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 하이드리오타피아, 유골 항아리 매장에 관하여
토머스 브라운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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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아티초크 출판사의 신작. 

이번에는 17세기의 영국의 지성 토마스 브라운 명상록을 국내 최초 번역으로 나왔다. 

원제는 하이드리오타피아 그리스 어로 물 항아리와 매장을 합친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은 1658년 출간 되었다. 번역된 제목으로 저자는 글을 시작한다. 

처음엔 그냥 에세이 형식인 줄 알았는데 중반부까지 이 책은 유물, 무덤 보고서로 보인다. 

항아리 무덤의 분석하며 어느 시대 무덤인지 추적하고 이런 고대와 각 지역의 장례의식이 사후 세계에 대해 인식으로 이어진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성경에 나오는 얘기도 있어서 바로 이해되진 않지만 주석을 참고해서 읽어내려가면 무리 없이 가능하다. 


공부하듯 읽어가다 마지막 5장이 이 책의 백미다. 

물론 원어로 읽은 건 아니지만 작가의 힘찬 목소리가 들리는 듯 아름다운 문장이 이어진다. 

저자는 말한다. 

웅장한 무덤이나 기념물을 세워 이름을 남기려 하지만, 그것은 헛된 바람일 뿐이라고. 

도리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혀 있던 것이야 말고 이 유골들이 오래 살아남은 비결이라고 말이다.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 하지만 작가는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일갈하는듯.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5장은 이 책의 백미이자 그만큼 1장부터 4장까지 읽어야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불멸하는 것인라곤 ‘불멸’ 그 자체 뿐이다. 

라는 작가의 문장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후회없이 살며 거창하기 보다 내 자신의 명예를 생각하며 살아야지. 


고전을 읽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렇게 좋은 문장, 여러 번 곱씹는 문장을 만나는 재미가 크다. 

그리고 그 문장과 이야기에서 교훈과 삶의 지침을 얻는다. 

옮긴이 말도 재밌고, 작가의 죽음 이후 이야기가 또 인상적이니, 꼭 놓치지 말고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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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항상 옳고 너는 그른가 - 갈등, 변절, 내로남불의 시대를 이해하는 도덕심리학
오둔 달 지음, 배동근 옮김 / 북트리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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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항상 옳고 너는 그른가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이 읽고 싶었다. 

나이 먹으면서 항상 궁금했던 질문이 이 책 제목과 통했기 때문이다. 

항상 사람은 자신이 옳다고만 생각할까? 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찾고 싶었다. 


코넬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오둔 달이 쓴 이 책의 원제는 

Between fixed and fickle 

오늘날 도덕심리학에서 각광받고 있는 그 주제. 

옮긴이의 말에서 나오지만 우리 도덕성 진리는 확고한데 인간의 도덕성은 변덕스럽다는 거다. 

하지만 저자는 이 주류 논리를 분석하고 비판한다. 

생각보다 인간의 도덕성은 일관적이며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1부는 도덕심리학 교재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론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2부에서 저자의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온다. 

어렵진 않다. 친숙한 주제가 아닐 수 있지만 트롤리나, 여러 이론의 실험과제 등이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꼼꼼이 읽어내려가면 저자가 왜 이렇게 반복해서 설명하면서 이 이야기를 심화시켜나가는지 알 수 있다. 


왜 도덕성이 흔들리는지, 이 점도 궁금했던 주제였다. 

저자는 여러 예시와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은 이성, 감성,본성, 양육 등 한 가지에 지배되는 게 아니라 평생 도덕적으로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상황이 바뀔 때마다 자신이 지지하는 이유를 근거로 변화한다. 


결말은 좀 힘이 빠질 수 있다. 결국 우리 몫이라는 것. 정답은 없다. 

평생 배우고 생각하고 점검해야 한다는 걸 나이먹으면서 더 느끼는데 이 책도 그것이 맞다고 대답해주었다. 

귀찮다고 그냥 살던대로 살아버리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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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문학에 빠진 소년들 - 남고딩이 사랑한 문학 시간
홍경님.변효진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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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문학을 가르친 두 국어 교사의 수업 기록이라는 책 소개에 흥미를 느낀 건, 

아무래도 아이 때문이다. 아이가 내년이면 중학교 입학을 압둔 남학생이다. 

점점 책과 멀어지는 아이를 보며, 억지로 하고 싶진 않지만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나 고민하는 요즘, 이 책을 통해 팁 을 얻고 싶었다. 


