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네이트 (일반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반지수 일러스트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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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힘든 일을 겪어도 사람은 '그 시간이 나를 성장시켜주었다'라던가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라고 감사한다. 슬퍼하거나 상처받은 시간을 억지로 긍정한다. 그럴 리가 없다.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은 하지 않는 편이 당연히 낫다.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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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는 고등학생만 사용할 수 있는 유명한 매칭 앱으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요리에 관심이 많아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얼터네이트 커뮤니티에서 악플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이루루, 자긴의 DNA검사를 통해 자신과 맞는 상대를 찾으려 하는 유전자에 관심 많은 나즈, 학교 중퇴 후 함께 음악을 하던 옛 친구를 찾기 위해 앱에 가입하려 하지만 가입할 수 없어 친구 찾기가 어려워지고 다른 친구와의 관계에서 '얼터네이트'의 중요성을 깨닫는 나오시, 세명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SNS나 다양한 앱을 통해 누군가를 만나고,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당연시 된 요즘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으면,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작은 일에 서운해하거나 기뻐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10대 아이들의 모습들을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담겨있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쉽게 실망하고, 포기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서 용기를 얻고 위로를 얻으며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한뻠씩 성장해 나간다.

주목받고 싶어 하는 마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간절함,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삶은 비단 청소년뿐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풋풋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도 그 시절을 지나왔고, 그 시절에만 할 수 있는 고민과 기쁨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 제42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 수상
- 제8회 고교생나오키상 수상
- 제164회 나오키상 후보작
- 2021년 서점대상 후보작
- 2021년 [다빈치] BOOK OF THE YEAR 소설 랭킹 1위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만큼 작가도 유명한 연예인이다.
쟈니스의 NEWS 멤버라고...
내 시대의(;;;) 사람이라면 많이들 알고 있을 쟈니스라는 소속사와 야마삐!(야마시타 토모히사) NEWS라는 그룹은 알지만 사실 나는 야마삐만 알고 있었는데, 작가로 인정받는 멤버가 있었다니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아이들의 사랑, 우정, 꿈, 이별, 도전, 희망들이 한대 어우러져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지금의 시대상을 잘 반영해 풋풋한 청춘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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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1
한정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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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시기 내내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노동자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다 임금 두세 배 낮았다. 오죽했으면 강주룡이 기와 위에 올라가 여성 노동자의 권리 시위를 했을까. 그러니 공장에 가도 아픈 곳이 없이 나오면 다행이었다. 변변한 학벌도 집안도 내세울 게 없는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몸을 판매하고 돈을 받는 일을 하곤 했다.p94

“지금 조선 바닥에 누군들 안 힘든사람 있냐고 하면 할 말 없겠지만, 여자들 참 힘들어. 근데 이렇게 기사 쓸라치면 윗선에서 무슨 남자 여자 편가르냐고 해. 아니, 대항 세력이 돼야 뭘 가르든 말든 가능한 소리 아니냐. 거의 뭐 여자는 있지도 않은 존재들 취급인데. 그리고 일제 때부터 기사 뒤져보면 사실이 그러한데 내가 무슨 편이냐, 편은. 미군 들어와 세상이 달라졌다고,정서적 종속은 뭐 중속이 아닌가? 나중에 달라진다고 하면 그땐 내가 사과할게. 백 번!”p122-123

종로 경찰서의 검안의 연가성은 여성 탐정 '세 개의 달'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문화부 기자 운서는 마치 셜록홈즈와 왓슨박사처럼 콤비로 윤박 교수의 살해사건의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실은 미군에 의해 살해되었지만, 범인이 미군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여론이 악회될것을 우려해 사건을 조작하려 여성 세명을 용의선상에 올린다.
가성과 운서가 사건에 한발자국씩 다가갈수록 실은 윤박교수가 용의자로 지목된 세 여성을 이용하고 착취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일제의 패망과 함께 그들의 악행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주권을 갖지 못한채 미군의 간섭에 있었던 시대가 배경으로, 여성인권이 짓밟히던 이야기를 담았다.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여성과 성소수자는 여전히 억압과 배제의 대상이고, 폭력을 당한다.
추리소설처럼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범인을 밝혀내고, 찾아내는 것이 주된 내용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고, 폭격 당하고, 말살당했던 약자의 이야기를 담아 제법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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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아침밥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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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과 다정함을 가진 14마리 생쥐 가족의 아침 식사 준비!
엄마는 달콤한 냄새를 솔솔 풍기며 빵을 굽고, 아빠는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담백한 수프를 끓인다. 아이들은 다 함께 산딸기를 따러 간 숲에서 다양한 곤충들을 만나고, 멋진 폭포도 구경하고, 예쁜 꽃과 나무들이 가득한 풍경을 즐긴다.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식사!
행복이 여기 있었네!

