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 - 건축 너머의 세계를 향한 치열한 질문과 성찰 서가명강 시리즈 17
김광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의를 옮겨놓은 책이었기 때문인지 배움이 많았기에 옮겨둔다.


- 집은 외적으로부터 생활을 지키는 그릇이다.


- 근대 건축은 흰색을 가장 우월한 색채로 보았다. 언제 봐도 새 건물처럼 보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르코르뷔지에의 사보아 주택은 사람이 살지 않는데도 언제나 새하얗다.


- 우리나라 건축법은 대지 하나에 건물 하나를 규제하는 법이다.


- 건축은 건축주의 욕망을 실현해주는 수단이다.


-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에서 처칠은 building이라고 했지 architecture라고 하지 않았다. 그가 말한 우리는 국회의사당에서 토론하는 의원이지 사람을 뜻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말이 멋있어서 사람들이 인용하는 것은 건축이 사람의 삶을 만든다고 주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 근대 이전에는 절대 군주가 지었을지라도 새 건축물은 '모두의 마음에 들었다.' 그 시대의 인간들은 그 시대의 건축과 하나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 오늘날 대부분의 집은 단지 두사람의 마음에만 든다. 건축주와 건축가.


- 자크 라캉은 '사람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을 남겼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욕망이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욕망하는 것이 나의 욕망이 된다.


- 마사이족은 오래 정든 땅을 떠나 이주하더라도 새 땅에 고향의 언덕과 강의 이름을 가져다 붙였다. 켈트족은 조상이 있는 고향의 이름을 따 가족의 이름을 지었다.


- 프라이버시란 권리가 아니라 격리다. 오늘날 우리의 아파트도 가정의 프라이버시를 중심으로 격리된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다시 프라이버시를 얻으려 저마다 밀실을 갖는다. 도어록이 붙은 아파트 철문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마지막 방어선이 되어버렸다.


- 테마파크나 쇼핑몰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도 헤테로토피아가 있다. 이를테면 '만화 카페'는 균질한 풍경 속에 있는 '다른 공간'이다.


- 1977년 도입된 선분양 제도로 건설 회사가 제품 경쟁력보다 원가 절감, 이윤 극대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30년 정도 지나면 안전을 위협할 만큼 내구성이 약해진다. 30~40년이 지나면 가치도 점차 0에 가까워진다. 한 세대가 지나면 주택도 없어진다는 말이다.


- 공간으로 기쁨을 주는 건축이야말로 소비되지 않는 건축의 첫번째 조건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세계의 토착 건축은 용이나 강을 중시하되 미를 우선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 중심에는 늘 '기쁨'이 있었다. '기쁨'은 공동체의 지표이며, 건축가와 사람들, 공동체 또는 사회를 잇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빛의 얼굴들 - 빛을 조명하는 네 가지 인문적 시선
조수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광색이 아직도 몇K인지는 커녕 흰색인지 주황색인지도 헷깔리는 내게 빛의 얼굴들이라는 빛에 관한 인문학 책은 색다른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심지어 주광색이 낮의 태양 빛이라는 의미였고 형광등 빛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게된 것은 덤. 그럼 주황색 전구는 전구색이었나. 저자는 해당 파트에서 빛의 질로 따졌을 때 형광등은 전구보다 떨어지는 조명이라며 넓은 면적에서 빛을 내는 형광등은 대비가 적은 빛 형태를 만들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사진을 예쁘게 찍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히고 있었다. 집에서 셀카를 찍기 좋은 빛을 가진 공간이 화장실이 된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골든 아워라는 표현은 전에 이국종 교수님의 책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찰나의 시간으로 본듯 한데 여기서는 사진작가나 영상 제작자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건축학 개론'에서 수지가 반짝이는 머리를 넘기는 장면,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논두렁을 다시 방문하는 마지막 장면, '기생충'에서 제시카가 복숭아의 털을 입으로 부는 장면 등에서와 같이 인상적인 장면을 담기 위해서 자주 쓰이는 시간대라고.


