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미사일 위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죽을때까지 ‘그것‘을 못해보고 죽을 것 같아서 미리엄을 찾아간 소년.
그 후 2년 동안 관계를 맺다 파국을 맞으며 학교생활에도 종지부를 찍고 평생 여자와의 관계를 왜곡시켰다.(p.622) 그뿐만 아니라 학업을 중단한 롤런드는 성적요구가 과도한 남자가 되었고 안정적인 직장도 없이 불안하게 떠돌며 자아실현이 안 되는 그런 남자이다.

앨리사가 7개월된 아들을 두고 롤런드에게 쪽지 한장만 남기고 떠난다. 국가보조금에 의지하며 자기 연민에 찬 불행한 삶을 살고있는 롤런드. 3년 후 베를린 장벽 붕괴 현장에서 앨리스를 우연히 만나며 의문이 풀리게 된다. 아내 앨리사는 오직 소설가로서만 살기위해 떠난 이유였다. ‘엄마 노릇‘이 그녀를 침몰시키기전에 탈출해 ‘자신을 발견하겠다‘(p.154)며 어린 아들과 남편을 두고 몰래 떠났다. 그리고 롤런드에게 첫 소설 [여정]을 건넨다. 앨리사는 평생 아들 로런스와 남편 롤런드를 외면하며 문학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산다.

앨리사가 이렇게 남편과 아들을 떠나게 된 것은 엄마인 제인의 영향이 크다.
장모인 제인은 ‘백장미‘ 취재를 하다가 앨리사의 아빠인 하인리히를 만나고 글쓰는 것을 그만두었다. 사랑을 위해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포기한 장모. 후회는 있지만 괴로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모는 아쉬움과 미련이 많았고 그걸 딸인 앨리사에게 자신도 모르게 계속 투영이 되었다.
˝엄마는 결혼이 나를 지울 거라고 말했어.˝(p.276)

어른들의 행동 (미리엄 선생, 앨리사의 엄마)에 따라 아이들의 정서와 인생이 달라진다. 어떤 인생이 잘 산 인생인지 정답은 없지만, 각각 만족하는 삶이 잘 산 인생이 아닐까. 평생 아들과 남편을 남처럼 여긴 앨리사도, 그리고 혼자 롤런스를 키우며 산 롤런드도.

----------------------------------------------------------

˝회한. 내가 엄마의 회한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이 공포스러웠어. 엄마의 삶이 내 삶을 질질 끌고 가는게, 엄마의 구렁텅이로 끌어당기는 게 느껴졌어. 엄마는 거의 작가가 될 뻔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난 엄마의 실패와 함께 자랐지.˝(p.344)_ 앨리사

˝자신은 어린시절과 십대 내내 내가 행복해하는, 진짜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그러면서 내가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고 했어. 우리 가족의 삶을 포용하지 못했다고. 내가 삶에 기만당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 내가 미련을 버리지도, 기쁨을 누리지도, 딸과의 삶을 사랑하지도 못했다고. 그 애는 나를 사랑했기에, 나와 너무도 가까웠기에 자신에게 행복을 허락할 서 없었다고 했어. 그건 또하나의 배신이 될테니까. 앨리사는 행복해지는 대신 나를 추종하고 모방하고 내가 되었다더군. 나처럼 삶에 적대적이 되었대.˝ㅡ 제인(엄마).(p.316)

˝난 침몰하지 않을거예요! 나 자신을 구원할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마를 구원할 수도 있겠죠!˝(p.317)_ 앨리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