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종착역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장마르크 로셰트.올리비에 보케 지음,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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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는 나도 모릅니다. 무엇을 찾게 될까요? 그것도 모릅니다.우리를 따라온다 해도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습니다. 공원에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죠. 살기는 거기가 더 나을 겁니다. 남고 싶으면 남으십시오. 그러나 삶을 가능케 하는 바로 그것이 여러분을 죽입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들을 잡아먹는 에너지에 의존해 살아가는 셈이죠.---  열차는 위험을 막아주지 않습니다. 우린 뭔지 모를 것을 향해 갑니다. 그러나 위험을 만나도 싸울 수 있을 겁니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유로울 것입니다."


코로나 전이었다면 120% 감동받았을 텐데 지금은 이런 마인드가 꼬이면  마스크나 백신 접종 거부 시위같은 것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교롭게도 프랑스 만화다.....'본전치기' 이상하는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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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원조 괴짜가족 9
하마오카 켄지 지음, 이형선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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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이제는 괴짜가족을 포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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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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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제목은 "라떼" 류의 세대론을 연상시키지만, 원래 제목은 "This Generation" 이다. 저자의 정의한 밀레니얼세대는 대략 1982년부터 2009년 정도의 기간인데 이 책은 개인주의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해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곧잘 비난받고 '부모보다 가난한 삶을 사는 최초의 세대'라는 밀레니얼세대의 삶을 묘사한 책이다.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번아웃'이라는 키워드로 묘사한다. 저자가 정의하는 번아웃은 단순한 일중독의 문제가 아니라 "자아로부터의,욕구로부터의 소외"이며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세대는  살아남기 위해, '팔리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삶자체를 포트폴리오로 기획하고 포장하는 세대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이 "불안정"과  "계급하향이동"이다. 저자가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콕 집어 언급하지 않지만, 밀레니얼 이전의 베이비부머 역시 번아웃에 빠졌고, 그 이유로 70년대 중반 이후의 정리해고의 일상화,비정규직 증가와 연금제도 약화, 정부의 기업에 대한 규제 감소 등을 이유로 든다. 점점 불안정해지는 경제상황에 공포를 갖게 된 부머들은 자식세대의 집중교육, 특히 대학에 올인했고, 이 때 형성된 밀레니얼의 자기계발 기질, 생산성,효율성,성실성 등 '자신을 (시장에서) 가치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이들의 삶을 평생동안 지배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대한민국이 정말로 선진국이 된 것인지 이 책에서 묘사된 미국 밀레니얼의 모습들은 현재 한국의 모습과 그대로 겹친다. 학창시절 전체를 스펙으로 단장해서 진학에 성공하지만,대학학위는 더 이상 출세의 프리패스가 되지 못했고, 남은 것은 10년 넘게 상환해야 하는 학자금대출이다. 이들은 부모의 기대와, 세상의 상식을 따르면 '지상의 방 한칸' 정도는 보장 될 것으로 믿었지만 이어지는 것은 끝없는 경쟁과 또다른 스펙쌓기에 대한 요구다. '열정페이'의 모습도 어김없다. 겉은 번지르르한 "열정이 있는 일을 하라"는 기성세대의 주문은 "하고싶은 일을 하니 돈은 필요 없지?"하는 물음으로 바뀐다. 디지털의 발전이 가져온 '긱 경제' 는 노동자들의 다양한 삶과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기대됐지만 결과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불안정한 일자리 등 근로여건의 악화다. 저자는 연관된 이슈로 여성의 육아와 가사노동의 문제점을 짚으며 책을 마무리짓는다. 인간이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부족해지니 결론은 우리가 지금 익히 알고 있는 저출산이다. 하지만, 자기계발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SNS와 휴식에서조차 생산성과 효율을 따지는 밀레니얼들에게 이 모든 것은 자신의 능력부족 때문일 수 밖에 없다.  저자의 결론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지만- 정치적 차원, "연대"라는 단어를 소환하는 것이다.  속도감 있는 문장 덕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제는 행동해야 한다"라는 에스프리를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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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능력주의 - 한국인이 기꺼이 참거나 죽어도 못 참는 것에 대하여
박권일 지음 / 이데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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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라는 전선에서 겪은 경험 중 하나는 통성명 후 "어느 대학 나왔냐?" 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보통 하급자 개념보다 상급자(연장자나 직장 상사) 개념에서 나오는 질문이다. 혹은 어느정도 안면을 익힌 후 조심스럽게 "근데 대학은?,,"하고 묻는 경우다. 약간의 어색함을 느낀 이유는 예전엔-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인간교육을 말살하는 입시제도"에 대한 성토가 공통의 합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슈는 학력주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그런 학력에 대한 진입과 보상에 따른 '공정'이다. 이 책에는 그런 변화에 대한 원인 분석이 나온다. 일차적으로 한국인들은 "차별을 찬성한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오찬호,개마고원)는 비단 20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평범하고 선량한 장삼이사들의 얘기다.  언급된 데이터는 "소득불평등에 대한 압도적 찬성"을 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조선의 과거제도까지 소급되고 개천에서 용났다로 대표되는, 한국의 능력주의가 있다.
