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인생에서 목적을 찾고 그걸 위해 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삶에 목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은 삶을 살고 나서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이라는 것도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나는 그걸 다 이뤘으니, 목적도 없어지고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 P184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먼저 읽고 아프가니스탄의 아픔과 현실을 더 알고 싶어서 그 다음으로 <연을 쫓는 아이>를 읽어내려갔다. 사실 또 다른 분명한 이유가 내게 있었다. 그것은 글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었던 내 마음 때문이였다. 할레드 호세이니가 들려주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참담한 현실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고통도 운명인듯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에는 눈물이 흘렀다. 이 참혹한 현실이 끝난게 아니기에......편안하게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읽는 것 조차가 너무나도 죄스러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아플거라 예상했다. 내가 어떤 도움도 주지 못 하면서 마음만 아파하는게 다시 또 내 가슴을 고통스럽게 할 거라는 것도 말이다. 그런데 작가님은 그런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그 아픔들을 정성을 다하여 더 다치지 않도록 어루만져가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책을 다 읽고 나면 따뜻한 위로를 받는 감정이 든다. “우리 모두 그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사랑으로 구원해주자. 그러니 너무 미안해만 하지 말아라.”라고 오히려 감싸주는 것 같다. 물론 내 자신이 얻고 싶었던 위로만 받고 사라지는 것 같아서 미안함에 내 맘 편하자고 그리 생각하는걸지도.
참혹한 전선 속 의용군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었는데 초반에는 총 하나 제대로 맞추는 이 없는 허당스러운 모습들이 묘사되어 조금은 긴장감을 낮추고 읽었다. (덤덤하게 내뱉는 유머 섞인 말들 덕분인 것 같다. 조지 오웰의 블랙유머!!) 그런데 그렇게 준비되지 못한 뜨거운 가슴만으로 참전했던 그리고 의용군 임금을 받기위해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어린아이들로 구성된 ‘오합지졸’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현실이 정말 ‘희가곡’이 맞구나를 느낀다. 서너달을 전선에서 보낸 이들이 받은 것들은 악의를 가진 의도적인 편견과 어두운 감옥에서의 죽음이었다. 역사를 제대로 잘 알아야하고 관심을 끊임없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더 깊게 들어가고는 있는데 현재 처해진 상황들과 맞닿는 부분들에서는 가슴이 턱 하고 막힌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아야겠다. 적어도 집 밖에 일어나는 상황들에 눈치채지 못 하거나 아니면 그런척을 하듯 관심없이 이 사회가 ‘정상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진 않다.
인간에게 억압이라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자 재앙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거울에 비친 온갖 고문에 처참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자마자 무너져버린 그의 울음속에 나 또한 무너졌었다. 육체적 고통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없었을테니까...영혼마저 지배하고 조종하여 파멸시키는 자들이 참으로 추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