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어만의 책 "성경 왜곡의 역사","예수 왜곡의 역사" 를 한마디로 줄인다면 성경은 인간의 책이고. 기독교는 인간이 만든 종교라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예수의 종교가 아니라 예수에 대한 종교라는 것이죠. 본인은 골수 기독교 신자에서 불가지론자로 선회했다고 합니다. 성경왜곡의 역사나 예수 왜곡의 역사에서 역사비평을 옹호하고, 성서필사에 관한 사실이 기독교 신앙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애기하지만, 역시 신앙을 버릴 수 있는 조건은 마련해 주는 것이겠죠. 에타린네만이라는 분이 역사비평에 한마디 하셨더군요, 축자영감설을 믿는 분이십니다. 학자들이 학문이 아니라 설교를 했다고 평했다는데 저도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신을 옹호하는 분들을 보면 결론이 전제로 가 있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바트 어만의 책 중에 자신이 왜 신앙을 버렸는 가에 대한 god's problem 이란 책도 있는데 아직 국내출판이 되질 않았군요. 로자도 이책을 언급했는데 2009년 출간 예정이었던거 같은데 아직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꼭 보고 싶은 책 중 하나인데요.
여튼 재미있는 것은 바트 어만이 브루스 메츠거라는 분의 제자라는 겁니다. 사본학의 거장이라고 하는데 제가 이 이름을 본게 "예수는 역사다"라는 기독교 책이었습니다. 거기서 브루스 메츠거 박사는 성서의 확실성을 들면서 믿음의 확고함에 대해서 애기합니다. 스승님은 독실한 신앙인인데 그 제자는 불가지론자로 선행한다는 것도 재밌네요. 물론 제자가 그 한 명 뿐이냐고 할 말은 없지 만요. 재미있는 것은 같은 사실이나 현상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메츠거 박사는 성서가 기타의 고대문서에 비해 필사본도 많고 거의 동시대에 기록되었다는 점에 대해 강조합니다. 반면 바트 어만에게는 성서가 예수 이후 몇십년내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는 구전되던 성서가 기록되는 과정을 고찰하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고찰합니다. 필사본이 많다는 것이 브루스 메츠거박사에게는 성서의 권위를 보장해주는 것임에 반면 바트 어만은 필사본의 숫자보다는 필사자들이 성경에 덧붙이는 이문에 대해 고찰합니다. 성서가 확정되는데 300년이 걸렸다는 사실이 메츠거에게는 초기 교회의 신중함을 의미하는 반면 바트어만에게는 성경이 인간이 만든 것이라는 반증입니다. 결국 "스텐스" 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지도 모릅니다. "종교는 구라다" 는 책에서는 "확증편향"이라는 말을 쓰더군요...
어쨌든 이어령씨가 최근에 신앙인이 되었더군요. 지성에서 영성으로 라는 책을 보면 결국 인간은 한계를 느낄 때 신앙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대항해서 바트어만의 god's problem 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가 출간 안해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