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본소설을 읽었다. 미야자와 리에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는 아직 못봤지만 아마 영화로 봤다면 속이 터졌을것 같다. 공허함을 느끼고 있던 우메자와 리카에게 어느날 우연히 하라바야시 코타를 만나게 되면서 남편으로부터 불편했던 그런 것들이 코타를 만나면서 채워지는것을 느끼고, 그것을 연장하기 위해 고객의 돈을 가로채는 부정을 계속해서 저질렀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히 그런 부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굳이 넓은 세상까지 바라보지 않더라도 주위를 돌아보면, 있는사람들은 본인을 소중하게 여기고 없는사람들은 본인을 함부로 대하는걸 볼수있다. 꼭 그렇다는것도 아니고, 비하도 아니지만 길을 가다보면 파지 고물등을 줍는 사람들은 차가 오거나 말거 막 그냥 가는 사람들을 볼수있다. 차가 부딪치면 내가 손해인데… 돈이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없는 사람들에게는 서로 물어뜯고 무시하고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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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예전에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말캉거렸다….거기에는 악의 경멸도 오만불손함도 없고, 그저 포근한 선의만이 있었다. 리카는 은행에 거액의 정기예금이 있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사람들이 있었다. … 예를 들면 통장을 리카에게 맡긴 나고 다마에, 야마노우치 부부등. 해말게 웃고, 목소리가 거칠어지지 않고,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쉽게 사람들을 믿고, 악의 같은 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상처 입힐지도 모르는다는 생각은 눈곱만치도 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은 돈이라는 폭신폭신한 것에 둘러싸여 살아왔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리카는 그래서 출근을 위해 역에 갈 때나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붐비는 전철을 탈 때면, 주위에 자각 없이 뿌려진 채 방치된 악에 새삼 놀랐다. 먼저가기 위해 노인을 밀치고 가는 여자가 있고, 그 인간 뒈졌으면 좋겠어 하고 깔깔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금발의 여자아이들이 있고, 가방에 손을 찔러 넣고 정액권을 찾는 리카에게 혀를 차며 어깨를 부딪치고 가는 젊은 남자가 있고, 할머니를 밀어내고 빈자리에 앉는 중견 남자가 있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잔돈을 던지는 역내 매점의 판매원이 있었다. 전봇대 아래에 토사물이 펼쳐져 있고, 약국 계산대에는 긴 줄이 있고, 번화가 보도에는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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