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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까마귀 ㅣ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3
박지안 지음 / 허블 / 2020년 7월
평점 :
가끔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는 소설이다. 그것도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현실. 내가 처한 현실이 가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뇌를 혼란스럽게 할지니. 그것이 우리가 SF소설을 읽는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김초엽 작가의 <우빛속>을 출간해낸 동아시아 출판의 허블이 또다시 새로운 시도를 한다. 젊은 SF 여성 작가들의 소설 모음이다. 그들의 시선은 역시나 독특한 매력으로 나를 매료시킨다. 동시 출간된 <깃털>, <독립의 오단계>, <하얀 까마귀>는 친자매처럼 많은 것이 닮아있지만, 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
‘가상현실’, ‘호러’, ‘로봇’, ‘초능력’ 등의 소재를 담은 이 소설들은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인 동시에,에, MBC SF 앤솔러지 시리즈 ‘SF8’의 원작소설을 모두 수록하고 있단다. ‘SF8’은 여덟 명의 감독들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각기 다른 원작을 해석해낼 예정이라하니 기대감이 고조됨은 말할 것도 없다. 8월 방영 예정이라는데, 음... 어디서 언제 하는지 얼른 찾아봐야 겠는걸...
••1권 <깃털>, 김혜진 작가••
작은 책이지만, 다시 세 편의 소설로 나뉘어져 있다.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로시카 같은 느낌이다.
•깃털•
로봇 새와 함께 사람들의 장례를 치뤄주는 우주장의사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우주에서 살았지만, 죽어서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남자의 의뢰로 소설은 진행된다. 깃털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로봇 새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따뜻하고 몽환적인 내용의 소설.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간병로봇 TRS의 이야기이다.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어머니를 돌보는 주인공의 유일한 말벗인 간병로봇은 주인공의 자살을 감지한다.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발생하는 많은 윤리적인 문제를 담은 소설. 요즘 한참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문제라 흥미로웠다.
•백화•
해수면 상승으로 모든 도시가 물밑으로 가라앉고, 새로운 종족으로 구성된 해상도시가 생겨난다. 진화된 종족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이 또한 지구가 직면한 환경파괴 문제인지라 상상 속으로만 그릴 수 없는 무거운 주제. 인류가 만들어낸 재앙은 다시 인류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2권 <독립의 오단계>, 이루카
•독립의 오단계•
인간의 신체 일부를 사이보그화 했을때 일어나는 일들. 인간일까? 인간이 아닐까?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봐야만 하나를 법정에서 다루게 되는 소설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가치관은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윤리적 문제에 대해 고민을 던진다.
"심사위원들도 잠시 토론을 하게 할 만큼 인공지능과 관련된 윤리적 법적 문제를 충격적으로 다룬 작품" <배명훈 소설가>
•새벽의 은빛 늑대•
대기오염으로 필터마스크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를 그렸다. 바이크를 탔던 세 명의 할머니는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 할머니들의 옛추억을 다루었지만, 작가는 할머니들의 찬란했던 과거와 함께 지구의 찬란했던 과거를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루나벤더의 귀가•
가상현실 치료게임에 참여해 식물인간이 된 친구의 의식을 구해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이다. 앞선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는듯 하다. 우정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작품. 결국 미래에서도 인간의 사랑, 정 등은 불변의 진리일터이다.
••3권 <하얀 까마귀>, 박지안••
게임 방송과 VR 공포 게임을 소재로 하였다. 스타 게임 BJ 였던 주인공이 하여 한때의 잘못으로 모든 부와 명예를 날린 후, 회복을 위해 가상 게임을 하게 되지만 게임 속에서 학창시절의 왕따 트라우마를 다시 겪게 되며, 게임 속에 갇히게 되는 소설이다. SF이기는 하지만, 손에 잡힐듯 근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EXID의 하니가 주연이라고.
세 권의 소설들은 어쩌면 이미 우리에게서 시작되고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들인 젊은 여성 작가들은 인간의 욕망과 윤리, 심리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인지도. 이미 겪고 있지 않은가. 살인 바이러스와 자연재해의 대재앙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