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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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확실한 판타지동화!! 기분이 좋아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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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2
헨리 제임스 지음, 최경도 옮김 / 민음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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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그것도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

 

아, 제목과 작가만으로 먹어준다. 나는 그냥 산다.

근데 읽는 내내 내가 이해하지 못할만한 문장이 계속 나왔다. 뭔가 무서운 거 같긴 한데 왜 내가 무서워하는지 잘 모르겠다. 유령이 나오긴 하는데 참 이게 친근하기만 하다. 유령이 나와서 주인공인 가정교사를 계속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긴 하는데 공격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노려본다. 흠...... 뭐지. 대체. 얘는 왜 자꾸 나오고 쟤는 왜 자꾸 나오는 걸까. 끝까지 작가는 계속 등장하는 남자유령과 여자유령의 관계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냥 독자에게 맡겨버린다. 니네가 알아서 추리하삼. 뭐 이런 식이다.

근데 점점 유령이 눈에 핏대가 설 정도로 쎄게 주인공을 노려보는 것 외의 행동은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슬슬 지루해지고 알 수 없는 문장과 상황에 대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근데 계속 읽는다. 끝이 궁금해서다. 근데 역시나 작가는 속시원히 독자들에게 근거를 주지 않는다. 아이가 죽었는데 그게 정신병에 걸린 가정교사의 작품(?)인지 유령의 짓인지 모른다. 뭐 빤한 스토리로 유추하자면 그래, 가정교사가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정신병에 걸렸고, 어쩌다 아이를 죽였다. 뭐 이건데. 음. 그러기엔 좀 너무 싱겁다.

이게 영화로도 만들어졌던데 http://djuna.cine21.com/movies/the_turn_of_the_screw.html

내가 좋아하는 듀나님께서 친히 리뷰도 쓰셨다. 근데 열심히 여기서도 영화가 씹히는군.

철지난 공포영화나 철지난 공포심령소설이나 이미 이걸 즐기기엔 독자들이 너무 영악해진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고딕양식의 첨탑 창문으로 으스스하게 그냥 노려보고 있기만 하는 유령은 너무 유치하잖아?

그래도 이 제목 하나는 너무 맘에 든다.

<나사의 회전>이라니....(내가 이상한건가. 왜케 멋진걸까.;;)

나사가 돌아가면서 어딘가에 구멍에 박히는데, 그 회전은 거꾸로 돌리지 않으면 그 순간을 되돌릴수는 없다. 그리고 회전할 수록 깊숙히 박힌다. 이걸 심리에 적용해서 이 제목으로 지은 것일까. 아무튼 이 소설에 나사는 안 나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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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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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는 다르다.

책을 읽으면 사람이 맑아진다. 일러스트 하나하나는 그냥 성의없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 흔한 그림같이 보여도 책을 읽으면서 바라보면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이 가고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은 그림으로 변한다. 그 가녀린 선터치가 판타지감성을 더 자극한다.

나이가 모두 다른 아이들끼리 모여서 노는게 방학숙제였던 아이들은 재미없는 야구를 하다가 비가 쏟아져 미끄럼틀 아래에 있게 된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들어가면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설정은 그 옛날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때부터 이어져오는 플롯이 아니겠는가.

근데 이거 너무 깜찍하고 판타지가 사람을 쥐고 흔드는 힘이 있다. 일본에는 이런 동화가 있었구나. 어릴 때 엄마가 사줬던 그 비싼 세계동화전집에서 느꼈던 그 신비로움과 낯선 즐거움이 간만에 느껴졌다. 나와는 정신세계가 전혀 다른 동네의 사람들이 쓴 동화는 나를 정신의 제3세계에 모셔다주어 풍요롭게 한다. 바로 이게 내가 원하는 거야.......라고 유치하게 읍조리며 보림문학선을 하나하나 다 사모아 나의 미래의 딸에게 읽게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이런 상상력, 너무 반갑다. 그리고 이런 귀여운 그림체 너무 착하다. 착한데도 심장에서 써억써억 파도소리가 들릴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게 한다.

근데 표지는 안습. 그 멋진 그림을 저렇게 채색해놓다니. 버럭.

게다가 핑크색제목은 대체 머냐. 그래도 보림문학선 사랑한다. 다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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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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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에 대해 찬사를 퍼붓는 인간들을 몇몇 봤다.

역시나 나는 낚였고, 이 책을 샀다. 읽었다. 우와. 멋지더라.

이 책이 제일 쉬운 편이라는데 도통 앞부분의 동화 빼고는 정확하게 알아먹을 수 있는 문장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게 이상하게 읽고나서 이해를 하면 그야말로 천재적이다.

키냐르, 이 자식 천재 아냐.

천재가 맞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실어증에 2번이나 앓았고 5대째 내려오는 음악가집안에서 태어나 말하기 전에 언어와 관계에 대해서 너무나 오랫동안 철학적으로 머릿속에서 논문을 쓴 것이 죄라면 죄겠지. 수많은 말로 형언하기 힘든 것들에 대해서 말로 형언할 수 있는 작가가 있다는 건 참 축복이다. 내가 절대로 표현해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키냐르는 너무나 편안하게 서술한다. (그는 문장 안에서 무려 편안해보인다 -.-;) 이해하기 힘든 독자들은 제끼고 그는 그냥 자신의 음악같은 언어들을 서술해서 사람들을 놀래킨다.

뒤로 갈수록 감탄에 감탄이 나왔다. 그 미묘한 것들에 대한 표현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근데 한문이 너무 많인 섞인 번역은 좀 괴롭다. 나같은 멍청이들에게는.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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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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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나오는 단편소설, 맛있게 읽었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에세이, 즐겁게 대화하듯 읽었다.

난, 무엇보다 이 책에 나오는 사진들에 매료되었다. 김영하 작간데 글은 당연히 좋을거고. 사진은 좀 유심히 봤다. 아, 표지부터 난 매료되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아웃포커스된 사진을 너무 좋아한다. 촌스러운 예술관인지는 몰라도 핀트 나가고 촉촉하게 물방울이 서려있는듯한 사진이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여행자 도쿄에 나온 도쿄를 찍은 그의 롤라이카메라를 통해 필름에 새겨진 형상들은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촉촉하다. 그리고 굉장히 도쿄스럽다. 그리고 흐릿하다. 그래서 더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 책을 삼청동의 맨 끝에 있는 아주 예쁜 카페에서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다 읽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읽으면 최고로 좋은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도쿄. 그 아담한 골목들, 알록달록한 여고생들, 늘씬한 긴자의 세련녀들, 맛있는 케이크를 주는 그 멋진 카페들...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이뤄진 멋진 책이로군화~

주말에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비까지 오면 최고고, 그럴 때 읽으면 가장 좋은 책.

읽고 나면 괜시리 돈 많이 드는 필름카메라가 그리워진다. 정말로 난 무려 4500원이나 주고 필름을 사서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니콘FM2를 끄집어내었다. 근데 3장이나 찍었나 몰라. ㅋ 게다가 인화하려면 무려 만원이 넘는 돈이 들겠고. 거기서 괜찮은 사진 찾기란 불가능할테고. 우연히 좋은 사진이 나오더라도 그건 나혼자 좋아하면 끝나는 일이고. ㅋ 월간사진에서 1년에 한번 주는 기대되는 한국의 예술가상을 받은 선배도 그러더라. 이런 돈지랄을 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근데 이게 너무 매력적이라고. 음. 사진의 매력은 그런게 아닐까.

역시나 이젠 디카가 사람을 다 버려놨다. 그래도 필카에 대한 감성을 불러오게 만들어준 책이라 고맙다. 책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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