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경로 - 제2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강희영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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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흥미로웠다. 라디오 pd 미술작가등 직업과 암스테르담이라는 배경. 미술 작가 등. 직업과 배경이 기존 소설과 달리 이목을 끌었고 그래서 외국 소설을 읽는 기분도 들었다. 

시점이 계속 바뀌고 서로 관계를 밝히지 않기에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힘으로 소설은 종반까지 흘러간다. 혜서가 왜 암스테르담에 가는지 처음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그 의문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져 애영과 드디어 만날 때 감탄했다. 

또 마음을 끌었던 어떤 길이 좋은지에 대한 물음이다. 나도 거의 매일 최단 경로를 검색한다.  어느 길이 빠를지. 근데 항상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하진 않는다 책을 읽고 싶을 땐 일부러 돌아가도 지하철 타고 가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애영도 그렇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을 생각한다. 어떤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엄마와 아이를 잃게 된 애영은 아이에게 말해줘야한다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최선을 다해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는 애영을 보며 세월호를 안 떠올릴 수 없는 일이다.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애도를 해야하는지 진지하게 묻는다. 우리가 빨리 가려고만 할 때 놓치고 있는 게 없는지. 우리는 어떤 길로 가야하고 만나야 하는지를. 

결말이 성급한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작가였다. 인터뷰도 소설만큼 재밌었다.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인생의 의미를 물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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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과학 - 복잡한 세상의 연결고리를 읽는 통계물리학의 경이로움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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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을 좋아하지 않지만 문과형 이과형이 있다면 난 부인할 수 없는 문과형 인간이다. 도형이 나올때 부터 수학과 멀어졌고 고등학교 때는 물리 수능 공통과학 8문제가 고민이었다. 잘해도 모의고사에서 6개... (그건 딱 한번). 반 정도 맞으면 잘한 거. 내신은 외워서 커버하고 왜 속도가 차이가 나는지 다른 곳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만나면 어떻게 속도가 다른지 얘기를 들어도 또 잊어버렸다. 그냥 난 물리와 평생 친해질 수 없다 생각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읽은 소설이 꽤 재밌았다. #테드창 도 좋고. 읽다 말았지만 #코스모스 도 읽으면서 어쩜 이런 문장이 내용이 감탄하며 읽었다. 그리고 이책을 만났다. ⠀⠀⠀⠀⠀⠀⠀⠀⠀⠀⠀⠀⠀⠀⠀⠀ ⠀⠀⠀⠀⠀⠀⠀⠀⠀⠀⠀⠀⠀⠀⠀⠀
잘 읽을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용기 내 가제본 이벤트에 참여했다. 세상 속 여러 관계를 과학적으로 바라본 이야기. 물론 이해하지 못한 이론도 있고 어렵다 싶은 내용은 살짝 넘어가기도 했지만 밑줄 긋고 적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아 이렇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구나. 과학자가 보는 세상은 이렇고 나도 이런면을 바라봐야겠구나 감탄의 연속이었다. 챕터도 2-4장 정도리 부담없고 이론을 이해하지 못해도 결론까지 따라가는데 무리 없었다. ⠀⠀⠀⠀⠀⠀⠀⠀⠀⠀⠀⠀⠀⠀⠀⠀ ⠀⠀⠀⠀⠀⠀⠀⠀⠀⠀⠀⠀⠀⠀⠀⠀
저자는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과학적인 이론을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이세돌과 알파고의 승부 얘기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집중과 직관이 필요없어지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스스로 질문하며 이세돌이 복기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얘기한다. 사람들도 그가 지는 걸 안타까워하고 알고자 함의 위대함을 보았다고. 인공지능의 발달이 무섭기만 했다면 이 글을 읽으며 둘의 승부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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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감동받은 이야기는 물리학도 아름답다는 이야기다. 미술, 음악 등도 알아야 더 들리고 보이는 것처럼 과학도 그렇다는 이야기. 당연하지만 멀게만 느껴진다는 이유로 과학은 피하기만 내 마음이 변하는 계기도 되었다. 연말에 깊고도 넓은 물리학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코스모스를 언젠가 완독해야겠단 의지도 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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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키운 아이 - 미국 북센스 어린이도서상 수상
