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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평점 :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건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만나는 거다. 그만큼 설레고 귀한 일이다.
이 책을 읽을 때 아이는 한 달 만에 또 비염과 감기가 오고, 나도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병원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피곤했더 나날들. 그때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소중했다.
작가는 꽤 심오한 철학적 질문에도 단오하게 분명한 어조로 얘기한다.
200년 전에 나온 책이 현대에도 통한다는 건 그만큼 작가가 얼마나 깊은 사유로 이 책을 썼는지 증명한다.
소위 요즘 시쳇말로 뼈 때리는 문장이 가득한데, 거의 다 동의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혐오, 질투,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 학자의 무지까지. 한 번 읽어서는 작가의 통찰을 다 알 수 없을 거다.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웠다. 내가 살면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적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인데 우리리엄 해즐릿이 그렇다. 어떤 문장을 떼어놔도 명언이 되는 글. 여러 문장이 와 닿았으나, 일부만 옮긴다.
다른 사람의 운이 아무리 좋아도 그와 우리 자신의 존재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자신으로 살지 않느니 차라리 살지 않는 편이 낫다. P.70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셰익스피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 P,147
냉철한 어조로 정확히 이야기하는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작가의 다른 글도 꼭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