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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전 아이가 하는 말 - 아이가 보내는 아홉 가지 감정 신호
폴 C. 홀링어, 칼리아 도너 지음, 이경아 옮김 / 우리가 / 2011년 12월
평점 :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육아서를 챙겨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과중의 하나가 되었다.
물론 내가 선택한 육아서가 모두 만족을 주거나 깨달음을 주는 완벽히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의 가르침 또는 내 초보 육아에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아이가 이제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목만 보고는 읽을까 말까 고민했던 이책.
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너무 선택을 잘 했다 생각이 드는 책.
나 자신도 그렇고, 대부분의 부모들이 간과하는 한가지.(나만 그런가? ^^:)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써, 존중받아야할 감정이 있다는 점이다. 성인과 성인간에는 '대화'라는 수단을 통해서 비교적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아이이기 때문에 더 당황하고, 화를 내거나, 속상해하게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말이 안 통하니까.. 하지만 그 전에, 그 기본 바탕에 그러니까 이런 결과를 얻기전에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점이 있었다. 그것이 내가 아이를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존재 또는 내 말을 잘 들어야하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는 것. 결국 이것은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고, 내 기분, 내 기준으로 활동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9가지의 감정신호를 모두 몰라도 상관없다. 물론 모두 안다면 더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감정이 있고, 그런 감정을 표현했을때 그 감정을 존중하면서 제대로 반응해주는 것이다. 어떤 감정이든간에 말이다. 보통 부모들은 자기의 일에 집중하다보니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감정을 고려하는게 쉽지 않다.
가령 부엌의 찬장을 열어서 냄비며, 그릇들을 꺼내고 있는 아이를 봤을때 당신이 드는 느낌은 어떠한가? 내게 처음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때(지금 다시 곱씹어보면..) 우선은 저지를 했다. 왜냐하면 냄비나 그릇들이 행여 아이를 다치게 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이걸 언제 다 치워..으~~~하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에 짜증이랄까? 여하튼 불쾌한 감정이 밀려왔었다. 그런데 책의 저자는 이런 사태에 대해 그건 아이의 호기심, 즐거움, 탐색을 위한 시간이라고 말해준다. 아이의 감정에서 보자면 말이다. '어? 이런것도 있네. 신기하다. 이건 뭐하는걸까? ' 아이에게는 대부분 모든 사물들이 처음 만나는 신기한 탐구 대상이다. 그래서 이렇게 엄마의 찬장탐험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엄마가 이런 새로운 신세계 탐험을 못하게하니 아이는 속상하다. 왜 하면안되는지 일말의 설명도 없이, 무조건 안된다고하는 엄마가 싫어진다. 으앙~~~ 큰 울음소리로 자신의 분함을 표현하지만 엄마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반응하여, 되려 이렇게 냄비를 어질럿다고 꾸지람을 한다. 엄마가 내게 꾸지람한것은 이렇게 탐색해서는 안된다는 건가? 이런 호기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건가? 아이는 헷갈린다.
또, 식당이나 마트같은 곳에서 일정시간이 지나게 되면 아이는 지겨움을 느낀다. 그러면 아이는 그 지겨움의 표시로 소리를 지른다거나 짜증을 부린다거나 울음을 터트린다. 이 때 대부분의 부모는 왜 아이가 이러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데 너무 챙피하다, 왜 우리 아이는 버릇이 없을까?(예의를 지키지 않을까?) 우리 아이는 집에서는 안그런데 밖에서는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할 뿐 아이의 지겹다는 감정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짜증으로 표현하고 있는 아이에게 관심의 전환을 해 줄 필요가 있다. 엄마가 사려고하는 물품에 대해서 설명하고 같이 골라본다던지(만져보거나 시선을 유도하고 설명해주는) 옆쪽으로 자리를 잠깐 이동하는 지 등의 아이의 지겨움에 대한 해결을 해 주어야한다. 식사 중이라면 다른 식감의 재료를 먹어보게 한다거나 냅킨등으로 무엇을 만들어 준다거나 등의 다른 활동을 넣어서 아이의 관심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평소의 그 천사같은 아이로 돌아올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쇼핑이나 식사를 방해하려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이 지겨웠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니까..
이런 아이의 감정(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을 충분히 처리해주지 않게되면, (아이가 표현한 감정적 욕구를 부모가 적절하게 해소 시켜주지 않으면) 아이의 자아는 왜곡되고 삐뚤어져서 자존감의 손상을 입게된다. 아이의 감정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해주어야 한다. 이렇게되면 아이는 훨씬 더 편하게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되며, 아이가 희망적이고 낙천적인 성품을 키울 수 있는데 도움을 준다.
아이 입장에서 보는 방법 중 하나는 일정시간(15분가량)을 전적으로 아이 주도에 맡겨 놀이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옳고 그르다는 등의 판단은 필요없다. 아이가 주체가되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진행하는 동안 부모는 아이에게 맞춰주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속도에 따라서 움직여라. 아무래도 아이들의 속도는 어른들에 비해 느릴 수 밖에 없다. 그것을 답답해하지 말고, 속으로 심호흡하거나 열까지 세어보는 등의 방법으로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옷을 입힌다거나 걸어보는 것이다. 또 퀀티티타임(quantity time)을 실천해서 아이와의 생활 속에서(빨래하고 밥먹고 청소하는 등의 일상생활) 흥미와 즐거움을 최대로 키워주고,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 신호도 잘 표현하게 하며, 이런 신호를 유발하는 원인을 적절하게 해주도록 해야 한다. 아이와의 시간이 양질의 시간이어야한다는 생각은 다소 위험하며, 특히 긴 시간을 질적으로 높게 유지하려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이런 퀄리티타임(qulity time)의 강조는 부모나 아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밖에 아이 감정 중 내가 유심히 본 것은 분노 표현부분이다. 분노는 아이의 스트레스의 외침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 분노를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으며, 아이를 대할때 자신의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하기도 한다. 분노를 터트리는 아이를 대할 때 부모 자신의 분노를 잘 다스리고, 분노를 인정하고,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하고,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는 통제력을 잃고 야단법석을 부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불은 기름이 아니라 물로 끄는 것이다. 엄마의 감정과 상황을 설명해주고 참기 힘들다면 자리를 이동하는 것도 괜찮다.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부모의 감정처리 방법과 유사하게 되므로 분노의 상황처리에 대해 부모 스스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나는 화가 날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노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내가 어렸을때 가족들이 내 분노에 대응해주는 방식은 어땠는지, 성인이 된 지금 나는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 등...) 그리고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고 원인을 찾아주어야 한다. 물론 어떤 때에는 원인을 찾기도 힘들고 마구 폭발하고 있는 아이를 감당하기도 힘들다. 그럴때 아이가 차분해질 수 있도록 안아주거나 감정적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안겨주어 진정한 후 그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도 된다.
늘 드는 생각은 육아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옳바른 방향이란 것은 확실히 있다. 그에 따라갈때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의 발전이 가능하고, 그것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고의 방법은 나에게 맞는 것, 내 생각을 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닐까? 이번한주가는 무엇보다도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최대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특히 내 스스로 감정조절을 잘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