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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49
김나은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평점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을 읽었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국내 최초 어린이청소년SF 소설상으로 올해 11회를 맞았다.
문학상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서평단으로 책은 처음 접했다.
대상 수상작과 대상작가 신작, 우수상 세 편 총 다섯편의 단편이 실렸다.
대상 수상작인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케토라라는 별에 사는 나와 거기에 불시착한 지구인 유나와의 만남, 신작 <나란한 두 그림자>에서도 죽은이가 살아돌아올 수 있는 세계를 그린다. 지구에 오는 외계인이 아닌 처지를 바꾼 점과 살아돌아온 사람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우리가 이방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이주민 문제 등을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만 봐도 재밌다. 단편이라 장편 버전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캐릭터가 다 매력있었다. SF소설을 좋아해도 초5 아이에게 권할만한 책이 많진 않은데 이 단편집은 충분히 권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우수상 <몽유>에는 돌봄 로봇이 나온다. 식물 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는 한별은 돌봄 로봇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다. 돌봄 로봇 사이에 몽유병이 돌고, 범죄도 저지르자, 한별은 불안으로 잠도 잘 못 자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터놓을 상대가 별로 없다. 현실에서도 영케어러인 청소년들이 부모를 돌보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6년 전 조기현 작가의 <아빠의 아빠가 됐다> 에세이를 시작으로 영케어러의 책도 나오고 알려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책의 마지막 세나가 한별의 집에 처음 방문한 것처럼 지금도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누구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백 시나리오>는 귀여운 작품이다. 고백을 대행해주는 고백봇이 있는 시대라 나인은 친구 정후에게 고백봇을 이용해 고백한다. 돈을 아끼려고 시나리오를 직접 썼고 그 시나리오를 부러워하던 한 친구에게 그걸 전하며 일이 커지고 만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느끼지만 SNS와 인터넷 발달로 비대면이 더 익숙해지면서 아이도 어른도 직접 마음을 표현하고 얘기하는데 서툴다는 생각을 한다. 이 단편에서 그런 면을 귀엽고 재미있는 터치로 그렸고 마지막 훈훈한 마무리도 좋았다.
마지막 작품은 행성에서 빠진 명왕성 이야기를 다룬 <플루토>다. 마빈 박사는 어렸을 때 명왕성에 플루토라는 이름을 지은 할머니와 친구가 된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빠지며 슬퍼하지만 할머니가 남긴 편지에 용기를 얻는다. 마빈은 60년 뒤 우주공학 박사가 되어 할머니의 유골을 플루토에 보낸다.
우리가 명왕성을 행성이 아니라고 해도 명왕성은 원래 그대로 존재한다. 우리도 하나하나가 빛나는 별이다.
잊기 쉬운 소중함을 알려주는 단편이라 좋았다.
초등고학년 부터도 충분히 읽을 수 있고, 특히 SF문학을 처음 읽는 청소년에게 추천한다.
SF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 발견할 수 있는 보석같은 작품들이니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작가들이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써주길 바라고 신작이 나오면 따라서 읽어야겠다.
*본 리뷰는 사계절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