칼라 모리스 지음, 이상희 옮김, 브래드 스니드 그림 / 그린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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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멜빈이 리빙스턴 공립 도서관을 다니며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멜빈은 자라면서 도서관에서 사서들과 함께 여러가지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재우고 경험한다. 아이가 자라 훌륭한 어른이 되는 걸 뿌듯하게 지켜보는 사서 분들이 감동적이었다. 나도 이런 어른이 누가 있었을까 내가 이런 어른이 되야하지 않을까.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해야할지 궁금한 친구라면 초등 저학년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장 가득 재미있고 따뜻한 그림이 좋았다. 리우가 읽기엔 좀 힘에 부치지만 같이 조금씩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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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어느 날
조지 실버 지음, 이재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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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 창밖 정류장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한눈에 반한다면... ⠀⠀⠀⠀⠀⠀⠀⠀⠀⠀⠀⠀⠀⠀⠀⠀ ⠀⠀⠀⠀⠀⠀⠀⠀⠀⠀⠀⠀⠀⠀⠀⠀
로맨틱한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이 책은 그 후로 10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났던 건 영화 #원데이 였다. 그 영화는 슬프게 끝나서 책은 그렇지 않길 바랐고 결말이 갈수록 조금 싱겁지만 예상하던 대로 해피엔딩이었다. 그래도 멋졌다. 마지막에 두 주인공을 이어준 라디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울컥할 거 같은 마지막 장면도 좋았다. 크리스마스니까. 먼 길 돌아서 만난 인연을 만나고 싶다면 연말에 이런 로맨스 소설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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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였나. 어느날 친구 집에 놀러갔다. 부모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친구네 집 거실 바구니엔 한 잡지가 가득 있었다. 이거 읽어봤어? 물었더니 친구는 그냥 종종 읽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때 씨네21 가격이 2000원이었던가.친구가 부러웠다. 이런 잡지를 구독하는 사람. 난 이 날 잡지 구독하는 어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 ⠀⠀⠀⠀⠀⠀⠀⠀⠀⠀⠀⠀⠀⠀⠀
일을 시작해도 월세내고 밥 먹고 생활비로 쓰면 다 나가고 씨네21을 사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몇년 뒤였다. 그리고 그때 편집장이 고경태 편집장이었다. 그때 편집장 글이 참 재밌었고. 그래서 후에 나온 #유혹하는에디터 도 사서 읽을 정도였다. 그리고 10년 뒤 이 책이 나왔다. ⠀⠀⠀⠀⠀⠀⠀⠀⠀⠀⠀⠀⠀⠀⠀⠀ ⠀⠀⠀⠀⠀⠀⠀⠀⠀⠀⠀⠀⠀⠀⠀⠀
30년의 시간만큼 묵직한 이 책엔 저자가 한겨레에서 여러 직책을 맡으며 있었던 일 소회, 인터뷰 등이 담겨있다. 자랑도 있고 후회도 아쉬움도 가감없이 담겨있다. 꼭 기자나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한겨레에 애정이 있다면 비하인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렸을 땐 이 사람만큼 난 글을 쓸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좌절했다. 이책을 읽고나니 그에겐 도전 정신. 무조건 하고 본다는 그 마음이 중요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 살아도 내것을 찾기 힘든데 저자는 난 제3자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고 사셨구나라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 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무언가 하고 싶을 때 난 얼마나 끝까지 가봤나 라는 생각도 했다. 누군가를 부러워만 하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는 난 무엇을 나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더 깊이 파고들어가야겠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책을 내주셨으면. 다음엔 22세기 매체에 대한 글이나올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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