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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자 도쿄 ㅣ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앞에 나오는 단편소설, 맛있게 읽었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에세이, 즐겁게 대화하듯 읽었다.
난, 무엇보다 이 책에 나오는 사진들에 매료되었다. 김영하 작간데 글은 당연히 좋을거고. 사진은 좀 유심히 봤다. 아, 표지부터 난 매료되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아웃포커스된 사진을 너무 좋아한다. 촌스러운 예술관인지는 몰라도 핀트 나가고 촉촉하게 물방울이 서려있는듯한 사진이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여행자 도쿄에 나온 도쿄를 찍은 그의 롤라이카메라를 통해 필름에 새겨진 형상들은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촉촉하다. 그리고 굉장히 도쿄스럽다. 그리고 흐릿하다. 그래서 더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 책을 삼청동의 맨 끝에 있는 아주 예쁜 카페에서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다 읽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읽으면 최고로 좋은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도쿄. 그 아담한 골목들, 알록달록한 여고생들, 늘씬한 긴자의 세련녀들, 맛있는 케이크를 주는 그 멋진 카페들...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이뤄진 멋진 책이로군화~
주말에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비까지 오면 최고고, 그럴 때 읽으면 가장 좋은 책.
읽고 나면 괜시리 돈 많이 드는 필름카메라가 그리워진다. 정말로 난 무려 4500원이나 주고 필름을 사서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니콘FM2를 끄집어내었다. 근데 3장이나 찍었나 몰라. ㅋ 게다가 인화하려면 무려 만원이 넘는 돈이 들겠고. 거기서 괜찮은 사진 찾기란 불가능할테고. 우연히 좋은 사진이 나오더라도 그건 나혼자 좋아하면 끝나는 일이고. ㅋ 월간사진에서 1년에 한번 주는 기대되는 한국의 예술가상을 받은 선배도 그러더라. 이런 돈지랄을 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근데 이게 너무 매력적이라고. 음. 사진의 매력은 그런게 아닐까.
역시나 이젠 디카가 사람을 다 버려놨다. 그래도 필카에 대한 감성을 불러오게 만들어준 책이라 고맙다. 책 참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