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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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치매 비슷한 증세를 보인 어머니를 사망 전까지 돌본 저자의 경험담이다. 미국 백인 중산층이 겪는 노인 간호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하다고 저자의 경험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여기에는 계급적인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불법 이민자를 간병인으로 고용해야 했고, 저자는 백인중산층인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있었다.  저자는 옳음과 그름이 섞여 있었고, 중요도를 결정해야 했다는 식으로 딜레마를 표현한다. 인상적인 것은 그런 미국에 사는 백인중산층인데도 의료사고 비슷한 것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자가 콕 집어 표현하지는 않지만, 의학이 완치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한(죽음에서 완치되는 법은 없다) 노인들은 무시되는 것이다. 저자에게 호스피스 관련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거만한 태도로 환자를 무시하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하는 의사의 태도는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저자는 클레임을 걸어야 할지 말지 고민하다 포기한다.) 저자와 간병인과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결국 간병이라는 짐을 계급적 위치를 이용해 떠넘긴 것인데, 익숙한 시나리오로 간병인의 생활은 피해를 받는다.(간병으로 인한 장기간 부재로 인한 남편의 바람 등등) 10년이라는 시간동안 간병인은 가족이 아니면서도 가족같은 애매한 위치에서 저자와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간병인이  저자를 불법이민자 고용으로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저자의 충고도 들어있다. 저자는 환자는 자신을 돌볼수 없다고, 의료시스템에 적극적으로 보호자가 부딪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 역시 실제 경험에서 얻은 충고이리라.  가독성도 좋고 사려깊고 솔직한 저자의 문장이 부모를 돌보고, 임종을 경험하는 세밀한 스케치를 그려낸다. 저자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양심이나 죄책감이 어머니를 돌본 힘이라고 암시한다. 그리고, 임종 후에 '본전생각'이 났었음도 가감없이 표현한다. 


ps 예전에 읽은 비슷한 책으로는 <나홀로 부모를 떠안다.>(야마무라 모토키, 코난북스, 절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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