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
박준석 지음, 이지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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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살 준석이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한때 가습기 살균제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누군가는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평생을 후유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대부분 그 고통은 고스란히 어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를 끊임없이 관리했던 엄마들의 몫이었다.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가시로 다가왔다. 지금도 그들의 아픔은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을 엮은 열 세살 준석이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이다. 숨이 딸려 운동을 잘 하지 못하고, 대두분의 생활을 집안에서 지내야만 한다. 폐의 반이 상처를 입었기에 준석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뛰어놀지 못하고 책에만 몰두했다. 1만여권의 책을 읽은 아이의 깊이는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때때로 보여주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기만 하다.


솔직하고 귀여운 준석이의 글들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따듯하게 해줄 수 있는 우리 어른들이 대체 무엇을 해야할까, 어떻게 해주면 될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모두에게 가 닿기를... 그래서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 책 속에서...
첫 번째, 숨이 딸려 운동을 대부분 잘 못합니다.
두 번째, 운동 능력이 떨어져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습니다.
세 번째, 풍선을 불어야 하는 경우에는 바람 넣는 기기나 다른 아이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네 번째, 단소와 같이 리드가 없는 관악기는 불 수가 없습니다.
다섯 번째, 병원에 너무 자주 가서 학교에 빠지게 됩니다. 저는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습니다.
여섯 번째, 자꾸만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나와서 항상 휴지를 휴대해야 합니다.
일곱 번째, 살이 없습니다. 그래서 살에 주사를 놓을 때 여러 번 찌르는 경우가 많아 무척이나 아픕니다.
여덟 번째, 다른 아이들이 툭 치면 ‘발라당’하고 넘어집니다. 친구들과 몸으로 부딪치는 재미있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쉽게 밀리고 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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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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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은 성장소설. ‘우린 괜찮아’라는 제목부터 우리에게 위로를 전해주는 듯하다.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한 해 가장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수여하는 프린츠 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상의 취지에 걸맞게 흔들리는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주인공은 이미 엄마를 잃었으며, 의지하던 할아버지마저 엄마를 앗아간 바다에서 또다시 잃어버린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녀의 단짝 친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그곳을 떠나고 둘의 마음은 애틋해지기만 한다.


자칫 이 소설을 동성애를 다루었다 치부하기 쉽지만, 사랑과 우정을 오가는 그녀들의 애닯은, 때로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성장통을 앓는 모습을 잘 묘사하였다.


끝이 없을 듯한 고통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은 있듯 결국 희망은 찾아온다. 한 소녀의 아픈 성장통을 보며 상실과 방황,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들로 우리는 위안을 받는다. 혹시라도 아픔을 겪고 있다면 이 소설을 통해 깊은 위안을 받을 수 있길 바래본다.



📚 책 속에서...
“연습한 지 너무 오래됐다.” 그러더니 우리의 코가 서로 맞닿을 때까지 내 쪽으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목 안쪽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 순간 메이블이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댔다.

📚 책 속에서...
내가 예전에 세상을 이해하던 방식과 지금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르다. 나는 이야기를 읽고 눈물을 흘리고 책을 덮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에 울림이 있고 가시처럼, 종기처럼 도무지 떠날 줄 모른다. “넌 혼자였구나.” 메이블이 말한다. “그 시간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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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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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영원 빼고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 맞긴 하지만 그럼에도 줄구하고 우리는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을 갈구한다. 어쩌면 현재 상태의 것들보다는 예전에 머물렀던 나의 과거나 옛 추억들, 아이들의 순수함, 어른들의 지혜 같은 것들은 그 상태에 머물러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지 않을까?


이 책은 어릴 적 기억을 소환한다. 소소한 기억들로부터의 추억 소환. 마치 카세트 라디오를 켜고 지지직거리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어 과거로 돌아간다. 거기서는 붐붐 머리를 한 사람들이 추억을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그것을 녹음하려고 애쓴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안된다. 시작과 끝을 딱 맞추어 공테이프에 녹음을 해두어야 계속 들을 수 있으니.


책에 나오는 소소한 이야기들과 옛 것을 기억나게 하는 사진들은 절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변하기만 하는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한다.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우리 옆의 소소한 것들에 대해 피식 웃음짓게 한다.


길을 걷다가 조카의 낡은 시계를 사고, 버스를 타다가 머리를 찧고, 이러한 일련의 사소함들이 진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결국 진짜 변하지 않는 것은 소소함으로 뭉쳐진 우리의 일상일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딥러닝으로 개인화가 진행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기억은 절대 변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소소함에 대해 감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일상이 평범하여 다행이다. 모든 게 평안하여 다행이다. 변하지 않는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이 책으로 인해 잠시나마 여유로워져서, 충만해져서 참으로 다행이다.



