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도 좋다, 만화책 - 만화는 사랑하고 만화는 정의롭고 한줄도좋다 2
김상혁 지음 / 테오리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 시절 알았던 만화는 그저 신문에 나오는 네컷 짜리 만화가 전부였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친구를 만나면서 박 봉성, 이 현세, 허 영만을 알게 됐고 기나긴 시리즈를 전권 빌려다 밤새도록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후로 그녀를 만나면서 더욱 다양한 작품과작가를 알게됐다.
그녀는 모든 만화를 두루 섭렵하고 무협지, 로맨스 소설 까지 장르를 확대하고 있었다.
그 시절 만화가게에서 끓여주던 라면은 정말 맛이 끝네 주었다.
특히 그녀와 함께 먹는 라면은 지금 생각해도 잊을 수가 없다.
황 미나, 천 계영, 신 일숙 등등여러 작가를 알게 됐고 일본 만화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 한 것도 그때였다.
그녀의 만화 사랑은 초등학교 부터 시작해서 성인이 되기까지 오랜 동안 이어져 있어서 모르는 작가가 없었다.
그 시절 함께 했던 추억의 만화와 만화가게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즐거운 시절로 기억 된다.
특히 슬램덩크가 나올때 마다 한 권, 한 권 기다리는 시간은 왜 이리 오려 걸렸는지 지금도 생생하다.
서재 한 켠에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빛 바랜 슬램덩크 전권은 지금도 항상 읽어 주세요 하고 애기 하는듯 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잊기 싫은 추억이다.

마찬 가지로 시인이 추억 하는 작품들 하나, 하나 에도 소중한 추억과 기억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잊기 싫어서 이렇게 책으로 엮어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 한다.
그시절 일본만화가 대 부분을 차지 하던 시절 고군 분투하는 우리 작가들이 지금도 자랑스럽다.
지금은 웹툰으로 대중성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아직도 일본만화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것 같다.

시인이 기억하고 사랑했던 수 많은 작품들 속에 남아있는 한 구절 소중한 단어들을 압축해서 만든 책이라 더욱 가치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부 일본 만화라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 나 에겐 괴리감으로 다가왔다.
물론 일부 매니아들은 이해하고 공감 하겠지만 내가 아는 만화라곤 슬램덩크와소년 탐정 김전일 그리고 하이큐 뿐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덧: 만화를 좋아하던 그녀는 지금은 만화책도 로맨스도 무협지도 시들시들 거리를 두고 미드와 드라마 음악에 심취하고 맥주를 사랑하게 됐다, 그 시절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동심을 유지 한 채 잘살고 있다.

만화가 재밌는 나이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만화책을 들여다봐도 예전만큼 집중하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신간에는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옛날 만화만 다 좋고 다 재밌고, 요즘 만화책은 다들 비슷비슷해서 통 모르겠다며 투털대는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가령, 슬램덩크 를 열 번 더 읽으라면 읽지, 하이큐!! 는 도저히 다시 읽을 엄두가 나질 않는 식이다. 두 만화에 우열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나의 추억이 한쪽을 편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만화책‘ 이라는 어감 자체가  어떤 과거 같고, 어디 구석에 버려둔 장난감고, 먼지 쌓인 물건 같고, 이 나이에 만화라니, 이 시대에 책이라니 이번 산문집에 쓸 문장들을 찾겠다고 나는 꽤 여러 날을 거실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뒹굴었다. 옆에 만화책을 쌓아두고, 과자와 커피를 먹고 마시면서, 나는 꼭 시간여행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한참을 읽다가 문득 창밖을 바라보면, 만화책에 빠져 지내던 30년 전 고덕동공터가 당장이라도 펼쳐질 것만 같았다. 마음껏 읽고마음껏 웃었으며 그러다가 마음껏 잠들던 그때가 손에 잡힐 것만 같다.
그러니까 나의 꿈은 만화책을 쌓아두고 읽는 노인이 되는 것이다. 마침 아내의 취미도 다르지 않다. 비슷한 꿈을 꾸는 분들에게 이 책을 드린다.
ㅡ작가의 말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