서로가 연대하며, 식사준비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배려하고, 돕는 모습들과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번에도 역시 잘 담아냈다.

14마리 쥐들의 행동과 표정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생물들을 찾는 즐거움도 있다.

이번엔 아침밥!
밥이란 주제에 유독 반가웠던 그림책 ㅎㅎㅎ
소소한 행복과 귀엽고 사랑스러운 가족들의 일상이 잘 담겨져 있어 이번에도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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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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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엘리베이터를 탔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인생이 선택에 달렸고 우리가 택한 길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순 헛소리다. 이 일만 봐도 알 수 있다. 계단으로 올라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나 우리가 3층에 도착할 거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혹한 운명이 장난을 걸어오면 어느 길을 택하든 똑같은 곳에 다다르게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이를 먹으면 생각이 바뀐다고 하지만 이 생각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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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를 보고, 망자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제이미가 화자로 어릴때부터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망자는 제이미의 물음에 거짓말을 할 수 없고,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제이미의 엄마는 제이미의 그런 기이한 능력을 애써 외면하려하지만, 이웃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거나, 출판관련 일을 하는 그녀의 에이전시 인기 시리즈 작가가 갑작스레 죽자, 막막한 생계와 시리즈 완결편을 위해 아들의 능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연쇄 폭탄 살인범의 숨겨진 폭탄 위치를 파악해 인명 피해를 막고, 도저히 풀 수 없는 범죄 사건들이나 범인을 찾는 등의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지금의 제이미는 6살 제이미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많았음을 깨닫게 되고 항상 '나중'이라는게 있으며, 우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항상 '나중'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어찌보면 흔한 소재이고, 이미 식스센스와 비슷한 구성이라 새롭지 않다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기존의 스티븐킹의 강렬하고 자극적인 이야기, 충격적 반전 등에 익숙하다면, 조금은 심심하고 정적인 느낌일 수 있으나, 기이한 능력을 가진 어른아이였던 제이미가 사건을 통해, 망자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에 씁쓸하면서도, 제법 말랑말랑한 성장소설 같아 읽는 동안 흐믓하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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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동 사람들 - 공단 마을 이야기 보리 만화밥 12
이종철 지음 / 보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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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p223

-일을 하며, 자꾸 들었던 생각이 있다.
왜 학교에서는 입시 교육만 가르쳤을까?
살아가는 방법,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학교가 아니어도, 누구라도 말해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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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공단마을인 제철동에서 살았던 이종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주인공 강이는 일곱살에 제철동으로 이사와 공장노동자들을 위해 식당을 운영하던 부모님과 여동생 별이와 함께 식당에 딸린 단칸방에서 지낸다. 상주식당 아들이라 불리며 제철동의 많은 어른들과 또 또래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지낸다.
강이는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들, 식사를 하러 오는 공장노동자들, 시장의 상인들, 다방 누나, 동네 형들과 동생들, 친구들,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 한다.

친구들과 개천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자전거를 타고, 별일 아닌 것들에 까르르 웃고, 장애가 있는 동생을 챙겨주고, 누군가를 위해 위로해주기도 하고, 친구들과 몰래 술 담배를 하기도 하면서 좋은일과 나쁜일들을 함께 하며 유년시절을 보낸다.
마냥 철없이 지내던 아이들은 수능이 끝나고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리다고 돈을 적게 주고, 안정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위험한 현장에서 2인1조가 아닌 홀로 근무를 시키고, 때때로 산업재해 사고가 나는걸 목격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가정형편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없고, 그만 둘 수 없고, 잠깐 멈춰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없고, 꿈꿀 수도 없는 형편도 되지 않는 친구들의 삶이 안타깝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했다.
그리고 만화가를 꿈꾸던 강이는 자신의 꿈을 이뤘으나 여전히 빠듯한 형편에 투잡을 뛰고, 짬짬히 만화를 그리며 동생 별이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이뤘고 또 언제든 힘들면 돌아오라고 말하는 가족이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포항의 공단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실감나게 담아내 담백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유년시절의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내 곁에 있었던 좋은 사람들과 잊었던 친구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까대기가 열악한 택배노동자의 현실을 그려냈다면 제철동 사람들은 사람냄새 폴폴 풍기는 따뜻함을 그려냈다.
역시 이번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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