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954년 열 여덟의 어린나이로 발표한 소설이 세계적 베스트설러가 됐다.
신드롬 자체가 되어버린 사강의 데뷔작 그 자체 만으로도 놀랍지만 청소년의 시기에 사랑과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p11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이 감정이 어찌나 압도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내가 줄곧 슬픔을 괜잖은 것으로 여겨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게까지 느껴진다.
슬픔, 그것은 전에는 모르는 감정이다.
권태와 후회, 그보다 더 드물게 가책을 경험한적은 있다.
하지만 오늘 무엇인가가 비단 망처럼 보드랍고 미묘하게 나를 덮어 다른 사람들과 분리시킨다.

시작부터 결말을 암시하는 슬픈 이야기다.
열 일곱의 어린 소녀 세실은 아버지,안, 엘자 두 여자와 함께 휴가를 보내게 된다.

휴가지에서 벌어지는 애정행각에 어린 딸 세실은 아버지의 사랑과 연인들 사이에서 갈등한다.

p85
나는 스스로와 화해하지 못한 채 자기 성찰의 온갖 고통을 겪어내야 했다.
나는 생각했다.
‘이 감정, 그러니까 안에 대한 이 감정은 어리석고 한심해.
마찬 가지로 그녀와 아버지 사이를 떼어놓고 싶다는 이 욕망은 잔인해. ‘하지만 어쨌든 왜 나 자신을 그렇게 비판해야 하지? 나는 그냥나야.
그러니 사태를 내 마음대로 느낄 자유가 있는게 아닐까?
평생 처음으로 ‘자아‘가 분열되는 듯했다.
나는 이런 이중적인 면을 발견하고 몹시 놀랐다.

몸과마음이 어지러운 시기에 또 다른 시련을 겪었을 어린 소녀의 갈등은 더 없이 애처롭다.
아버지와의 사랑, 바람둥이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자들을 바라보는 소녀의 마음은 어떨까
당연히 싫겠지 그러니 이런 갈등을 겪는것 아닐까?
또 다른 연인의 도움으로 모든 관계는 무너지고 마는데

˝어떤 인과관계가 처음에는 이질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행동 원칙으로 부터 출발해 사태의 본질을 인정할 때까지의 길이 멀다 하더라도, 인간이라는 종의 발생 원리에 직접 접촉 함으로써 우리는 언제나 인류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길어 올릴 수 있다.

앙리 베르그송의 말을 한참 되뇌어 보는 소녀의 심정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속에서 아버지와소녀는 자신만의 삶을 계속 이어간다.

p186
˝나는 어둠속에서 아주 나직하게 아주 오랫동안 그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솟아오른다.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이름을 불러 그것을 맞으며 인사를 건넨다.
슬픔이여 안녕.˝

열 여덟 어린 소녀의 감정이입이 대단하다.
소녀적 감성에서 벗어나 아버지와연이들사이에서 갈등구조를 통해 성숙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 이별, 슬픔,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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