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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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이야기, 정확하게는 4인 가족의 이야기이다. 두 아들의 어머니가 갑자기 병에 걸려 기억이 오락가락하고 언제 명을 달리할지 모르는 병에 걸리게 되면서 남은 가족들이 이에 대처해 나가는 이야기들이 마치 드라마를 보듯 각자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아무래도 일본과 우리는 가족애가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괴리감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던게 아닐까. 이 소설에서는 사건의 중심에 선 레이코와 남편과의 결혼이야기에서부터 결혼한 장남의 며느리가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철없어보였던 둘째 아들이자 막내가 쿨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누구한명 악인도 없고 누구한명 멍청할 정도로 착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어찌보면 평범하고 어찌보면 이상적인 가족들이 서로를 챙겨가며, 서로를 이해해가며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어지간한 가족의 한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포인트가 있었을듯. 그래서였을까 이 책은 영화화로도 만들어져 개봉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책을 읽은 터라 영화를 챙겨볼지는 모르겠지만.


기억나는 장면은 초반 레이코가 남편이 옆에 있는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아버지 뒷담화를 아들들에게 쉴새없이 내뱉던 모습, 동생이 형에게 아버지가 빚을 숨기고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던 모습을 무책임한 모습이 아닌 부딪혀보려는 모습으로 해석한 장면, 갑자기 그 와중에 여행을 다녀오는 아버지, 포기하지 않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던 동생의 의외의 모습 등. 뭐 결국 그 정성 덕분인지 한 의사에게 감명을 주었고 우여곡절 끝에 더 치료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병으로 인정받아 시한부 판정 기록을 갱신해나가는,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제목이 스포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생각만큼 슬프지 않게 마무리되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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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 시선강탈 취향저격 구매유발 글쓰기
김건호 지음 / 끌리는책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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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런 카피라이터의 책을 보는게 참 즐거운 일이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일하면서도 그것의 산출물의 우리 생활과 유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언젠가 보았던 것이거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런 생각의 하기까지 영감을 주었던 다른 이야기들도 더불어 엿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는 박웅현씨 같은 사기업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공공부문 캠페인 카피라이트를 주로 내는 사람으로서 기존 광고인의 책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만약 기회가 닿았다면 이런 쪽에서 일하는 것도 참 재밌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카드뉴스의 시조격인 스브스 뉴스의 원래 수식어는 'SBS가 내놓은 자식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윗선에서 탐탁치 않게 생각해 결국 바뀌었다고는 하는데 저자가 아쉬워 했던것 만큼 나도 안타깝더라는. 아직은 일반 대중과 윗선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역으로 윗선의 아이디어를 커트하지 못해 발생한 참사라고 생각되는 제네시스 사행시 같은 일이 발생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당연히 생각지 못한 좋은 표현을 기대한 이벤트였으나 현대차의 결함이나 AS에 대한 불만을 주제로한 풍자가 넘쳤다고.)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I SEOUL U를 못들어본 사람은 없을것 같다. 조금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서울시에서 만들어 배포한게 아니라 시민공모를 통해 당선된 아이디어라는 것까지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모전이라는게 일반 시민의 관심을 끌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쉽지는 않았을터, 이때 내부에서 공모 포스터 카피를 마든 사람이 바로 저자였다. 이건 나도 얼핏 본것 같긴한데 다시 보니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시민들이 직접 서울시 카피 아이디어를 제안하길 독려하며 만든 표어, '공무원이 만들면 안 봐도 비디오' 


이밖에도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아파트 정보를 확인할수 있는 정책홍보 사이트의 카피 '관리비, 왜 우리가 더 내?'를 제안하여 선정된 이야기 등 더불어 어떻게 하면 밋밋하지 않은 카피를 만들수 있을까에 대한 몇가지 가이드를 자신 및 주변사례와 같이 제시하고 있어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었다. 지금도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더욱 공공기관 포스터나 주변에 적힌 캠페인 문구를 유심히 보게 될듯. 


아무튼 이런 카피이야기 뿐만 아니라 네이밍 관련해서도 재밌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동상인과 차림사, 그리고 새활용이라는 말이었다. 잡상인라는 이름을 이동상인이라고 바꾼 것은 특징을 살리면서 비하의 의미를 걷어낸 좋은 사례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정말 잡상인이라는 단어는 적어도 활자상으로는 많이 없어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식당 아주머니를 차림사로 바꾸었다는 것은 그렇게 불러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다면서 안좋은 사례로 언급하고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였던지라 그 아이디어 낸 사람은 한번 식당에서 불러보긴 한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그리고 새활용은 책에 언급은 없지만 프라이탁으로 대표되는 업사이클링의 우리말처럼 보이는데 재활용과는 다른의미라는게 이해되긴 하지만 정착되려면 쉽지 않을것 같더라는. 모처럼 상큼한 표현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 좋았던 책. 다만 관련 문구가 실린 포스터나 배너 등 이미지가 곁들여졌으면 더욱 좋았을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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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언어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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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이라고 되어있는데 참 어울려보인다. 중간중간에 음식 조리법이 등장하고 있는데 요리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 나인데도 어찌나 한번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던지. 그것도 죄다 먹어본적이 없었던 요리였으니 말이다. 뭐 소위 말해 비위가 강해야지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아니었고. 어쩌면 이 책에 등장하는 음식들이 좀 더 친숙한 서양인들에게 더 맞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적절한 음식이미지가 등장하긴 하지만 실제 본적이 있는 사람들과는 느낌이 다를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건 요리책이 아니었고 결국 끝까지 읽게 만든 힘은 각 요리재료에 얽힌 이야기였다.


