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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vs 권력 - 중국 역사를 통해 본 돈과 권력의 관계
스털링 시그레이브 지음, 원경주 옮김 / 바룸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돈VS권력
(중국과 중국상인들의 역사)
박진영 노래 중에 돈, 명예, 사랑중에 사랑이 제일 낫더라라는 가사처럼 사람들은 돈을 벌면 권력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반대로 권력이 있으면, 돈을 지키기 쉽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정경유착이라는 개념도 이런 이유 때문에 생긴것이다. 이처럼 돈과 권력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박진영노래의 가사는 결국에는 돈도 명예도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고 있지만, 돈과 명예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성인 듯 하다.
영미권 작가가 중국의 돈과 권력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 집필한 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책은 상당히 읽어볼 만한 이유가 있다.
사회주의의 대명사였던 중국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느새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자본주의의 대명사인 영미권의 작가가 사회주의의 대명사인 중국이 변해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의 저자가 영미권 작가인지 중국인이 직접 쓴 책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게다가 제 3자의 눈으로 본 중국역사이기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이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두꺼운 얼굴, 검은 심장
2장 토사구팽 ; 권력의 속성
3장 달콤한 복수, 차가운 외면
4장 돈으로 미래권력을 사다
5장 실크로드 ; 돈의 길
6장 강북의 권력, 강남의 돈
7장 개혁은 언제나 고통을 강요한다
8장 뇌물은 어느 시대에나 통한다
9장 전쟁도 사업이다
10장 권력은 붉고 돈은 검다
11장 부정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12장 돈은 만 가지 결함을 덮어 준다
돈VS권력은 상당히 사실적이다.
충과 효 그리고 농업이 강조되는 유교문화권인 중국에서 실학에 가까운 중시되지 않던 상업과 상인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발전해 나갔는지를 소상하게 보여준다. 최근 미국과 함께 G2로 떠오른 중국인들의 경제관과 중국화교들의 상업관이 이 책을 통해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깝고도 먼 나라가 중국이다.
한국의 최대교역국이자, 내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의 상당부분이 'Made in China'지만, 길에서 만나는 목소리가 큰 중국인들의 억양은 아직도 어색하다. 우리나라에도 화교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고, 개인적으로도 몇몇 사람들을 알기는 하지만, 1:1로 만날 때와 그들끼리 있을때의 차이를 나도 사뭇 느끼고 있다.
이 책은 가깝고도 먼나라 중국, 그리고 중국인에 대해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근 1천여 년 동안 지속되었던 주 왕조는 기원전 256년에 멸망했으나, 그 통치체제와 봉건제도는 이후 2천 년간 후대의 여러 왕조들에 의해 계승되었다. 이사실은 주 왕조의 통치체제가 중국으로서는 최선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공자를 비롯한 많은 성현들이 주나라 통치자들을 귀감으로 삼고 그들을 추종했다. 주나라 시대 그 엄한 형벌제도와 전제적인 통치를 겪으면서 중국의 농민, 장인, 상인, 군사, 그리고 심지어 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백성들이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지나친 예의범적롸 순종을 미덕으로 삼는 사회규범을 만들어냈다. 모두가 절대 순종을 실천했고, 특히 보이는 곳에서는 더욱 순종릐 자세를 취했을 뿐 아니라 언제나 자신의 내면을 남에게 드러내지 않으려고 각별히 주의했다. 이러한 행동규범은 오랫ㄴ 세월을 거치는 동안 두꺼운 얼굴을 지닌 중국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신분이 낮을수록 더욱 두꺼운 얼굴과 비열한 자세가 요구되었다.
상인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 부를 추구했고, 관료들은 재물을 얻기위해 권력을 추구했다. 상인과 관료의 투쟁에서는, 법을 만드고 집행하며 군대를 거느린 관료들이 일방적으로 상인을 지배하는 양상이 전개되었다. 따라서 정책의 방향은 상인들을 멸시하고 최대한 수탈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이들을 속죄양으로 삼는 쪽으로 나아갔으며, 이것이 공식노선이 되었다. 이에따라 상인들의 사고방식도 변했고, 이런 변화된 사고방식은 사회 전체를 오염시켰다. (중략) 저정과 관료들은 상인들의 뒤통수를 호되게 후려쳤다. 뇌물은 준 상인들, 그리고 뇌물 바치기를 거부했던 상인들 모두가 결국에는 조정과 관료들에게 배신을 당아혀 가족과 함께 양자강 이남의 미개지로 유배당했다.
상인들이 강제이주 정책의 주요 목표계층이 된 것은 오랫동안 관료들 사이에 이어져 내려온 반 상업적인 선입관 때문일고 할 수 있다. 상인들의 사고방식에는 무언가 자식답지 않고 효를 모르는 불순한 생각과 오직 돈을 위해서만 행동하고 비정상적인 나쁜 행위도 서슴없이 해치우는 어떤 위험한 요소가 내표되어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화교들의 90퍼센트 이상이 고대에 월이라 불리던 지역, 즉 절강성, 복건성, 광동성 출신들이다. 이들은 편협하고 의심 많은 강북 사람들과는 그 기질이 전혀 다르다. 오랜 세월 중앙의 조정으로부터 수난을 받아 온 강북 사람들은 소심하고 화를 잘 내는 반면, 강남 사람들은 이와 정반대이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강북인들은 부를 얻기 위해 권력을 추구했고, 강남인들은 권력을 얻기위해 부를 추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삼대 가는 부자 없다'는 속담을 피할 수 있는 손쉽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아직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번영과 성곡을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러한 자세를 금과옥조로 받아들인다. 축적한 부는 뒤에 감춘 채 해어져서 실이 드러난 옷을 입고, 초라하고 낡은 상점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