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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의 시대 - 펭수 신드롬 이면에 숨겨진 세대와 시대 변화의 비밀
김용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잔소리하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저 가도 될까요? 저 퇴근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신이 날 리 없잖아.”
어딜 가나 펭수가 보인다. 뚱한 표정의 거대한 10살 펭귄이 어딜 가나 대세다. EBS의 사업력이 떨어지고 자구책을 찾다가 시작하게 된 유튜브는 대단한 스타를 탄생시켰다. ‘에이, EBS는 교육방송인데 뭐 얼마나 재밌겠어? 뿡뿡이, 뚝딱이, 번개맨 같이 애들 캐릭터겠지?’ 라는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캐릭터에 관심조차 갖지 않던 친구의 펭수타령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본인이 보고 있던 유튜브를 나한테 추천해주며, 꼭 보라고, 너무 재밌다며, EBS가 빨리 굿즈를 만들어야 되는데, 언제 나오나며, 열을 올렸다. 평소에 늘 침착하던 오덕스러운 너가 이번에는 펭귄이냐?로 시작됐던 것이 펭수와의 첫 만남이었다.
대세는 곧 사그라들 것이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6개월이면 사라질 식상한 캐릭터라 비웃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왜 인기있는지 모르겠다며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꼰대라는 점이었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취향은 존중해 주길 부탁해.”,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살아라. 눈치 챙겨.”,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이 안 되니 긍정적인 사람들과 이야기하세요.”
서열관계가 뚜렷한 한국사회에 펭수의 등장은 파격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사장이름을 부르고, 당당하게 휴가를 떠나며, 퇴근 후 카톡은 거부한다. 모든 게 너무 당당하여 당황스럽게 통쾌하다. 꼰대에게 맞서고, 성별이 없어 남녀차별이 불가하고, 엉덩이 춤을 추는 엉뚱 매력에, EBS를 대표하는 캐릭터인지라 묘하게 예의를 차리는, 그야말로 시대를 반영한 캐릭터 ‘펭수’가 사랑받는 이유다.
‘펭수’는 이제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몸값은 7억원이 넘으며, 드라마 출연부터 시작하여 코카콜라, LG생활건강 등 브랜드와의 컬래보레이션, BTS를 제치고 올해의 인물에도 등극 되었을 뿐 아니라 영국 BBC에서도 보도되었을 정도다. 이쯤되면 이제 세계진출을 노려볼만도 하다.
대한민국의 ‘펭수앓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펭수 탄생 당시 어린이 대상의 캐릭터로 출발해서 20-30대가 열광하는 캐릭터로 포지셔닝을 빠르게 전환한 펭수. 이 여세를 몰아 글로벌하게 좀 더 경쟁력있고 영향력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길 바란다. 펭수를 탄생시킨 기획자들의 촉이나 대응, 기획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세계적인 한국 캐릭터 ‘펭수’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 책 속에서...
처음에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기획되었던 펭수는 현재 2030세대에게서 더 뜨거운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 제작진은 초기에 기획한 콘텐츠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를 면밀히 살펴 신속하게 변화를 주면서 펭수를 계속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 책 속에서...
EBS 역대 캐릭터의 데뷔 연도를 기준으로 선후배를 정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발상을 통해 꼰대 논쟁을 끄집어낸 것이다. 이것이 2030세대가 펭수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중 하나다.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직장에서 겪고 있는 선후배 간 갈등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 책 속에서...
‘펭수의 고향 남극으로’라는 에피소드에서 “새해를 맞아 고향에 감. 카톡 안 받아요.”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진다. 펭수를 찾아간 제작진이 다음 날 촬영인데 갑자기 사라지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내일이 촬영이잖아요? 저 오늘 월차 냈습니다.” 하며 당당히 휴일에는 카톡 하지 말라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휴일에 연락하면 지옥 갑니다.”, “일도 쉬어 가면서 해야죠.”
📚 책 속에서...
펭수가 글로벌 스타가 되려면 환경이나 젠더, 윤리 이슈에 좀 더 투자해야 한다. 한국에서 펭수가 사랑받은 결정적 계기가 안티 꼰대였다. ...... 지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는 환경, 젠더, 윤리, 불평등 문제다. ...... 글로벌 10~30대, 즉 MZ 세대의 공감과 함께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펭수는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