빛을 디자인 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장스탠드 조명을 하나 샀다. 오랜만에 보는 전구색 조명. 스테인리스 집에서 책을 보거나 한잔할때 켜두면 좋을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다소 시일이 지난 요즘 그 조명은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건 빛에 대한 무심함인지 귀찮음인지 모르겠다. 제대로 좀 써볼까 싶어 위치를 바꿔본다. 그러다보니 문득 거실등 두개중 하나가 나가서 절반만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금까지 안불편했으니 몇백원을 아껴서 다행인걸까. 그러고보니 스탠드 조명에는 몇만원을 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읽어본 장편소설이다. 어쩌면 지금도 주변 약국에, 아니면 편의점에서 지나쳤을 법한 인물의 이야기. 20대에 정리해고를 당하고 급하게 이직한 회사마저 경영악화로 폐업을 하게 되면서 약국에 취업하게 된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문을 다루고 있는 잔잔한 소설이었다. 제목의 영은 처음엔 사람이름인가 싶었는데 숫자 0. 약국주인은 주인공을 유령이라 부르며 있는듯 없는듯 취급하지만 그 공간안에서 같이 근무하는 다른 직원과 매월 찾아오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 그리고 몇몇 특징있는 손님들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사람이 죽어나가거나하는 큰 사건이 있는건 아니지만 소소한 대화들이 잔잔한 재미를 안겨주었던 책이었다.


두달쯤 전인가 어쩌다보니 휴대전화를 챙기지 않고 외지에 갔다가 급히 전화할 일이 생겼다. 어쩔까하다가 바로 근처에 있던 편의점에 들어가 2천원이었나 2천 몇백원이었나 하는 1+1 음료를 하나 사고 계산하며 죄송한데 혹시 전화한통만 잠깐 쓸수 있냐고, 휴대폰좀 빌릴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20대 중반 또는 후반쯤으로 보이던 청년이 잠깐 망설이다가 잠금을 풀고 건네주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 쉽지 않았을것 같은데...) 다행히 그 순간엔 다른 손님이 없었던 상황이라 계산을 마치고 테이블 위에 음료를 둔 상태에서 1분남짓 사용하고 감사표시와 함께 돌려주며 음료 하나를 같이 건네며 나중에 드세요라고 하니 깜짝 놀라며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나갈때까지 몇번을 하길래 아니예요. 제가 감사하죠, 네네, 하며 편의점문을 열고 나오면서까지 살짝 민망했던 기억이 났다. 그 직원의 상황은 모르겠으나 만약 이 책을 그때 들고 있었다면 보라고 건네주었을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분 과학 -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꿀잼 과학 이야기
이재범 지음, 최준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퇴근 시간에 보기 딱 좋은 과학 교양서다. 웹툰 형태로 되어있어 전자책으로도 나와있으니 휴대폰으로 보기에도 알맞다. 목차를 다시보니 14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이런저런 교양과학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우유가 정말 건강에 좋은지에서부터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대한 분석까지 알아두면 좋을 법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고보니 14가지 테마라고 다 읽는데 14분이 걸리는건 아닌데? 그만큼 주제별로 컴팩트하게 그림과 함께 구성하고 있어 하나 보는데 1분밖에 안지난것 같은 느낌을 주겠다는 의도였을까. 찾아본적은 없지만 저자는 유튜브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과 더불어 하나씩 챙겨봐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던 책이었다. 팟캐스트 게스트로 출연한걸 본적이 있는데 실제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내 인생의 X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 수학을 좋아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은 다른 과목에 비해 현저히 낮을 것이다. 체육은 둘째치고 국어나 영어, 과학이나 역사를 좋아했다는 사람은 그래도 현재의 직업이나 취미에 따라 이해할법도 하지만 수학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필즈상을 받은 그분(얼마나 되었다고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 같은 롤모델이 우리나라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수학에 흥미를 갖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다. 저자가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이긴 하지만. 오히려 책을 쓰면서 목차를 어떻게 잡았는지(분명 이것저것 쓰고나서 나중에 엮은 것이리라) 궁금할 정도로 수학적 사고를 베이스로한 에세이집에 가까워보였다. 물론 그래서 더 잘 읽힌다. 오래전 수능시험 때 상대적으로 수학점수가 제일 낮았었는데 이런 책을 먼저 읽었었더라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지않았을까라는 몇십년짜리 가벼운 후회(?)도 들게 만들었다는. 대충 이런 내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