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에게 책을 읽어줄 때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그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였다. 그러면 나는 무식하다며 그를 놀렸다.
언젠가 나즈루딘 율법사 이야기를 읽어주고 있을 때였다. 그가 갑자기 말했다.
"그 말이 무슨 뜻이죠?"
"어떤 말?"
"저능아라는 말."
나는 싱글거리며 말했다.
"그걸 모른단 말이야?"
"몰라요."
"하지만 그건 너무 흔한 말이잖아!"
"그래도 나는 몰라요."
그는 내 말에 독살스러운 데가 있다는 걸 알았을지 몰라도,
그걸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 P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산과 나는 같은 젖을 먹고 자랐다. 우리는 똑같은 뜰에 있는 똑같은 잔디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같은 지붕 밑에서 첫말을 했다.
내게는 ‘바바‘가 첫말이었다.
그에게는 ‘아미르‘가 첫말이었다. 그건 내 이름이었다.
지금 돌아보니, 1975년에 일어났던 일과 이후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에 대한 토대가 그 첫말에 이미 있었던 것 같다. -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탈로니아 찬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혹한 전선 속 의용군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었는데 초반에는 총 하나 제대로 맞추는 이 없는 허당스러운 모습들이 묘사되어 조금은 긴장감을 낮추고 읽었다. (덤덤하게 내뱉는 유머 섞인 말들 덕분인 것 같다. 조지 오웰의 블랙유머!!)

그런데 그렇게 준비되지 못한 뜨거운 가슴만으로 참전했던 그리고 의용군 임금을 받기위해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어린아이들로 구성된 ‘오합지졸’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현실이 정말 ‘희가곡’이 맞구나를 느낀다.

서너달을 전선에서 보낸 이들이 받은 것들은 악의를 가진 의도적인 편견과 어두운 감옥에서의 죽음이었다. 역사를 제대로 잘 알아야하고 관심을 끊임없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더 깊게 들어가고는 있는데 현재 처해진 상황들과 맞닿는 부분들에서는 가슴이 턱 하고 막힌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아야겠다. 적어도 집 밖에 일어나는 상황들에 눈치채지 못 하거나 아니면 그런척을 하듯 관심없이 이 사회가 ‘정상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진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조된 범죄 혐의도 없이 그저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악의로 인해 투옥이 되고, 혼자 내팽겨진 채 죽어 간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 P3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때를 돌이켜볼때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는 당시에 우연히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 갑자기 내 시야에 흘끗 들어온 민간인의 모습이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의미 없는 소등으로 비칠 뿐이었다. 최신 유행하는 옷을 입고 람블라스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던 여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녀는 장바구니를 들고 하얀 푸들을 끌고 갔다. 한두 블록 떨어진 거리에서는소총이 시끄럽게 땅땅거렸다. 물론 그 여자는 귀머거리였을 수도 있다. - P2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