왁자지껄 말 안듣는 학생들과 좌충우돌 수업 풍경을 상상했지만 이 책은 그보다 아주 차분한 어조로 수업을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소설과 시를 읽으며 수업을 진행했는지, 정리되어 있다. 

물론 모든 학생들의 말과 이야기가 담겨있진 않지만 실감나는 반응은 재밌었고, 같은 책을 읽었다면 아, 이건 이렇게 읽었구나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은 어느 정도 책을 읽는 친구들이나 사서 선생님, 양육자 교사들에게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두 교사가 고전부터 현대 소설, 시, 랩까지 가려 모은 책의 목록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다만, 내가 얻고자 하는 팁은 아니었지만, 나도 아이와 되도록 같은 책을 읽고 얘기하는 시간을 조금이라고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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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 이응
김멜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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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나뭇잎이 마르고’ 부터 김멜라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다. 

우리 집 책장 한 칸을 작가님 책으로 가득찰 만큼 좋아한다. 

그만큼 기다렸던 신작, 젊은 작가상 대상 작품인 이응이응을 표제작으로 작가의 세번 째 단편집이 나왔다. 


총 8편 중 반 이상은 이미 읽었다. 물론 수정하여 다시 실으셨겠지만, 여러 작가가 참여한 단편집들 통해서 성질급한 팬인 독자는 계속 읽어왔다. 이렇게 한 책으로 모인 단편들을 다시 읽어보니 새롭게 보이는 문장이나 이야기가 보였다. 


요즘 작가의 최대 관심사는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보이게 표현할까? 라고 느꼈다. 마무리에 평론가의 글에도 물성으로 표현한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보통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가며 읽으려고 한다면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곳곳에 힌트를 숨겨놓았다. 이전에 참여한 북토크에서도 작가가 말했지만 인물 (또는 사물, 귀신)의 이름도 고심해서 짓는다고 들었다. 제목과 이름의 의미를 깃발 삼아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김멜라가 만든 세계에 도착한다. 


때로는 우리가 숨기고자하는 욕망과 내면의 어둠까지 표현한다. 지하철의 귀신이나, 손금, 성욕을 해소하고 충족시켜주는 기계 등. 우리가 한 번쯤 상상하거나 또는 미처 상상하지도 못하는 것들이 등장하고 그건 결국 우리에게 사랑으로 다가온다. 


결국 우리가 사랑했던 존재들을 우리를 떠나기도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면, 영원히 함께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요즘 소설들이 다 비슷하고 지겹게 느껴진다면 김멜라의 세계는 어떤지, 우리가 상상하는 것들 내면의 깊은 소리까지 이야기로 만드는 김멜라 월드에 빠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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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ㅣ 라임 어린이 문학 52
김혜정 지음, 해마 그림 / 라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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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아주 어릴 때도 집에 오면 다녀왔습니다 정도 얘기하고 TV 볼 때 웃고 얘기하는 정도. 

도통 학교나 학원에서 있었던 얘기를 전하지 않았다. 

어떤 집 아이는 하루 있었던 일을 종알 종알 얘기하고, 너무 얘기해서 귀가 따갑다던데.. 

내년이면 중학생인 아이에게 꼬치꼬치 물어볼 순 없고, 

아이가 관심있어 할 만한 책을 권하거나 영화 등을 보며 그걸 통해 짐작하는 게 전부다. 


동화 오늘부터 우리는 책 소개를 보고 좋아하는 마음, 성장통이라니!

딱 아이 나이도 열 세살이니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평단으로 읽은 책은 내 예상대로 재밌고, 또 그 안에 아이들만의 성장통과 행복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유준, 도현, 해찬은 화이트데이 사탕을 받는 친구들을 보며 올해는 모솔 탈출에 성공하자며 

제일 먼저 사귀는 사람에게 선물까지 걸며 서로 먼저 사귀겠다고 각자 다짐한다. 

예상못한 도현이가 가장 먼저 사귀는 바람에 나머지 친구들 마음이 바빠진다. 


아이들은 참 진지한데 보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나도 그랬었지. 별 거 아닌 것에 마음을 두고 오해하기도 하고 또 진지해졌던 시절. 

여름 방학을 지나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세 친구는 성장한다. 

좋아하는 마음이 어떤 건지,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하나씩 배우는 과정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이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또 관계를 맺을까 상상도 해봤다. 


아직 아이가 읽기 전인데 재밌다고 권하고 (빨리 읽을 수 있다며 )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얘기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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