저자는 능력주의를 '현실적 능력주의'와 '이상적 능력주의'라는 두 층위로 구분한다. '현실적 능력주의'는 "돈도 실력"이라는 정모씨 말로 상징되는 일종의 위장된 신분제이다. '이상적 능력주의'는 여기서 신분제적인 요소를 제거한 것으로,보통 요즘 유행하는 공정은 이런 '이상적 능력주의'에 대한 요구다.  하지만, 저자는 두 층위 다 "불평등 자체를 부당하게 당연시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능력주의에 대한 열망이 경제발전을 이룩한 한국사회를 여전히 생존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구성원들에게 획일적인 삶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능력주의의 최종형태인 입시, 공채, 고시 등의 결과는 "승자독식과 빈익빈부익부의 지대추구"(공짜점심)이다. 더욱 최악인 것은 이런 소수에 대한 특권이 "제도적 문화적 격상"으로 이어지고, 혐오와 배제("공부못하면 호주가서 공사해야 돼요"), 인종구분없는 인종주의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박노자가 한국의 학벌주의가 서구의 인종주의에 비견한다고 이미 지적한 적이 있다.)
  저자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공정하다고 느끼는 '능력주의'-능력과 노력, 기여에 따라 응분의 대가를 받는다는 관념-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현실에서 노력,능력,일의 사회적 가치, 개인의 기여 등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위장된 신분제로 귀착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난 뒤 자신이 3루타를 친 줄 안다"는 말은 소수의 최상위 1%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모두에게 적용되는 명제라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결국 정치적, 구조적인 차원으로 연결된다. 능력주의는 결국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기 때문이다. 특권과  격차의 해소가 능력주의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와 더 나은 삶의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는 게 저자의 대안이다.
  이 책의 약점은 "호소력"이다. 앞서 출신대학부터 따지는 '올드'들을 언급했지만 젊은 세대들이 회사 대면식에서  내신 몇 등급이냐고 묻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유치한 문답을 진지하게 주고받는 모습이 어이없긴 했다. 저자는 롤스부터 샌델, 코헨, 아르마티아 센 등의 정의론을 언급하며 "다른 세상이 있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서와 강력하게 결합된 현재의 상황을 설득할 수 있을까? 특히 책에서 언급한 '소비자정체성'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더욱 묘연해진다. '공정'을 마치 자본주의에서 돈을 내고 상품을 사는 등가관계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비슷한 분석으로는 우치다 타츠루의 <하류지향>이 있다.)   어떤 문제는 너무 익숙해서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는 법이다. 예전에는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 주로 반응이 "너 열등감이지?"정도 였던게 기억난다. <오징어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경비원들의 총을 빼앗아 자신들을 관람하던 VIP들을 공격했다면 결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문장과 구조가 간결해서 '날아가듯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게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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