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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내면의 빛을 보는 법에 대하여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출판사의 만행이다. 이렇게 처절하고 깊이 있는 홀로코스트 생존기이자 트라우마 탈출기인 이야기에 이런 싼티나는 한국어판 제목을 붙이다니. (원제도 밍숭밍숭하긴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동시에 한 편의 영화같은 느낌도 든다. 워낙 드라마틱하고,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과 길을 개척한 영웅적인 이야기이다. (저자가 심리학박사 학위를 받은 나이가 오십이다.) 결말 부분에서 저자가 끝내 아우슈비츠로 돌아가려고 했던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은 마음이 먹먹해지는 대목이다. 저자가 평생토록 추구한 것은 "자유"이다. 약간 비약하기는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니체를 떠올렸다. 무구한 대지 위를 도약하며 마음껏 춤추는 디오니소스신. 저자가 말하는 고갱이는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에 신뢰가 가는게 저자는 극도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서술한다. 물론 완벽한 객관은 없을 것이다.( 철학자 에릭 호퍼의 자서전 제목은 "TRUTH IMAGINED"다. 과연,하고 동감하게 된다.) 하지만, 감정의 과잉없이 당시의 상황과 자신의 내면을 가감없이 묘사하는 것은 저자가 뛰어난 학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PS 이 책에 나오는 나치의 만행 하나: 막 출산하려는 임산부의 다리를 묶어 버린다. 이런 쳐 죽일 놈들. 더불어 지금 팔레스타인 전쟁까지 생각이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묘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