📚 책 속에서...
6살짜리 조카가 겨울 왕국을 그린다면서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본다. ...... 진지한 표정으로 얼음은 무슨색으로 그려야 하냐고 묻는다. 나는 귀찮은 마음에 그냥 차갑게 해서 그리면 된다고 대충 말을 던진다. ...... 한참이나 조용해서 거실로 나가보니 냉장고에 있던 얼음 하나를 꺼내와 하늘색 크레파스 위에 곱게 올려두고 있다.

📚 책 속에서...
사람들은 오직 화려하게 차려진 것들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정말 가치 있는 움직임을 등한시하는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사람의 말이라서 더 힘이 실리는거지, 가만 보면 서울역의 노숙자도 그 깊이는 부족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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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를 위한 위로
이솜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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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에게 기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단히도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당신을, 나는 믿습니다.” <책 속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걸 알면서도, 늘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간다. 남들만 행복한 것 같고, 잘 사는
것 같아.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나의 그림자가 나의 옷자락을 자꾸 집어 삼키는 듯 하다.


우리는 남들과 비교하며 살아가느라 정작 내 인생을 살아내지 못한다.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고 살아간다. 남들보다 좋은 집과 좋은 차, 명예와 권력에의 유혹에 자유롭지 못해 늘상 가난한 인생을 살아내느라 삶이 고달프다. 수백수천하는 명품가방 하나 없이 친구 만나는 것이 두려운 우리네 인생. 참으로 가난하기 그지없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를 응원한다. 남들 시선에 의식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당당하고 소신있게 살아가기를, 자신을 인정하며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며, 이러한 나라도 사랑스럽게 바라볼 줄 아는 일, 진짜 내 인생을 사는 일일테다.


책의 글귀들로 위로를 받는다. 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저자처럼, 난 더워죽어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 다시 한번 나의 삶을 돌아본다. 남들 속도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 나는 나의 속도로 갈터이다. 누가 뭐라하든 말이다.




📚 책 속에서...
나를 아끼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존감’에 얽매여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정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그저 지금 이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

📚 책 속에서...
진정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 역시 진정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온전한 나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내려놓고 그은 선을 지우니, 그제야 주변의 소중한 인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나를 사랑하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모두 나에게서 시작된다.

📚 책 속에서...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도 결국 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세상의 잣대에 흔들리지 말고 온전히 나를 사랑하고 안아주세요. 오늘도 수고했다고, 잘하고 있다고, 결국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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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와이프
에이미 로이드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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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그 사람이 살인자인가, 아닌가?’


이노센트 와이프는 괴물신인의 심리스릴러이다. 정교한 구성과 탁월한 연출력, 그리고 완벽한 캐릭터 설정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출간과 동시에 베셀에 오르며, 15개국에 번역 출간되고, 영화판권까지 체결되었다고 하니 인기의 정도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터이다.


18세의 아름다운 소년이 살인자로 체포되고, 그 사건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역시 얼굴이 다하는 건지, 티비 출연 이후 살인자로 복역 중인 매력적인 데니스는 만인의 연인이 되고, 그들은 데니스를 사면에 이르게까지 한다. ‘저런 멋진 사람이 살인자일리 없다.’며 말이다.


이전에 이와 비슷한 사건을 본 적이 있는데, 인간의 이성은 가끔 감성에 휘둘려 판단력을 상실한다. 특히나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을 얼마나 바보처럼 만들어버리는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머리카락에만 흥분하는 남자, 그를 완벽하게 사랑한 여자. 과연 그들의 관계는 어디로 치달을 것인가?’


여튼 열렬한 팬 중의 한 명이었던 서맨사와 데니스는 결혼까지 이르게 되면서 본격적인 전개는 시작된다. 결혼생활과 함께 시작된 의문의 사건들은 점점 이야기로 빠져들게 한다. 이 소설은 인간의 광기어린 욕망과 더불어 본성을 보여주며 그 안에 감춰진 본질을 들여다보게 한다. 과연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소설이지만 단순히 소설로만 넘길 수 없는 인간의 광기가 섬뜩하다. 현실에서 없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 책 속에서...
두 사람은 함께 침대에 누웠다. 침대는 아침 청소 때 정돈된 상태 그대로였다. 샘이 눈을 감고 누워 있는 동안 데니스는 샘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손가락에 감아 점점 더 세게, 급기야 아플 때까지 잡아당겼다.

📚 책 속에서...
여자애는 입술이 사라진 입으로 웃고 있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몸통이 사라지고 척추가 목에서 삐져나왔으며 생쥐 같은 머리카락 끝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 샘은 자신이 숨을 참고 있음을, 그리고 자신의 손가락이 사진 속 여자애의 목에 닿아 있음을 깨달았다. 마치 케이블을 풀고 다시 숨을 쉬게 해줄 수 있을 것처럼.

📚 책 속에서...
샘은 데니스가 자신을 원하지 않은 게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샘의 육체나 치아가 아니었다. 샘의 혈관에 맥박 치는 피의 온기였다. 가슴의 오르내림. 키스할 때 데니스와 닿는 샘의 움직임. 샘은 메스꺼움을 느끼며 사진들을 도로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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