가장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케첩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하고 있었다. 케첩하면 앞에 토마토라는 단어가 생략된, 즉 다른 재료는 떠올릴수도, 상상해본적도 없는 나였으나 이 케찹의 어원을 찾아올라가본 것이다. 원래 이 케첩의 주재료가 과일도 야채도 아닌 생선이었니. 와우. 이거 말고도 가격에 따라 메뉴판에서 홍보하는 문구가 다르다는 분석도 흥미로웠는데 그제서야 간혹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었던 어쩌고 저쩌고한 뭐뭐를 어떻게 조리한 OO라는 메뉴가 조금 이해가 되더라는. 또 신선함을 당연하게 여기는 곳에서는 굳이 재료의 신선함을 강조하지 않으나 그렇지 않으리라고 조금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곳에서는 이를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분석 같은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마카롱 관련한 부분이나 포테이토칩 같은 부분도 중간중간 눈길을 끌었는데 아, 여기까지 쓰니 배고파진다. 뭘 좀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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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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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건 아니고 그냥 이분은 영화를 도구로 어떻게 영어를 마스터했는지 스토리가 궁금해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영어 공부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토리가 거의 절반가까이 있어서 영어 마스터 수기를 읽는 듯한 기분도 들더라는. 저자는 학창시절 복싱에 빠져 운동을 열심히 했던 경험이 있고 동급생들과의 싸움등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후 영어에 목숨을 건 케이스였다. 제천인가가 본가였던것 같은데 단순히 원하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영어학원을 다니기 위해 부모님을 졸라 방까지 따로 얻어가며 부산까지 다녀왔다는 에피소드에서는 정말 여러모로 대단. 


그러한 열정 때문이었을까, 결국 쉽지 않은 형편임에도 필리핀 어학연수에 이어 미국대학으로 진학하기까지 했으니 라푼젤, 슈퍼배드 같은 영화로 배운 영어학습법이고 뭐고를 떠나서 도전정신 그 자체가 대단해보이더라는. 물론 뒷부분에서는 이런 애니메이션 영화부터 시작해서 타이타닉 같은 3시간짜리 영화을 대사반복 기능이 있는 플레이어를 이용해 책 제목처럼 대사 하나하나를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학습해보라는 조언이나 이때 이용할만한 서비스소개 같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그러고보니 지금 컴퓨터 바탕화면에서는 지난번 비슷한 책을 읽고나서 구해둔 영화 노트북과 캐치미이프유캔의 음성만 딴 파일이 온전히 재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영어가 아니라 악기를 하나 마스터하는게 더 필요한게 아닐까 싶은 생뚱맞은 생각도 들고. 읽다가 중간에 영화나 한편 볼까싶어 넷플릭스를 뒤져보다가 그래비티를 봤는데 와우, 한번도 멈추지 않고 몰입해서 끝까지 봐버렸다. 만약 타이타닉을 봤다면 오늘 끝까지 다 못봤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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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
백세희 지음 / 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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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도 에세이라고 분류해야 하려나? 대화형식으로 되어있어 가상의 설정이겠거니 하며 보다가 너무 적나라한데?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끝까지보니 끄트머리에 역시나 저자가 정신과 의사 상담을 받았던 기록을 모두 허락을 얻고 녹취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쓴 책이었다. 신기했다. 정신과 의사가 내원환자와의 기록을 바탕으로 쓴 책들은 몇권 읽어보았으나 반대 입장에서 쓴 경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 책의 상당부분이 상담받을때 마다의 녹취록이 중심이기에 이걸 이렇게 공개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고민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그 의사의 글을 보니 저자의 요청을 받고 허락은 했으나 원고를 읽어보진 않았고 책을 출간되고 나서야 봤다고 한다. 만약 원고를 작성하기 전에 물어봤으면 아마도 거절하지 않았을까. 아니 결과론 적이지만 이 책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으니 본의아니게 홍보에 도움이 되어 좋으면서도 쑥쓰럽지나 않을까 싶은 생각도.


저자는 무슨 병... 이름은 생각안나는데 가벼운 우울증이 지속되는 증상으로 매일같이 술을 먹어야 안심이되고 때로는 일도 잘되며 직장생활에 있어서도,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여러 고민스러운 생각이 들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무슨 계기로 결심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었고 매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아니 스스로를 조금씩이나마 진단, 조언을 통해 직시하고,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는 이야기를 책으로 낸 셈인데 삐딱하게 생각해보자면 저자는 소설을 쓸 계획도 있고 관련 활동도 했던 경험이 있는 문창과 출신인지라 처음부터 자기자신을 소재삼아 이런 책을 내보면 어떨까 고민해보고 실천에 옮긴 결과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는. 뭐 그렇더라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있어 내가 그랬듯 많은 독자들이 나도 이런적 있었는데 싶은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자연스레 찾는 사람이 많아진건 덤이고.


실제보다 더 나쁘게 보이려는 페이킹 베드faking bad나 그 반대의 의미를 가진 페이킹 굿faking good, 연극성 인격장애 정도는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일뿐 있지 않을까. 인상적인 한 문단을 마지막으로 옮겨본다.


'어쨌든 삶은 낭만과 냉소를 오간다. 그 뜨거움과 차가움의 경계를 넘나들 때 지루함은 자취를 감춘다. 가장 두려운 순간은 미지근한 순간이다. 뜨겁게 느낄 틈도 차갑게 돌아설 틈도 없는, 가장 미지근하고 무감각한 순간. 그 순간의 우리는 송장과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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