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사랑..... 노부부의 대화를 보면 마치 아직도 연애 중인 것 같았다. 열정적이었다는 애기가 아니다. 노부부는 서로 대화중에 꼬박꼬박 고맙다는 말을 한다. 몇십년을 같이 살았을 텐데 아직도 서로에 대해 완전히 모른다!.. 보통 그 나이에는 서로를 보면 짜증부터 솟구치거나 뚱하니 서로를 바라만 볼 것 같은데,,,(아,이제 당신은 지겨워...)

 

 

(스포조심)

 

 

영화 초반에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절대로 병원에 입원시키지 말라고 한다. 이 장면엔 큰 임팩트가 없다. 극적인 순간처럼 묘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후 영화의 전개는 이 장면이 키인 것 같았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결국 이후의 할아버지의 행동은 전부 이 장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딸이 엄마를 저렇게 두면 안된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버럭 화를 낸다. 그럼 어떡하란 말이니? 실은 할머니가 이런 부탁을 해서 내가 들어 줘야해,하고 말하지 않는다. 그랬다간 아버지. 그럼 어떡해요, 그런게 뭐가 중요해요 하고 받아치는 딸의 공격을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악전고투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이런 의도가 숨어있을 거라고 상상하면 무언가가 뭉클한 느낌이 든다. 감독은 마지막에 주인공을 가장 구석으로 몰아넣는다. 할머니를 죽이는 순간에서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할아버지는 병수발에 지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할머니를 사랑했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하는 역설에 빠진 건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면은(커팅 뭐시기 하는 컷) 뭐랄까 하케네감독의 마지막은 저런 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피아니스트?) 하루키 소설의 문장을 읽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그러고 나자, 토니 다키타니는 정말로 혼자가 되었다"

 

 

(하루키의 토니 다키타니 중, 정확한 문장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완전한 여백과 허무...)

 

 

p.s. 그러고 보니 소재는 티비인생극장 같은데나 신문의 가십면에 나올만한 소재이다. 역시 다루는 사람이 문제다. 오히려 영화내내 떠오르는 생각.

"와, 저 할머니 젊었을 떄 엄청 미녀였겠는데..."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어쩌구 하는 영화에 나온 분이시란다. 젊음은 변하기 쉬운 거라지만 내가 늙어서 저 정도만 돼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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