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괜찮은 눈이 온다 - 나의 살던 골목에는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한지혜 지음 / 교유서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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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레나(2004,11)미필적 고의에 의한 보고서(2010,3) 의 소설을 읽은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책장속에서 곰팡내와 먼지낀 더께속에 숨어있던 책을 찿아보려 했지만 찿지 못했다.
아련한 기억속에 이름만 기억하고 책 날개속에서 다시 확인한 이름 그녀가 맞았다.
내가 어렴풋이 기억 하기론 슬픔, 차가움, 외로움이 한데 어울어진 작품 속에서 무언가 찿기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이야기들로 기억한다.

그런 작가의 따뜻한 표지와 설레임 가득한 정을 느낄수 있는 ‘참 괜잖은 눈이 온다‘를 읽었다.

지나간 시간들을 붙잡을 수 는 없지만 기억을 되살리며 아련한 향수에 젖어 추억을 회상하는 이야기들은 나의 어린시절 아니, 모두의 어린 시절과 흡사하다.

지금도 생각이 나는 수 많은 집을 전전 했던 아련한 시간들
골목에서 아이들과 뛰어 놀다 누구 누구의 이름을 부르며 제 집으로 하나, 둘씩 사라지던 골목길 끝까지 남아 열심히 뛰어 놀았던 삼형제 의 아련한 추억들

엄마아빠와 형제 자매들이 함께자던 좁은방 그래도 나에게는 두개의 방이 그나마 위안 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병들어 누워있던 아버지의 모습을 외면 하던 시절 까지 어쩜 그리 닮았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유야 어찌 됐든 잘못한 아버지의 입장은 병으로 어느정도 용서 됐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그저 씁쓸하기만 한 추억이다.
그나마 작가의 아버지는 많은 추억 거리를 남겨준것 같다.
무뚝뚝 한 것 같으면서도 대입시험때 교문앞에서 기다려 주고 함께 식사하던 일은 평생 잊지못할것 같다.

p159
삶이란 참 묘하다.
눈을 뜨면 날마다 새로운 날이지만 실상 삶의 관성은 어제를 포함한 기억속에 있다.
살아봤던 시간의 습관으로 살아보지 않은 시간을 더듬어 가는것, 현실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과거인 그런 게 삶이라는 생각도 든다.

과거와현재를 조망하며 추억을 한줄 한 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든 느낌이다.
때론 아파하고, 슬퍼하면서도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희망이자 행복의 근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p189~190
가족은 지겹고 무겁지만, 그 하중으로 나를 지그시 눌러주는 어떤 안온함도 있는 것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견딜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가족이기 때문에 견뎌지기도 하는 것이다.
증오와 애정 사이의 연민과 이해의 운명체, 가족이란 건 결국 그런 게 아닐까.

엄마의 마음도 아빠의 마음도 시간이지나서 아주 서서히 깨닫게 되면서 그 시절 깨닫지 못한 사랑을 뒤 늦게 깨닫게 해준 글들은 가슴을 적시게 해준다.
어린시절과가족, 사회전반적인 문제들 젠더, 취업, 교육 등등 시사적인 문제들을 부드럽지만 예리한 눈과 적절하고 합당한 이치로 판단하는 글들은 작가의 옛 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끼게 해준다.

올 겨울에는 책표지 처럼 눈이 가득 쌓여 발자국 소리 크게 남기며 걷고싶은 생각을 해주게 해서 정말 기쁘다.

p182
사는 게 어려울때, 마음이 정체될 때, 옴짝달싹할 수 없게 이것이 내 삶의 바닥이다 싶을때, 섣불리 솟구치지 않고 그 바닥 까지도 기어이 내 것으로 움켜쥐는 힘, 낮고 낮은 삶 사는 우리에게 부디 그런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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