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화석 연료 자원이 줄어들고 지구기후가 불안해지면서 유럽의 성공을 가져왔던 조건을 더는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자원은 쉽게 조달할 수도 싸게 조달할 수도 없을것이다. 특히 줄어드는 석유 공급과 위기에 처한 기후 혼란을 보면 아무래도 미래의 역사가들이 지난 200년 동안의 유럽-대서양 문명을 세계사 안에서 괄호로 묶어두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자동차 사회, 고층아파트, 화학 농업, 육류 기반 식량 체계가 지구 전체로 퍼져나가면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잘 안 된다. 거기에 들어가는 자원은 너무 - P16
나 막대하고 너무나 값이 비싸고 지역 생태계와 생물권에도 악영향을미칠 것이다.
유럽-대서양의 풍요 모델은 예외적 조건에서 생겨난 것이라서 세계전역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그 모델은 구조적으로 사회적 배제를 요구할 수밖에 없어서 지구 차원의 공정을 떠받치기에는부적절하다. 따라서 성장이 곧 발전이라는 생각은 범지구 차원의 아파르트헤이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앞으로는 국제 정치를 이끌어가는 개념이 되기 어렵다. 세계 시민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번영을 누리려면 유럽-대서양의 생산과 소비 모델은 지구에 부담을 많이 주지 않는 복리의 양식에 자리를 내주어야한다. 생산과 소비의 양상은 자원을 적게 쓰고 생태계와 양립할 수 있어야만 정의로움에 부합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는 생태학 없이는공정도 없을 것이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