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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다 죽은 여자들 - 가장 조용한 참사, 교제폭력을 말하다
경향신문 여성서사아카이브 플랫 지음 / 동녘 / 2025년 7월
평점 :
한국여성의 전화가 조사한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매일 여성 한 명 이상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폭행당하거나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작년 한 해에만 살해된 여성은 181명이었다.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은 경향신문에서 보도한 기획기사 ‘ 더 이상 한명도 잃을 수 없다’를 바탕으로 엮어 낸 책이다. 보도된 기사 일부를 읽어봤고 어떤 내용인지 예상이 됐고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 책을 읽고 싶었다. 교제폭력이 왜 반복되고 많은 여성들이 죽어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200페이지 정도의 작은 책에는 교제 폭력의 원인과 피해자, 가족의 인터뷰,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문가 대담까지 빼곡하게 담겨있다. 너무 힘들까봐 못 읽겠다 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피해자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법의 문제,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제대로 짚어가기 때문이다.
길가다 싸움이 붙어도 문제가 되는데, 왜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우선 참으라고 하는지.
왜 피해자에게 너가 잘못한 건 없는지 따지는 수사나, 제 2차 가해 문제 부터
전문가가 지적하는 교제폭력이 젠더 관점의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점.
피해자가 자신이 겪은 일을 들여다 보고 공부하면서 나아지는 이야기 등.
교제폭력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문제점, 마지막 해외 사례까지 담았다.
짜임새도 좋고, 이 책으로 같이 공부하고 독서 모임에서 이야기 나누기도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 정치인, 입법, 사법, 경찰관 등. 직접 피해자 가해자를 만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남 일이 아니다. 마지막에 얘기 나오지만, 주변에도 있을 수 있고, 누구라도 겪을 수 있고 함께 사는 시민으로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응원할 의무도 있다. 이런 책이 더 이상 안 나오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많이 읽고 또 이야기도 나누자. 지지하고 응원하며, 우리 다 같이 살아남아 이 참상을 끝낼 수 있는 힘을 모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