗하고 조용한 핀란드 숲의 오두막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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