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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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엘리베이터를 탔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인생이 선택에 달렸고 우리가 택한 길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순 헛소리다. 이 일만 봐도 알 수 있다. 계단으로 올라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나 우리가 3층에 도착할 거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혹한 운명이 장난을 걸어오면 어느 길을 택하든 똑같은 곳에 다다르게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이를 먹으면 생각이 바뀐다고 하지만 이 생각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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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를 보고, 망자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제이미가 화자로 어릴때부터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망자는 제이미의 물음에 거짓말을 할 수 없고,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제이미의 엄마는 제이미의 그런 기이한 능력을 애써 외면하려하지만, 이웃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거나, 출판관련 일을 하는 그녀의 에이전시 인기 시리즈 작가가 갑작스레 죽자, 막막한 생계와 시리즈 완결편을 위해 아들의 능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연쇄 폭탄 살인범의 숨겨진 폭탄 위치를 파악해 인명 피해를 막고, 도저히 풀 수 없는 범죄 사건들이나 범인을 찾는 등의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지금의 제이미는 6살 제이미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많았음을 깨닫게 되고 항상 '나중'이라는게 있으며, 우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항상 '나중'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어찌보면 흔한 소재이고, 이미 식스센스와 비슷한 구성이라 새롭지 않다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기존의 스티븐킹의 강렬하고 자극적인 이야기, 충격적 반전 등에 익숙하다면, 조금은 심심하고 정적인 느낌일 수 있으나, 기이한 능력을 가진 어른아이였던 제이미가 사건을 통해, 망자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에 씁쓸하면서도, 제법 말랑말랑한 성장소설 같아 읽는 동안 흐믓하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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