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1
한정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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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시기 내내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노동자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다 임금 두세 배 낮았다. 오죽했으면 강주룡이 기와 위에 올라가 여성 노동자의 권리 시위를 했을까. 그러니 공장에 가도 아픈 곳이 없이 나오면 다행이었다. 변변한 학벌도 집안도 내세울 게 없는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몸을 판매하고 돈을 받는 일을 하곤 했다.p94

“지금 조선 바닥에 누군들 안 힘든사람 있냐고 하면 할 말 없겠지만, 여자들 참 힘들어. 근데 이렇게 기사 쓸라치면 윗선에서 무슨 남자 여자 편가르냐고 해. 아니, 대항 세력이 돼야 뭘 가르든 말든 가능한 소리 아니냐. 거의 뭐 여자는 있지도 않은 존재들 취급인데. 그리고 일제 때부터 기사 뒤져보면 사실이 그러한데 내가 무슨 편이냐, 편은. 미군 들어와 세상이 달라졌다고,정서적 종속은 뭐 중속이 아닌가? 나중에 달라진다고 하면 그땐 내가 사과할게. 백 번!”p122-123

종로 경찰서의 검안의 연가성은 여성 탐정 '세 개의 달'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문화부 기자 운서는 마치 셜록홈즈와 왓슨박사처럼 콤비로 윤박 교수의 살해사건의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실은 미군에 의해 살해되었지만, 범인이 미군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여론이 악회될것을 우려해 사건을 조작하려 여성 세명을 용의선상에 올린다.
가성과 운서가 사건에 한발자국씩 다가갈수록 실은 윤박교수가 용의자로 지목된 세 여성을 이용하고 착취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일제의 패망과 함께 그들의 악행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주권을 갖지 못한채 미군의 간섭에 있었던 시대가 배경으로, 여성인권이 짓밟히던 이야기를 담았다.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여성과 성소수자는 여전히 억압과 배제의 대상이고, 폭력을 당한다.
추리소설처럼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범인을 밝혀내고, 찾아내는 것이 주된 내용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고, 폭격 당하고, 말살당했던 약자의 이야기를 담아 제법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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