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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 시선강탈 취향저격 구매유발 글쓰기
김건호 지음 / 끌리는책 / 2018년 9월
평점 :
종종 이런 카피라이터의 책을 보는게 참 즐거운 일이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일하면서도 그것의 산출물의 우리 생활과 유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언젠가 보았던 것이거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런 생각의 하기까지 영감을 주었던 다른 이야기들도 더불어 엿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는 박웅현씨 같은 사기업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공공부문 캠페인 카피라이트를 주로 내는 사람으로서 기존 광고인의 책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만약 기회가 닿았다면 이런 쪽에서 일하는 것도 참 재밌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카드뉴스의 시조격인 스브스 뉴스의 원래 수식어는 'SBS가 내놓은 자식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윗선에서 탐탁치 않게 생각해 결국 바뀌었다고는 하는데 저자가 아쉬워 했던것 만큼 나도 안타깝더라는. 아직은 일반 대중과 윗선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역으로 윗선의 아이디어를 커트하지 못해 발생한 참사라고 생각되는 제네시스 사행시 같은 일이 발생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당연히 생각지 못한 좋은 표현을 기대한 이벤트였으나 현대차의 결함이나 AS에 대한 불만을 주제로한 풍자가 넘쳤다고.)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I SEOUL U를 못들어본 사람은 없을것 같다. 조금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서울시에서 만들어 배포한게 아니라 시민공모를 통해 당선된 아이디어라는 것까지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모전이라는게 일반 시민의 관심을 끌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쉽지는 않았을터, 이때 내부에서 공모 포스터 카피를 마든 사람이 바로 저자였다. 이건 나도 얼핏 본것 같긴한데 다시 보니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시민들이 직접 서울시 카피 아이디어를 제안하길 독려하며 만든 표어, '공무원이 만들면 안 봐도 비디오'
이밖에도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아파트 정보를 확인할수 있는 정책홍보 사이트의 카피 '관리비, 왜 우리가 더 내?'를 제안하여 선정된 이야기 등 더불어 어떻게 하면 밋밋하지 않은 카피를 만들수 있을까에 대한 몇가지 가이드를 자신 및 주변사례와 같이 제시하고 있어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었다. 지금도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더욱 공공기관 포스터나 주변에 적힌 캠페인 문구를 유심히 보게 될듯.
아무튼 이런 카피이야기 뿐만 아니라 네이밍 관련해서도 재밌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동상인과 차림사, 그리고 새활용이라는 말이었다. 잡상인라는 이름을 이동상인이라고 바꾼 것은 특징을 살리면서 비하의 의미를 걷어낸 좋은 사례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정말 잡상인이라는 단어는 적어도 활자상으로는 많이 없어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식당 아주머니를 차림사로 바꾸었다는 것은 그렇게 불러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다면서 안좋은 사례로 언급하고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였던지라 그 아이디어 낸 사람은 한번 식당에서 불러보긴 한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그리고 새활용은 책에 언급은 없지만 프라이탁으로 대표되는 업사이클링의 우리말처럼 보이는데 재활용과는 다른의미라는게 이해되긴 하지만 정착되려면 쉽지 않을것 같더라는. 모처럼 상큼한 표현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 좋았던 책. 다만 관련 문구가 실린 포스터나 배너 등 이미지가 곁들여졌으면 더욱 좋았을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