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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해부 - 위대한 석학 22인이 말하는 심리, 의사결정, 문제해결, 예측의 신과학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3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강주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생각의 해부
(지식의 최전선에서)
엣지재단 [Edge Foundation Inc.]
요즘 "엣지있다"라는 말을 모 연예인이 방송에서 사용하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엣지있다"는 말이 뭔가 좀 특별하고 멋진 것을 뜻하는 신조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엣지[Edge] 본래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엣지[Edge]
1. (가운데에서 가장 먼) 끝, 가장자리, 모서리
위의 뜻에 어울리는 엣지재단은 가장 최근의 지식, 즉 아직 공식화 되지는 않은 지식의 끝에 있을 만한 최신의 지식들에 대한 따끈따끈한 이슈들을 다루는 모임이다.
"지식의 최전선에 닿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세련되고 정교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은 다음, 스스로에게 묻곤했던 질문들을 서로 주고받게 하는 것이다. 그 방이 바로 엣지다."
이 책은 'Best of EDGE'시리즈의 세번째 편이다.
1편이 Mind(마음의 과학), 2편이 Culture(컬쳐쇼크), 3편인 이번 편은 Thinking(생각의 해부)이다. Mind, Culture, Thinking으로 분류가 되고 있지만, 시리즈의 제목처럼 이 책은 가장 최신의 화두들을 논의한다. 지금까지 시리즈들의 제목들은 '따끈따끈한 화두'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정서 예측, 혹은 빅 옴바사-대니얼 길버트
2. 똑똑한 어림셈법-게르트 기거렌처
3. 청결감과 판단-시몬 슈날
4. 테스토스테론, 그리고 마음과 뇌-사이먼 배런코언
5. 청소년기의 뇌발달-새러 제인 블레이크모어
6. 행동신경학의 대담한 시도:
신경학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7. 사회심리학이란 무엇인가-티머시 D. 윌슨
8. 예측에서 승리하는 법-필립 테틀락
9. 통찰-게리 클라인
10. 사사분면: 통계학의 한계-나심 탈레브
11. 적절하게 조절되는 정상적인 마음-대니얼 데닛
12. 회귀성과 인간의 생각: 피라항족에게는 왜 숫자가 없을까-대니얼 L. 에버렛
13. 생명은 동물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알바 노에
14.본질주의-브루스 후드
15. 새로운 도덕성 과학: 엣지 학술대회
16. 직관적 사고의 경이로움과 결함 -대니얼 카너먼
책의 본문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한다면 어쩌면 이 책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책은 화두를 제시할 뿐, 결코 결론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결론을 제시할 수 없다. 이 모임의 이름 '엣지'처럼 아직 정립되지 않은 화두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을 대하는 자세는 결론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기 보다는 책속으로 같이 뛰어들어 토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더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니얼 카너먼, 나심탈레브를 비롯한 22인의 석학들이 등장한다.
책의 제목은 'Thinking'이지만, 주요 내용은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연구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연구는 심리학과 과학이 교차되는 영역이며, 엣지의 석학들은 관련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이 책에서 공개하고 있다.
워낙에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주요내용들을 꼽아보자면,
사람들은 어떻게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가?
사람들은 감정과 이성중 어느 것에 근거해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가?
도덕적 판단은 학습되는 능력인가 아니면 선천적으로 길러지는 능력인가?
등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책의 15장에서의 엣지 학술대회부분은 엣지의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덧붙임.
1. 최근 T형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I형인재가 알파벳 I의 모양처럼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만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인재를 가르키는 반면, T형인재는 알파벳 I에 가로획을 더하여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더불어 다른분야에 대해서도 두루 지식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통섭'형 사고를 가진 사람이 T형인재가 될 것이다.
2. 이러한 T형 인재가 되는데에는 바로 이런 '엣지'와 같은 모임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각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이러한 통섭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사건 X와 관련해 미래에 어떤 기분일지 예측 할때 우리는 사건 X에 집중하며 미래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사건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사건들로 인해 사건 X에서 비롯되는 정서적 영향이 희석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가 관심을 쏟틑 것의 노예입니다. 한 역구에서 우리는 대학생들에게 축구 경기에서 홈팀이 승리하거나 패바하고 며칠이 지난 후에 어떤 기분이겠는지 예측해보라고 요구했는데, 학생들은 그 경기의 승패가 자신의 정서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학생들에게 앞으로 며칠동안 예정된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한 후에 예측해 달라고 요구하자, 경기의 승패가 그들의 정서 예측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달리말하면, 학생들이 앞으로 많은 다른 사건이 있을 것임을 생각하는 순간, 경기는 그들의 정서를 결정하는 많은 요인들중 하나에 불과하며 경기가 그들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요인들에 의해 줄어든다는 걸 깨달은 겁니다.
흥미로운 연구 결과이지만, 다른 연구와 달리 주식시자의 환경은 무척 변화무쌍하기 때무에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일반인의 인지도가 주가지수 등 다른 중요한 기준보다 실질적으로 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배경, 즉 실증적 근거는 소비자 행동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들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선택할 때 인지도가 높은 상품을 선택합니다. 베네통 같은 기업들이 광고하는 이유는 인식 어림셈법의 효용성을 노린 겁니다. 기업들은 우리에게 상품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고 인지도만을 높입니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광고전략은 인지도 향상입니다.
정반대의 증후군, 즉 공감 능력이 탁월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온통 신경쓰지만 시스템을 이햐하는 데는 곤란을 겪는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하실 겁니다. 이런 사람도 당여히 존재할 테지만, 의사들의 관심을 끌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여하튼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자폐증은 극단적인 남성형 증후군이고, 의사들의 눈에 띈다는 것입니다. 자폐아가 학교생활을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을 멀리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교사나 친구 등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며, 예측 가능하고 시스템적인 수학이나 물라학, 한마디로 사람이 개입되지 않고 정형화된 패턴과 관련된 부야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정반대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사교성이 탁월해서 의사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수학, 즉 시스템과 관련된 것에는 곤란을 겪더라도 다른 과목으로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