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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공포
비비안느 포레스테 지음, 김주경 옮김 / 동문선 / 1997년 5월
평점 :
<<경제적 공포>> : 노동의 소멸과 잉여 존재
비비안느 포레스테지음
“노동이 없어졌는데도 아직까지 우리의 삶을 노동이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속이는 현상들이 이처럼 계속될 때, 엉뚱한 곳에 관심을 두고 있는 우리의 방관적인 태도의 습관은 점점 악화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맨 뒤로 페이지를 넘겨 출간된 해를 확인했다.
1997. 5. 1 초판발행
정희진 작가님이 꼭 필독할 것을 요청한 책이라 읽기를 시작했다.
제목이 ‘경제적 공포’인데 여기서 공포를 분석한 대목이 압권이다.
“공포가 갖는 지칠 줄 모르는 현실성은 즉 매 순간 공포를 느끼게 되는 까닭은 공포의 속성이 과거완료에 속하기 때문인 듯하다. 말하자면 존재하였기 <때문에> 지금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시간과 함께 흔들린다“ 고 하였던 파스칼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관습은 정당성을 갖는다. 과거에 받아들여졌었다는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관습이 권위를 갖고 있는 신비한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이 원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관습의 권위는 약해지고 만다.“
저자는 고용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실업자를 잉여 존재로 여기며 마치 사회에서 그 쓸모있음을 더 이상 증명하지 못하므로 수치심과 자책감을 가지도록 만드는 자유시장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어를 배운 적은 없지만 외국인이 배우기에 정말 어려운 언어라고 들었다.
하지만 장 보드리야르의 저작을 읽을 때처럼 비비안느 포레스테의 언어 또한 치밀한 논리전개와 도약하는 리듬, 거침없이 서술되는 표현법등 매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